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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피치] 미국과 일본이 먹여 살리는 중국야구

---Inside Pitch

by econo0706 2022. 12. 2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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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09. 14

 

'메이저리그의 야오밍'은 언제쯤 나올까. 미프로농구(NBA)에서도 손꼽히는 스타 야오밍(휴스턴 로케츠)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의 움직임 하나에 아시아 농구시장이 들썩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14억 인구 가운데 언젠가는 메이저리그판 야오밍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 출신 메이저리거가 등장하는 순간, 아시아 야구시장은 또 한번 요동칠 것이다.

 

네덜란드 야구월드컵에 참가한 중국의 성적을 보면 그 시간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예선 성적 3승5패. 한국에 1-3으로 졌지만 8, 9회 역전 기회를 잡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세계 최강 쿠바에도 8점(8-12패)이나 뽑았다. 더 이상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미국이 가르치고, 일본이 먹여서 키우는 게 급성장의 비결이다. 중국은 2003년 메이저리그 인터내셔널(MLBI)에 의뢰해 감독과 코치를 지원받았다. 중국 대표팀 자체를 MLBI와 중국야구리그(CBL)가 공동 운영한다. 메이저리그에서 감독으로 417승을 거둔 짐 라파비어가 대표팀 감독이고, 1986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때 선발투수였던 부르스 허스트가 투수코치다. 그들은 MLBI로부터 보수를 받고 중국대표팀을 가르친다. 2008년까지 계약이 돼 있다. 2008년은 중국 야구가 한 번 더 도약하는 시점. 바로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에인트호벤 구장에서 라파비어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언제 중국 출신 메이저리거가 탄생하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10~15년 뒤면 된다"였다. 그는 올해 중국대표팀을 이끌고 미국 애리조나로 건너가 3주 동안 체계적인 훈련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중에는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10종경기 금메달리스트 댄 오브라이언에게 올바른 달리기를 배우는 프로그램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중국 야구가 지금은 올림픽 준비 때문에 대표팀 위주지만 리틀 야구의 저변이 만들어지고, 그 씨앗들이 자라나는 10여 년 뒤면 메이저리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중국 야구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일본이다. 대표팀 용품은 모두 '메이드 인 재팬'이고, 캐논.히타치.미즈노.산토리 등 일본 회사가 중국 야구를 지원한다. 그들은 MLBI와 연계해 다양한 야구 프로모션에 돈을 댄다.

 

미국이 중국 야구를 키우는 것은 훗날 메이저리그의 시장확대를 위한 방편이다. 일본 역시 그 엄청난 시장을 상대로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야구 선진국이자 아시아 경제 선진국임을 자부하는 한국은?

 

이태일 / 야구전문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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