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1. 10.
유럽의 강호 유고슬라비아(1948년 런던, 1952년 헬싱키,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은메달, 1960년 로마 올림픽 금메달)와 경기에서는 전력 차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은 1961년 10월 8일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1-5로 크게 졌다. 김포~도쿄~타이페이~홍콩~테헤란~앙카라~이스탄불~로마~베오그라드로 이어지는 여정은 당시 대표 선수들의 유럽 원정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를 대변한다. 11월 26일 효창운동장에서 벌어진 홈 경기에서는 1-3으로 져 본선 출전의 꿈을 접었다.
이후에도 한국 축구는 번번이 월드컵 예선에서 실패했고 월드컵 본선 출전은 한국 축구의 숙원이 됐다.1948년 9월 한반도 북쪽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세운 북한이 축구에서 첫 A매치를 가진 건 그로부터 11년 뒤인 1959년 10월의 일이다. 상대는 중국이었고 1-0으로 이겼다.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 은메달리스트 한필화, 1960년대 초반 육상 여자 중거리의 세계적인 선수 신금단 등으로 북한의 스포츠가 간간히 알려지고 있었지만 이 무렵 북한 축구는 국제 무대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런 북한이 1965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벌어진 1966년 제 8회 잉글랜드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호주를 6-1, 3-1로 연파하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이 북한의 전력을 의식해 이 대회 예선 출전을 포기하고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5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은 사실은 19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북한과 만나지 않기 위해 쿠웨이트에 고의로 졌다는 의혹과 함께 한국 축구사에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아 있다.북한은 아프리카 1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지만 나이지리아, 아랍공화국연합(이집트+시리아), 가나, 카메룬 등 아프리카 예선에 출전을 신청한 15개 나라가 모두 기권하는 바람에 본선에 나서는 행운을 누렸다. 본선에선 조별 리그에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는 등 돌풍을 일으킨 끝에 아시아 나라로는 처음으로 8강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한국 축구는 1970년대에도 잇따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
▲ 한국 대표팀과 산토스 클럽이 친선경기를 마친 뒤 박이천과 이세연, 펠레, 이회택, 김진국(왼쪽부터)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 한국 축구 100년사
이 시기 한국에 실패의 쓴잔을 안긴 나라가 호주다. 1970년 제 9회 멕시코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차 예선은 1969년 10월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서울운동장(동대문운동장)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가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 예선에는 이스라엘과 로디지아(오늘날의 짐바브웨), 북한 등이 들어 있었는데 북한은 이스라엘과 경기를 거부하면서 출전을 포기했다.로디지아는 인종차별정책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밀려나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으로 배정됐지만 한국은 아프리카 나라들과 외교 관계를 의식해 로디지아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 무렵 남북한은 UN을 무대로 치열한 '외교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더블 리그로 진행된 예선에서 한국은 일본에는 1승 1무(2-0 2-2)로 앞섰으나 호주와 1차전에서 1-2로 진 데 이어 2차전에서 1-1로 비겨 2차 예선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1974년 제 10회 서독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는 1970년 한 해 동안 제 7회 아시아경기대회, 메르데카배, 킹스컵 우승을 휩쓰며 기세를 올렸고 이해 포르투갈의 명문 클럽 벤피카, 1972년에는 펠레가 이끄는 산토스 클럽과 친선경기를 갖는 등 실력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벤피카에는 ‘모잠비크의 흑표범’ 에우제비오와 뒷날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게 되는 움베르투 쿠엘류가 있었다.그러나 한국은 1973년 10월과 11월 시드니와 서울을 오가며 벌어진 서독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 호주와 0-0, 2-2로 비긴 뒤 11월 13일 홍콩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 0-1로 져 본선 문턱에서 좌절했다.
한국은 이후 1978년 제 11회 아르헨티나 월드컵과 1982년 제 12회 스페인 월드컵 대회 지역 예선에서는 서아시아세가 본격화되면서 각각 이란과 쿠웨이트에 밀려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신명철 편집국장 smc@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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