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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잘알] V-리그 만의 독특한 제도, 트리플크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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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cono0706 2022. 11. 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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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1. 11.

 

트리플크라운은 국내 프로배구인 V-리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제도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프로 초창기인 2005-2006시즌 좀 더 팬들의 이목을 사로 잡기 위한 방법을 찾던 중 트리플크라운 제도를 고안해냈다.

트리플크라운은 한 경기에서 서브 에이스, 후위 공격, 블로킹을 3개 이상씩 성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조건을 모두 갖춘 선수는 상금 100만원이라는 짭짤한 부수입을 얻는다.

 

▲ 남자부 최다 트리플크라운 주인공인 가스파리니. / 한국배구연맹 제공


국내 1호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은 다재다능함의 대표격인 남자부 이경수다. 이경수는 LIG손해보험에 몸 담고 있던 2005년 12월3일 상무전에서 후위공격 5개, 서브에이스 4개, 블로킹 3개로 트리플크라운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여자부 첫 트리플크라운은 2006년 1월7일 황연주의 손끝에서 나왔다.

당시 흥국생명에 몸 담고 있던 황연주는 현 소속팀인 현대건설을 만나 후위공격 8개, 서브 3개, 블로킹 3개로 여자부 1호 기록의 주인이 됐다. 황연주는 이후에도 세 차례 더 트리플크라운을 맛봤다.

9일까지 트리플크라운은 총 285차례 탄생했다. 남자부가 219회, 여자부가 66회다. 세기를 위주로 하는 남자부가 여자부에 비해 월등히 많은 트리플크라운 달성자를 배출했다.

한때 남자부 트리플크라운은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로 통했다. 자유계약으로 한국행을 이룬 세계적인 거물들은 경쟁하듯 트리플크라운 기록들을 쏟아냈다.

▲ 두 시즌 동안 15회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시몬. / 한국배구연맹 제공

 

현대캐피탈(2012~2013)과 대한항공(2016~2019)에서 뛴 가스파리니는 무려 19번이나 트리플크라운의 금자탑을 쌓았다.

서브가 워낙 좋았던데다 202㎝의 큰 키를 바탕으로 블로킹에서도 재능을 보였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2017~2018시즌에는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7번이나 재미를 봤다. 가스파리니는 2017년 11월24일 우리카드전에서 역대 최초 1세트 트리플크라운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을 거친 파다르도 16차례 트리플크라운으로 연봉 외 거액을 손에 쥐었다.

KB손해보험의 케이타는 트리플크라운 세계의 신흥 강호로 분류된다. 만 19세의 어린 나이로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케이타는 한 시즌 반 동안 7차례나 조건을 충족했다. 케이타는 상금으로 동료들에게 신발 등을 선물하면서 나눔의 기쁨까지 제대로 누리고 있다.

연일 기록을 내고 있는 케이타이지만 시몬의 아우라는 넘보기 어렵다. 시몬은 2014~2015시즌 거액을 제시한 OK저축은행(OK금융그룹 전신)의 제의를 받고 한국땅을 밟았다.

당대 최고의 센터라는 명성 그대로였다. 시몬은 고작 두 시즌을 뛰면서 15차례나 트리플크라운을 이끌어냈다. 시몬이라는 '괴물'을 등에 업은 OK저축은행은 두 시즌 연속 V-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국내 선수의 트리플크라운은 지금까지 총 48회 나왔다. 비율로 따지면 21.92%다.

▲ 여자부 최초 트리플크라운 달성한 황연주(왼쪽). / 한국배구연맹 제공

 

정지석이 최다인 7회로 토종의 자존심을 유지 중이다. 정지석은 9일 삼성화재전 트리플크라운으로 문성민(현대캐피탈)과 송명근(이상 6회)을 넘어섰다.

여자부 트리플크라운 달인은 기량과 인성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전 한국도로공사 선수 니콜로 총 11회 기록했다.

외국인 편중 현상은 여자부가 더욱 뚜렷하다. 국내 선수 트리플크라운은 황연주(현대건설·4회), 김연경(3회), 김희진(IBK기업은행·2회), 이소영(1회·KGC인삼공사), 이재영(1회) 뿐이다. 66회 중 11회로 국내 선수 달성율은 16.67%에 그친다.

트리플크라운은 일부 포지션 선수들에게만 국한하는 혜택이라는 지적도 있다.

날개 공격수들은 개인 역량에 따라 충분한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주로 리베로와 교체되는 센터와 공을 배달하는 것이 주업무인 세터는 후위 공격 3회를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브권이 주어지지 않는데다 공격이 곧 반칙을 의미하는 리베로는 엄두 조차 내지 못한다. 출범 20년을 향해가는 V-리그가 좀 더 다양한 상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권혁진 기자 hjkwon@newsis.com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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