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양은 영원히 동양이요, 서양은 영원히 서양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을 시인한다면 모르거니와 적어도 지구는 한덩어리요, 또 전 인류가 乃是 同根이라는 높은 견지에서 관찰하면 반드시 동서가 서로 융화하여야 할 것이요, 인종의 차별과 洋의 동서로 인하여 그 애증의 관념이 다른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19세기 이후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교통은 점점 밀접케 된 것이 사실이며 그 결과로 전 인류의 문명이 더욱 더욱 증진케 된 것은 이제 다시 塞塞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세계동포주의가 卽地에 실현키 어려운 이상이라 하더라도 그 고원한 이상을 위하여 간단없이 노력치 안 할 수 없는 것과 또 이와 같은 노력이 여러 가지 방면으로 顯著케 된 것이 부인치 못할 바이다.
2.
그러나 국가와 국가와의 장벽이 서로 대립하였고 인종과 인종과의 알력이 격심한 오늘날 처지에 있어서는 인류동포주의의 모든 금과옥조가 다 공허한 杆牌에 불과할 것이다. 이리하여 黃禍主義의 선전이 全歐州列國을 풍마하였고, 또 黃禍에 대한 白禍의 주장이 반드시 대두치 않을 수 없는 결론을 짓고 말았다.
그러면 黃白 양인종의 갈등이 실로 勢不兩立의 관계가 있고, 따라서 장래의 대전쟁은 인종과 인종과의 충돌에 기인할 것을 예언하는 것이 또한 一片의 기우뿐이 아니다. 다만 백색인종의 문명이 오늘날과 같이 우열한 만큼 황색인종 또는 일반 유색인종의 隱忍과 굴종은 부득이하는 것이다. 보라, 전 세계는 백색인종의 橫行跋扈하는 독점적 무대에 化하여 있고 일반 유색인종은 다만 기식이 奄奄하여 그 유린에 신음할 뿐이다.
3.
이 의미에 있어 황색인종 또는 일반 유색인종의 대동단결을 절규하여 저 백인의 횡포에 대항하려는 기세를 보이는 것은 이론으로서 당연할 뿐 아니라, 일반 유색인종의 자위를 위하여 반드시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최후의 활로이다. 그러나 이와같은 기운이 아직도 초진치 못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면 물론 일반 유색인종의 자각이 부족한 것이 그 큰 원인이려니와 적어도 아세아의 전국면에 있어서는 일본의 취한 제국주의적 침략주의가 이상의 기운을 沮害한 것이다. 이 점에 있어 일본은 아세아 전 민족의 죄인이다. 만일 일본으로 하여금 아세아연맹의 대의를 宣揚케하는 동시에 종래에 취한 제국주의적 침략을 철폐케 하라. 이것이 일본의 공명한 태도를 전 세계에 표명하는 동시에 전 아세아 민족의 중량을 더하게 하는 것이다.
4.
이와같은 大經大道를 舍하고 도리어 구주의 열국에 추종하여 동족의 고혈을 착취하는데 급급하는 것은 이것이 과연 일본의 영원한 장래를 위하여 족히 취할 바일까. 하물며 自家의 전과는 少毫도 改悛치 않는 일본의 처지로 있어서 미국의 排日問題가 비등함을 기회로 하여 隱히 아세아 민족의 대동단결을 종용하는 것은 그 심사의 陋劣이 이에서 더 심할까. 물론 우리는 미국의 신이민법안에 대하여 그것을 信한다. 즉 전 아세아민족의 명예를 위하여 우리는 정의감의 충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공동의 명예를 위하여 전 아세아 민족의 단결을 주장하는 것은 실로 쌍수를 거하여 贊할 바이다. 그러나 일본의 이와같은 주장이 다만 일시의 편의에서 出한 것에 불과한 이상 그 주장이 신성치 못한 것은 물론이요, 도리오 일보의 당하는 금일의 곤욕이 面의 징벌이라 할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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