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청축탁축(淸蹴濁蹴)] 메시·네이마르·호날두 모두 그 앞에선 고개 떨궜다

--최규섭 축구

by econo0706 2022. 9. 27. 01:25

본문

2022. 01. 22

 

“영원한 절대 강자는 없다.” 역사의 사실(史實)이 입증하는 금언이다. 시간의 흐름 앞에서, 천하제일을 뽐내던 그 누구도 어느 한순간 왕좌에서 내려앉는다. 물이 거슬러 흐르지 않듯, 포효하던 기세도 세월을 앞세운 운명의 불가항력적 힘에 부딪혀 꺾이고 순응할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서, 새것은 옛것을 대신한다. 곧, 세상사에서, 흐름과 지나감은 세대교체로 나타난다. “장강의 뒤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스포츠에서도 불변의 진리다.

현대적 의미의 축구는 1세기 반 이상의 연륜이 쌓였다. 1863년 12월 영국의 런던에서 축구협회(FA: Football Association)가 창립되면서, 현대 축구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150년 이상 세월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스타와 기록이 축구사를 수놓았다.

2021 더 베스트 FIFA(국제축구연맹) 풋볼 어워즈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받은 특별상은 그래서 뜻깊다. FIFA가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최다골(115골) 기록 수립을 기념해 수여한 상이기 때문이다. 좀처럼 깨지지 않을 듯했던, 알리 다에이(이란)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109골)을 깨뜨린 호날두가 수상 시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채 1년을 가지 못한 ‘메시 천하’… 메시·네이마르 제친 ‘음바페 세상’

오랜 세월 명멸한 숱한 스타 가운데 으뜸은 누구일까? 축구팬 각자의 기호 또는 나이에 따라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등을 손꼽을 듯싶다. 21세기 들어 ‘신계의 사나이’로 불리며 당대 최고를 다투는 두 거목,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호날두도 그 반열에 들어갈 것 같다.

그렇다면 보다 객관성을 띠기 위해 수치화한 기준으로는 누가 최고의 영예를 차지할 수 있을까? 이 맥락에서, 한 선수의 몸값, 그 가운데에서도 각종 활약도를 수치화해 평가한 시장 가치는 유의미한 가늠자일 성싶다. 물론 시대가 다른 데 따른 화폐 가치의 변동과 축구 시장의 변화 등으로 단순 비교가 어울리지 않긴 해도 어느 정도 호기심을 충족할 만한 척도라고 여겨진다.

독일의 축구 이적 정보 전문 사이트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역대 시장 가치 최고봉의 주인공은 메시도 호날두도 아니었다. 현역 으뜸의 플레이어로 각광받으며 세계 축구계의 가장 큰 시장인 유럽 마당을 주름잡고 있는 메시와 호날두가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함은 뜻밖이었다.

메시는 2위에 그쳤다. 메시는 2018년 1월 1일 바르셀로나 시절에 커리어 정점을 밟았다. 1억 8,000만 유로(약 2,433억 원)로(표 참조) 그때엔 정상이었다. 그렇지만 ‘메시 천하’는 오래가지 않았다. 23일 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와 왕좌를 반분했고, 그해 말엔 마침내 옥좌에서 내려왔다.

적어도 시장 가치 측면에선, 호날두는 비참하다. ‘신세대 기수’ 에를링 홀란(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비롯해 8명이 포진한 공동 5위(1억 5,000만 유로·약 2,028억 원)에서도 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2014년 10월 22일, 호날두가 가장 높게 평가받았던 1억 2,000만 유로(약 1,623억 원)는 역대 14위다.

정상에서 대소(大笑)를 터뜨린 이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였다. 2018년 12월 17일, 역대 최고의 ‘귀하신 몸’으로 평가받을 때 시장 가치는 물경 2억 유로(약 2,705억 원)였다. 3년 1개월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그러나, 음바페도 마냥 한가하게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현재 시장 가치(1억 6,000만 유로·약 2,164억 원)에서도 선두이긴 하나, 홀란의 추격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2020년 11월 첫 1억 유로(약 14억 원)대에 올라선 홀란은 지난해 6월 1억 3,000만 유로(약 1,758억 원)에 이어 4개월 뒤 1억 5,000만 유로의 상승세를 앞세워 음바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반면 음바페는 1년 3개월여 정점을 유지하다가 2020년 4월 1억 8,000만 유로를 기점으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음바페와 홀란이 최고 시장 가치 자리를 놓고 펼칠 각축전이 흥미를 자아낸다.

세월의 무상함은 메시와 호날두에게 더욱 곤혹스럽게 다가선다. 현재 시장 가치를 보면, 메시는 6,000만 유로(약 811억 원)로 49위에 머물고 있다. 호날두는 더욱 초라하다. 현재 3,500만 유로(약 473억 원)에 불과해 156위다.

역대 시장 가치 5걸(12명)을 보유한 클럽은 모두 9개다. 파리 생제르맹·맨체스터 시티·리버풀·바르셀로나가 각각 2명씩이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토트넘 홋스퍼·아틀레티코 마드리드·첼시가 각기 1명씩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파리 생제르맹은 현재 선수 총합 시장 가치 1, 2위 팀다운 면모였다.

리그별로 봤을 때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6명)→ 라 리가(3명)→ 프랑스 리그 1(2명)→ 독일 분데스리가(1명) 순이다. 유럽 5대 리그 중 이탈리아 세리에 A만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시간은 지나온 순간순간에 연연하지 않는다. 멈춤이나 돌아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발길을 재촉해 앞으로 나갈 뿐이다. 무수한 시간의 흐름 앞에서, 기록은 순간순간 하나의 덧없는 점일지 모른다.

그러나 한 시점에선, 기록은 분명히 빛난다. 지켜보고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올해 역대 시장 가치가 깨질지도 모른다. 언제 그 순간을 맞이할지 모르기에, 축구의 매력에 빠져드는 이 겨울이다.

 

최규섭 /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자료출처 : OSEN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