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추억, 서른 세 번째] 홈런왕의 계보 맨 앞에서 떠오르는 '원년 홈런왕' 김봉연
2002. 09 08 시속 150km의 속도로 폭주하다가도 수없이 정지하며 거친 숨과 눈빛을 섞고 나누며 환호하고 눈물짓고 긴장하는 세 시간. 그것이 야구다. 본질적으로 야구경기에서 한 편이 다른 편을 '숨쉴 틈도 없이 몰아붙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십 개의 안타로 난타당하는 과정에서도 투수는 쉴 새 없이 땀을 훔치고 호흡을 고르며 눈빛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그 정지된 순간의 호흡과 기세와 다짐이야말로 9회말 투아웃이 되어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경기를 결정짓는 핵심이며 본질이다. 그 중에서도 홈런이 만들어내는 정적이란, 야구가 가진 모든 희열과 절망과 비장미를 함축한다. 그래서 홈런은 야구장의 축포이며, 야구장의 눈물이고, 야구장의 꽃이 된다. 승패가 갈라서는 결정적인 순간, '딱'하는 예사롭지 않..
--김은식 야구
2023. 5. 21. 2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