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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靈魂의 母音] 검은 대륙(大陸)

山中書信

by econo0706 2007. 2. 1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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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기록영화 <검은 대륙(大陸)>을 보고 나오면서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 것은, 그리고 현대 휴머니즘의 진열장에 돌팔매라도 던지고 싶었던 것은 조조(早朝)의 나만이 아닐 것이다.
 
아직도 멀쩡하게 살아 있는 노예제도, 인간을 상품처럼 팔고사는 사회가 우리들 인간권(人間圈)에 버젓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프리카의 비극이기 이전에 인간의 비극이요 수치다.
 
아프리카인의 무지와 빈곤이 자녀들을 노예로써 생산해낸다고만은 할 수 없다. 세계 인권선언(人權宣言)을 만들어낸 주역들이 석유에 대한 잇권 때문에 회교도 세이크들의 악습을 보고도 못본 체 눈감아주고 있는 그 침묵이 노예제도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월남전쟁에 가리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금 검은 대륙에서는 사상 유례없이 잔인하고 규모가 큰 나이지리아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비아프라가 분리 독립을 선포한 지 16개월에 이르는 오늘 잔인한 멸족전쟁(滅族戰爭)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아니지리아군은 5백만이나 되는 비아프라의 이보족을 굶주려 죽게하고 있다. 이보족은 2주간에 1만명이 넘는 아사자(餓死者)를 내면서 처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6개월 동안 전장에서 죽은 사망자보다도, 불과 두 주일 동안 굶주려 죽은 민간인의 수가 더 많다는 것. 그것도 부녀자와 어린이들이 대부분이란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열강(列强)들은 참묵만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같은 나라가 비아프라에 대해서 오래 전에 고개를 돌려버린 것은 유엔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잃을 것이 두려워서란다. 소련은 아프리카국가들의 환심을 사려고 버젓이 나이지리아에 근대식 무기를 무한정으로 팔고 있다.
 
그러나 검은 대륙은 먼 아프리카만이 아니다. 인간의 마음에 아집과 탐욕으로 빚어진 배타적인 어둠이 깔려 있다면 거기가 바로 검은 대륙이다. 범죄와 동의어(同意語)인 그러한 침묵이 계속되는 한 인간의 지평(地平)에 동이 틀 날은 멀다. 열강들이 잇권 때문에 범죄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면 휴머니즘의 진열장은 위조다.
 
1968년 10월 13일
 
法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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