요즘 경기(景氣)가 단군 이래 최악이라고 한다. 그러나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산이나 바다, 스키장이나 놀이공원 등의 관광지에는 인파가 넘쳐댄다. 그만큼 놀만한 가운데 먹고 살기 힘든 모양이다.
하지만 오늘 구시렁대고 싶은 이야기는 경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괜히 경제에 대해 잘못 구시렁댔다가는 또 다시 수많은 댓글의 질타를 받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불륜에 대한 이야기다. 불륜이 무엇인가? 윤리(倫理)에 어긋나는 것, 윤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륜이다. 특히 남녀(男女) 간에서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이 배우자 이외의 다른 사람과 사랑을 하는 것을 불륜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요즘 같은 최악의 경기가 불륜을 확연히 줄였다'고도 한다. 이는 배우자 이외의 다른 사람을 사귀자면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야기의 반증(反證)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관광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보면, 배우자 이외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들이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어떻게 아느냐고?
글쎄, 꼭 맞는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인생을 좀 살다보니 대~충 헤아려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건 사실이다.
첫째, 남녀가 같이 갈 때 남자가 짐을 들고 가는 경우를 보면 대~충 불륜이다. '남존여비(男尊女卑)' 사회 운운의 페미니즘적 논쟁을 제외하고라도 우리나라 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짐 보따리는 여자가 든다는 속상한 속성(俗性)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둘째, 갑자기 비가 올 때 남자가 우산을 받쳐 들고 걸어가면 이것도 대~충 불륜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우산조차도 들지 않고 한 손에 담배를 들고 걸어가며 마누라에게 큰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못된 습성이 있는 나라 백성들이니까.
셋째, 둘이 등산을 가면서 배낭이 두 개면 약 50% 불륜이고, 그 들이 배낭을 열었을 때 김밥이나 커피 등이 양쪽에서 나온다면 거의 불륜이다. 에베레스트 등반이나 지리산 종주도 아닌 도봉산이나 북한산을 부부가 트래킹 겸 등산을 하는 경우 바리바리 짐을 싸서 둘이 다 배낭을 짊어져야 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둘 다 배낭을 메고 있다면 - 물론 이 때는 한 사람은 먹을거리, 다른 사람 우의(雨衣)나 취사도구 등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 일단 불륜의 의심이 가는 경우이나 둘의 배낭에서 같은 종류의 물품이 동시에 나왔다면 이건 확신이 가는 경우가 아니겠는가?
넷째, 산에 올라 갈 때는 둘이 손을 잡고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려올 때 보면 불륜은 그때까지 손을 잡고 있으나, 부부는 거의 남자가 10걸음 정도 앞에서 내려오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이 네 번 째 예는 틀릴 가능성이 다분히 있는 예인 줄은 안다. 하지만 이상하게 우리나라 남자들은 산에 가서도 집안 얘기, 군대 얘기, 축구 얘기 등 여자들이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이야기 끝에 큰소리로 신경질을 내고 혼자 뻘쭘히 앞서 내려오는 경우를 많이 봤기에 하는 소리다.
그 외에도 각자가 생각하는 예를 많이들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날이 갈수록 이런 경우가 줄어들고 있고, 자기 아내에게도 위의 예를 벗어나는 신사다운 행동을 하는 남편들이 많아지고 있다. 가히 우리나라 좋은 나라, 우리나라 만세(萬歲)다!
그런데 요즘 신문을 보니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우리나라 나쁜 나라를 만들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눈에 보인다.
남의 정당에 있는 사람을 아주 공개적으로 구혼(求婚)하며 부르고 있는 사람들 말이다. 남의 마누라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잘 타일러서 그 집안에 풍파(風波)가 없도록 해야 할 지도층(指導層) 인사들께서 '그 집안에 있어봐야 고생만 할테니 이리로 오라'고 손짓하여 부른다면 이건 뭔가 잘못된 일이 아닐까 한다.
불륜을 조장하는 드라마는 비판하는 그 지도층 인사들이 자신은 불륜을 서슴없이 조장하려고 한다면… 요즘 유행하는 개그맨들의 말처럼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은 그 짓이 잘하는 짓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말이 라는 것을 새삼 상기해 봤으면 한다. 더구나 그런 명백한 불륜에다 '국민이 원해서…'라든가 '구국(求國)의 일념(一念)' 따위의 말씀은 더더욱 안 된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2007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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