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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술] 위대한 도전에 나선 후배들을 바라보며 든 생각들

--김태술 농구

by econo0706 2022. 9. 22.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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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6. 03.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자유계약선수들의 계약 소식이 들려왔다. 나 역시도 이렇게 많이 움직이게 될지는 몰랐다. 아마도 새로운 도전을 위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새로운 도전은 설렘, 두려움 걱정 등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 어떤 감정과 상황도 본인들에게 많은 배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그 배움을 통해서 새로운 도전에 꼭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새로운 팀에서의 도전도 대단하지만, 해외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들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예전 방성윤 선수나 하승진 선수, 최진수 선수 등 여러 선수들이 해외 리그에 도전을 했지만 사실 원했던 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는 하승진 선수에 불과했다.

그만큼 그 벽이 높고, 넘어서기가 힘들다는 의미다

선수 시절, 해외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보면 ‘정말 어렵고 큰 도전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해외 전지훈련을 가거나 국제대회에 나갈 때면 그 차이를 몸으로 느껴왔기 때문이다. 신체조건에서부터 차이가 느껴졌기에 그 속에서 살아남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아시아 청소년 대회를 치르면서 나는 ‘생각보다 할 만 하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신체조건이 더 좋은 선수들이 많았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경기 내용도 좋았기에 자신감도 올라갔다.

하지만 1년 뒤 치른 세계청소년대회에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따로 없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호주와의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굉장히 높고 빨랐다. 패스길도 잘 보이지 않았고, 아시아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체격이었다. 전술을 떠나 일단 한 발 더 빨리 뛰어다녀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그만큼 아시아 선수들과는 차이가 크다는 생각을 가져온 탓인지, 해외무대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볼 때면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은 좀 다르다. 프로리그에서도 외국선수들과 경기해보고 많은 경험을 해 봤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도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많이 경험하고 부딪혀 본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해외 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6월에 있을 NBA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이현중 선수가 가장 궁금하다.

 

이전 칼럼에도 썼지만 이현중 선수는 굉장히 농구를 잘 하는 선수다. 2미터가 넘는 신장에 슈팅은 물론이고, 볼 핸들링도 좋다. 만약 이번 6월에 있을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는다면 나뿐 아니라 한국의 모든 농구팬들을 흥분시킬 대사건이 아닐까 싶다.

여준석 선수도 빼놓을 수 없다. 고려대 신입생인 여준석 선수는 엄청난 탄력과 내외곽 플레이를 갖춘 선수다. 예전에는 3점슛을 약간 머뭇거리곤 했는데, 지금은 전혀 다르다. 자신감있게 슛을 던지는 모습을 보며 그 사이 더 좋아졌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새내기이지만, 경기할 때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얼마 전 뉴스에서 해외무대에 도전하겠다는 꿈을 밝힌 여준석 선수를 봤는데, 충분히 도전할 만한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길이 되겠지만, 꼭 이현중 선수와 같이 꿈의 무대인 NBA에서 멋지게 덩크슛을 내리꽂는 모습을 보기를 기대한다.

무대를 막론하고 ‘도전’은 정신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밤잠을 설칠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선수들이 취미 생활 하나 정도는 가져도 된다는 생각이다. 가끔은 농구가 아닌 다른 곳에 시선을 두며 또 다른 재미를 느낄 만한 취미 말이다.

선수시절, 나는 우리 선수들이 쉬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시간 여유가 생겼을 때 뭘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나의 경우에는 독서도 하고 부동산에 가서 사장님과 수다를 떨기도 했다. 또 기타를 배우기도 했는데, 이런 것들을 통해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릴 수 있다고 표현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스트레스를 덜어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나는 책을 엄청 많이 읽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기에 책을 통해 채워가고자 한다.

나는 내가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좋아한다. ‘기쁨’을 느낀다고나 할 까. 그래서 뭔가를 계속 채워 넣으며 성장함을 느낄 때면 굉장히 기분이 좋다. 나보다 잘 되고 성공한 사람들의 생각을 엿보며 나의 부족함을 느끼거나, 내가 가져온 방식이 맞는지 확인해본다. 삶의 방향을 체크할 때도 있다. 이런 과정들이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물론, 아직 나도 ‘독서가 내 취미입니다’라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도 다른 여러 가지를 찾고 있는 중이다.

후배들도 많은 것들을 경험해보면서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면 좋겠다. 이런 여가활동을통해 즐거움을 찾고, 경쟁과 도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털어낼 수 있다면 선수 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취미와 관해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KCC 하승진 선수였다. 게임도 잘 하고, 우크렐라 연주도 잘했다. 물고기를 키우는 취미도 이색적이었다. 선수 시절의 스트레스를 이렇게 여러 활동을 통해 풀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선수들은 숙소 생활을 하지 않기에 더 많은 것들을 접할 수 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서점에 가서 눈에 띄는 책 한 권을 사서 읽길 권하고 싶다.

이제 6월이면, 구단 연습코트에서는 공 튀기는 소리가 다시 들려올 것이다.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던 팀들은 7일부터 소집되어 비시즌 훈련에 돌입한다. 아마도 다들 ‘두 달이 왜 이리 빨리 지나간 거지?’라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하.

하지만 지난 칼럼에서도 썼듯, 비시즌을 보내며 내게 필요한 한, 두 가지라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는다면 더 알찬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찬바람이 불어올 때, 더 업그레이드 되어있을 선수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부상없이, 그리고 최선을 다해 비시즌을 보내길 응원한다!

 

김태술 / 전 프로농구 선수, 현 어쩌다벤저스 멤버

 

자료출처 : 네이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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