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7.
지난 시즌까지 에이스로 활약했던 곳에서 당시 모습을 재현했다. 서울 삼성 베테랑 이정현이 전소속팀과 경기에서 클리처 쇼타임을 펼쳤다.
삼성은 1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전주 KCC와 경기에서 87-72로 승리했다. 주인공은 이정현이었다. 이정현은 30점을 올렸는데 승부처인 4쿼터에만 18점을 터뜨렸다. 특유의 2대2를 통해 공간을 만들고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했다. 22점을 올린 삼성은 이정현 외에 이정현의 2대2 파트너인 이매뉴얼 테리가 4득점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5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전적 9승 13패가 됐다. 테리는 16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 조우성도 10득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 이호현은 14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김시래는 10점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연패 기간에도 그냥 무너지는 경기가 많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끝까지 접전을 벌였다. 이날도 4쿼터에 접전이었는데 고비를 이겨냈다. 이정현이 공격을 이끌었고 테리는 물론 조우성도 인사이드에서 활약했다. 이호현도 1라운드 활약을 조금씩 되찾았다.
▲ 서울 삼성 이정현이 1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경기에서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다./ KBL
KCC가 허웅을 앞세웠지만 이정현은 전주행을 기다렸다는 듯 매섭게 득점했다. 4쿼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삼성이 승기를 잡으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KCC는 허웅이 27점 론데 홀리스 제퍼슨이 15점을 기록했지만 이정현의 지배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KCC는 시즌 전적 9승 13패가 됐다. 삼성과 함께 공동 7위에 자리한 KCC다.
"허웅의 수비, 승부욕 자극 됐다"
"오랜만에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삼성의 에이스가 포효했다. 삼성은 연패를 끊었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17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전주 KCC 이지스를 87-72로 이겼다. 삼성과 KCC는 나란히 9승 13패가 되며 공동 7위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의 이정현은 선발로 출전해 27분 21초를 뛰며 3점슛 5개 포함, 30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현은 "5연패 중이었는데 늦었지만 연패를 끊어서 다행이다. 일시 대체 외국 선수도 왔고 부상 선수도 돌아오고 있는데, 선수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 했다. 특히 조우성이 라건아, 이승현한테 밀리지 않으면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맹활약을 펼치며 팀 연패를 끊었지만, 이틀 후 현대모비스와의 울산 원정경기가 있다. 노장인 이정현에게는 분명 부담이 있는 일정이다.
그는 "다음 경기를 생각할 여력이 없었던 경기다. 연패를 끊는 것이 중요했다. 감독님이 안배를 잘해줘서 뛴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고, 몰아칠 때 몰아칠 수 있었다. 지금은 우리가 최대한 버티는 방법 밖에 없다. 다음을 생각하기 보다는 당장의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에서 이정현은 조금 더 득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정현은 "원래는 팀 패턴과 플레이를 맞춰가는 데 집중하려 했는데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오면서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의 득점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 공격적으로 하면서 많은 야투를 가져가라고 감독님도 주문하시고,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플레이는 젊었을 때 더 많이 했었다. 조력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팀 상황이 그럴 때가 아니다. 내가 더 빛날 수 있도록 후배들이 궂은일과 힘든 역할을 잘해줬다. 덕분에 공격에서 힘을 쏟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이정현이 효과적인 공격을 성공하자 KCC의 허웅은 이정현의 수비를 자청했다. 양 팀의 공격 에이스들이 맞대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정현은 "아무래도 허웅이 나보다 체력 면에서 낫기 때문에 움직임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런데 내 앞에서, 나한테 너무 잘 들리게 나를 막겠다고 하더라. 그러다보니 내 승부욕에도 자극이 좀 됐다"며 웃었다.
그는 "4쿼터를 기다렸다. 수비까지 계속하면서는 견디기 힘들 것 같아서 허웅이 더 지치기를 바랐는데, 우리 선수들이 허웅을 잘 괴롭히면서 힘을 빼놓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마지막 4쿼터에는 허웅이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고, 나도 찬스를 가져간 것 같다"고 전했다.
한때 16점까지 앞서던 삼성은 KCC의 파상 공세에 밀려 65-64까지 추격을 당했다. 하지만 이정현이 허웅에게 파울을 얻어내며 바스켓카운트로 흐름을 끊었고, 이후 이정현과 이매뉴얼 테리의 득점이 이어지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KCC는 허웅에게 파울이 선언됐을 때 강하게 항의를 했고, 이정현과 KCC 선수들도 이와 관련해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정현은 당시 상황에 대해 "허웅은 파울이 아니라고 심판에게 항의하면서 스쳤다고 했는데, 나는 내 왼손을 쳤기 때문에 파울이라고 확신했다. 오늘 경기 흐름상 가장 중요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다 친한 선수들이다 보니 (정)창영이, (이)승현이가 '파울이 정말 맞냐'고 장난 식으로 물어보길래 '정말 맞으니까 나중에 비디오를 다시 돌려보라'고 했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까지 KCC에서 활약했던 이정현은 FA 자격을 획득해 이번 시즌 삼성으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이날이 이적 후 처음으로 전주를 방문한 경기였다.
이정현은 "원정으로 전주체육관을 왔는데, 어제부터 기분이 뭔가 편했다. KCC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다. 여기서 지낸 시간도 있고, 많은 응원도 받았던 곳이라 좋은 기억도 있다"고 전했다.
윤세호 기자 bng7@sportsseoul.com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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