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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뒤집기] 한국 스포츠 종목별 발전사 - 육상 (18)

---[스포츠 種目別 發展史]

by econo0706 2022. 11. 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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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12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 육상은 비교적 선전했다. 황영조 은퇴 이후 한국 마라톤의 희망이 된 이봉주는 방콕 대회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2월 20일 섭씨 34도의 폭염 속에 벌어진 마라톤 레이스에서 일본의 마나이 아키라(2시간13분25초)와 북한의 김중원(2시간16분30초)을 가볍게 따돌리고 2시간12분32초의 기록으로 우승해 대회 마지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봉주는 약 8개월 전인 4월 19일 로테르담마라톤에서 자신이 세운 2시간7분44초의 당시 한국 최고 기록을 깨지는 못했지만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폐막식 직전 메인스타디움에서 결승 테이프를 끊어 한국 선수단에 의미 있는 금메달을 선사했다.

 

마라톤은 이봉주의 금메달로 1990년 베이징 대회 김원탁, 1994년 히로시마 대회 황영조에 이어 아시아경기대회에서 3회 연속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1958년 도쿄 대회 이창훈과 1982년 뉴델리 대회 김양곤을 포함해 한국 남자 마라톤 아시아경기대회 통산 5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서는 이봉주 외에 남자 800m의 이진일, 남자 높이뛰기 이진택, 여자 창던지기 이영선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은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로 중국(금 15 은 7 동 7)과 일본(금 12 은 4 동 8), 카자흐스탄(금 4 은 4 동 5)에 이어 종목 순위 4위에 올랐다.

 

▲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역주 끝에 2위로 골인하고 있다. / ⓒ대한체육회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한국 육상은 마라톤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올림픽 3연속 메달 기록을 이어 가지 못했다. 이 대회에서 마라톤은 이봉주가 17위(2시간17분57초)에 그쳤고 정남균이 45위(2시간22분23초), 백승도가 65위(2시간28분25초)로 부진했다. 남자 800m의 김순형과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택, 여자 창던지기의 이선영 등 아시아 무대에서는 최정상권인 선수들이 1회전 또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한국 육상을 대표하는 종목인 마라톤과 가장 인연이 깊은 대회는 보스톤대회다. 1897년 시작해 올해 120회 대회를 치른 보스턴 대회는 제1, 제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도 대회를 거르지 않은 세계 최고(最古) 최고(最高) 수준의 대회다.

 

태극 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마라톤에서 세계를 제패한 선수는 1947년 4월 15일 열린 제51회 보스턴 마라톤대회의 서윤복이다. 우승 기록 2시간25분39초는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이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2개월 전인 1950년 4월 20일 제54회 대회에서는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이 1, 2, 3위로 골인하는 쾌거를 올렸다. 함기용은 2시간32분59초, 송길윤은 2시간35분58초, 최윤칠은 2시간39분45초를 기록했다.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특정 국가 선수가 1, 2, 3위를 휩쓴 건 120회 대회를 치른 2016년 현재 이 대회와 2012년 대회(케냐), 2016년 대회(에티오피아) 등 단 3차례다.

 

서윤복과 함기용의 우승 이후 한국 선수가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다시 두각을 나타낸 것은 1957년 제61회 대회로 임종우가 2시간24분55초로 3위, 한승철이 2시간28분55초로 5위를 차지했다. 이후 한동안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입상권에 들지 못해 인연이 다하는 게 아닌가 했으나 1993년 제97회 대회에서 김재룡이 2시간10분24초로 에티오피아의 코스마스 엔데티(2시간8분3초)에 이어 2위에 오르며 36년 만에 인연의 끈을 이었다. 이듬해인 1994년 제98회 대회에서는 황영조가 자신의 최고 기록이자 당시 기준 한국 최고 기록인 2시간8분9초로 4위에 입상했다.

 

다시 7년 만인 2001년 제105회 대회에서 이봉주가 2시간9분43초의 기록으로 골인해 54년 전의 대선배 서윤복과 51년 전의 대선배 함기용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3번째 보스턴 마라톤대회 우승자가 됐다. 1991년 대회부터 2000년 대회까지 케냐 선수들이 10회 연속 우승하는 등 아프리카세가 세계 마라톤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거둔 성적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에 앞서 이봉주는 2000년 2월 13일 도쿄 마라톤대회에서 2시간7분20초의 한국 최고 기록을 세웠다. 도쿄 대회는 이봉주가 1990년 제71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마라톤에 데뷔한 뒤 25번째 기록한 완주였고 이때 이봉주는 33살이었다.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은 모로코 출신의 미국 국적 선수 할리드 하누치가 갖고 있는 2시간5분42초였다. 이 대회에서 이봉주가 수립한 한국 최고 기록은 2016년 현재 깨지지 않고 있다. <19편에 계속>

 

신명철 편집국장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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