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8. 10.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이어 리오넬 메시까지 떠나며 '지구상 가장 화려한 축구 쇼'로 불렸던 엘클라시코,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라이벌 전에 대한 관심이 급갑했다.
평소 라리가를 보지 않는 이들이라도 챙겨봐야 했던 세기의 라이벌전은 무리뉴와 과르디올라의 대결, 메호대전, MSN 트리오와 BBC 트리오의 대결, 루이스 엔리케와 지네딘 지단의 대결 등이 이어지며 한때 암표값이 1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라리가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엘클라시코의 수준과 관심이 모두 떨어졌다. 라리가 브랜드에도 타격이 됐다. 2022/2023시즌은 다르다. 다시 엘클라시코가 뜨거워지고 라리가가 세계 축구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를 팔아 이뤄진 투자지만, FC 바르셀로나가 올 여름 대대적인 선수 영입을 통해 부활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차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부임해 지난 시즌 리그 9위까지 추락했던 바르셀로나를 기어코 준우승으로 끌어올린 가운데 여름 이적 시장에 세계 최고의 9번 공격수로 꼽히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영입했다.
'윈 나우'를 목표로 삼고 당장 라리가, 챔피언스리그, 코파델레이를 섭렵하는 구단 사상 세 번째 트레블에 도전하는 바르셀로나는 브라질 대표 윙아 하피냐, 베테랑 미드필더 프랑크 케시에, 수비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과 쥘 쿤데까지 품어 화려한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 게티이미지코리아
8월 14일 새벽 4시 라요 바예카노와 라리가 개막전을 앞두고 아직 라리가 자체 규정인 비율형 샐러리컵 규정으로 인해 영입 선수를 모두 등록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 경기를 앞두고 멕시코 클럽 UNAM 푸마스와 치른 조안 감페르컵 출정식 경기에서 보인 바르셀로나의 경기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미 프리시즌 기간 치른 레알 마드리드와 투어 중 친선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강해진 모습을 보인 바르셀로나는 레반도프스키가 공격 라인에서 특출난 연계 플레이를 통해 2선 및 중원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6골을 만들었다.
특히 지난 시즌 중원 배급자 역할로 역량이 제한됐던 미드필더 페드리는 레반도프스키가 2선으로 내려오며 공을 받아주고 또 연결해주면서 직접 문전까지 들어가 공격 기술을 뽐내며 화려한 골을 넣기도 했다. 레반도프스키도 페드리의 패스를 받아 득점했다.
하피냐는 프리시즌 내내 측면에서 자신의 속도와 기술, 슈팅력을 보여줬고, 우여곡절 끝에 재계약한 프랑스 윙어 우스만 뎀벨레 역시 지난 시즌 후반에 보여준 클래스를 유지하며 메시가 떠난 이후 약화된 공격의 화려함을 되찾았다.
여기에 전천후 2선 미드필더 파블로 가비, 베테랑 공격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스페인 대표 포워드 페란 토레스와 부상에서 돌아온 안수 파티까지 누가 나와도 각기 다른 장점으로 골을 만들 수 있는 진용을 갖췄다.
허리와 배후에 케시에, 크리스텐센, 쿤데가 들어와 피지컬, 높이, 운동 능력이 보강되어 수비 불안까지 커버한 바르셀로나는 2022/2023시즌에 라리가 챔피언이자 유럽 챔피언 레알마드리드의 대항마가 되기 충분한 전력을 갖췄다. 펩 과르디올라의 적자로 불리는 차비는 측면 공격수로 하여금 사이드 라인을 공략하고 풀백을 안으로 좁혀 중원 장악력을 높이고 1선과 2선에 많은 공격 자원이 우글거리는 포지션 플레이를 구현하고 있다. 라리가에 또 하나의 맨시티 축구가 구사되는 것이다.
▲ 나폴리전에 김민재와 만난 이강인(왼쪽). / 사진=마요르카 공식 트위터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메이저 대회 더블을 달성한 전력을 유지했다. 카세미루의 장기적 대체자로 영입한 오렐리엥 추아메니와 독일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 영입으로 배후의 힘과 밀도를 강화했다.
벤제마와 레반도프스키는 메시와 호날두가 벌이던 역대급 라리가 득점왕 경쟁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다시 화려하고 압도적인 축구로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동시에 노리는 '엘클라시코 시대'의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11일 새벽 유로파리그 우승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UEFA 슈퍼컵 경기로 공식 일정을 먼저 시작한다. 이어 8월 15일 새벽 2시 30분 승격팀 알메리아와 원정 경기로 라리가 개막전을 치른다.
2022/2023시즌에는 절치부심한 이강인의 도전도 주목된다. 프리시즌 기간 마요르카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5-3-2 포메이션에서 장신 공격수 베다드 무리치의 투톱 짝으로 세운 뒤 공격 지역에서 자유를 주며 기 살리기에 나섰다. 프리시즌 내내 빠르고 강해진 모습으로 기대를 모은 이강인은 8월 16일 화요일 새벽 0시 30분 아틀레틱 클럽 빌바오와 원정 경기로 라리가 개막전을 치른다.
엘클라시코의 부활, 이강인의 부활이 2022/2023시즌 라리가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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