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4. 23
축구 볼(FOOT BALL)은 축구의 역사와 함께한다. 볼은 고대 그리스(Greece)시대에는 풀을 뭉쳐서 축구 놀이문화의 한 방편으로 찼고, 중세시대에 이르러서는 짐승(소, 돼지)의 방광에 바람을 넣어 축구 볼로 대신 사용했다. 이후 볼은 점차 진화하여 1872년 영국축구협회(ENGLAND FOOTBALL ASSOCIATION)가 처음으로 ‘축구 볼은 가죽으로 만들어야 한다.’라는 규정을 제정, 본격적으로 가죽으로 만든 볼이 사용되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눈부시게 발전해 오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규칙 제2조에 볼은 ‘둥근 모양’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래서 볼은 완벽하게 둥글어 보이지만 엄밀히 살펴보면 원형에 가까운 다면체다. 이는 스위스(Switzerland) 수학자 레오날드(Leonhare Euler) ‘오일러의 법칙’에 따른 것이다. 오일러는 ‘면의 수+꼭짓점의 수-모서리의 수=2’라는 공식을 창안했는데, 12개의 정오각형과 20개의 정육각형으로 만들어진 볼은 이 원리를 따른 것이다.
볼 때문에 상호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FIFA월드컵 아르헨티나(Argentina)대 우루과이(Uruguay)의 결승전 경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 공방전으로 결승전에서 전.후반 각각 자국의 볼을 사용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어지며, 볼의 규칙 및 규정화가 이루어 지기시작 마침내 1938년 볼의 역사에 초석이 다져진 볼이 프랑스의 ‘알렌구’다.
그리고 1963년 아디다스(Adidas)에서 제작하여 1966년 잉글랜드 FIFA월드컵에서 처음으로 공인구로 선보인 ‘산티아고’는 ‘알렌구’ 보다 진일보한 볼이었다. 그래서 ‘산티아고’는 볼 발전에 혁신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1970년 멕시코 FIFA월드컵 공인구 ‘텔스타’는 한 단계 더 발전 흰색 정육각형 20개와 검은색 정오각형 12개 등, 2개의 가죽조각 수를 이용하여 제작 기하학적인 형태를 구현 했고, 2006년 독일 FIFA월드컵 공인구 ‘팀 가이스트’는, ‘텔스타’ 볼 제작 기법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6개의 조각과 8개의 부메랑 등 14개 조각이 합쳐져 완벽한 구형에 가까운 모양의 볼로 탄생, 볼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2002년 한일 FIFA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는 탄소를 가열해 생신 고압력의 공기방울을 주입 극대화된 반발력, 탄성, 회전력으로 기술이 뛰어난 선수의 공격 본능을 자극했다. 무리하게 힘을 가하지 않고 정확하게 임팩트(Impact)를 가할 경우 공기저항계수가 향상되는 원리를 이용, 제작된 '피버노바'는 놀라운 정확도와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이 특징으로 '팀 가이스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시 한 번 발전의 계기로 우뚝 선 볼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4년 주기로 개최되는 FIFA월드컵을 통하여, 볼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첨단 신소재 등이 동원되어 축구 과학의 선두주자 길을 걸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볼은 키커가 차면 볼이 차올리는 힘(lift-force)과 진행 방향의 반대로 끌어당기는 힘(drag-force)의 작용을 받게 되는데, 실제 경기에서는 수많은 조합에 따라 이 힘들이 다양한 볼의 궤적을 만든다. 선수들이 볼을 찰 때 어떤 회전력과 세기를 가했냐?에 따라 볼의 궤적이 결정된다. 볼의 표면에 압력 차가 생겨 빠른 흐름과 느린 흐름이 맞물리면서 각도와 힘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점을 직시할 때 볼에 숨은 과학은 상상을 초월한다.
축구경기규칙 제12조 '반칙과 불법행위' 여기에 볼과 상관관계에 있는 엄청난 과학의 비밀이 숨어있다. 반칙과 불법행위(킥업, 코너킥, 골킥도 동일)시 모든 수비자는 볼로부터 9.15m에 떨어져 있어야 한다. 만약 이 거리가 지켜지지 않으면 킥은 재차 시도되고 또한 지연된다.
그렇다면 9.15m의 거리는 과연 어떤 과학의 근거에 의하여 제시된 걸까? 바로 이 거리는 '매그너스 효과’(▶매그너스 효과란? 물체가 비행할 때 비행 물체는 그 표면에 접해있는 공기의 소용돌이(Air-Drag) 때문에, 회전이 걸려 곡선운동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함) 유체역학에 근거한다. 다시 말하면 키커가 킥(Kick)을 실시하게 되면 볼은, 공기의 소용돌이 때문에 회전(Spin))이 걸려 일정거리 동안은 곡선운동을 하게 된다.
그런데 축구 종주국인 영국에서 여기에 대한 각고의 연구를 실시, 볼의 비행속도, 질량, 주변 공기의 흐름에 따라 볼의 변화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비행기의 날개 원리처럼 볼의 회전에도 이른바 ‘베르누이 정리’, 즉 공기의 흐름이 빠르면 압력은 낮아진다는 원리가 통하는 것.)
선수들이 킥, 슈팅(Shooting) 등을 실시했을 때 볼의 ‘매그너스 효과(Magnus-Effect)’는 9.15m를 지나서야 나타난다. 즉, 선수의 발을 떠난 볼은 9.15m를 지나면서, 비로소 스핀이 걸리면서 곡선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9.15m 그 이전에는 ‘매그너스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직선운동을 하기 때문에, 킥한 볼이 수비하고 있는 선수에게 신체에 직접위해가 가해졌을 때, 엄청난 충격이 전달되어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위험이 높다. (▶9.15m 거리는 영국에서 10야드로 지정: m법 환산)
킥한 볼은 9.15m를 벗어나면 곡선운동이 시작되고 이때에는 이미 볼에 스핀이 걸려, 수비 선수가 킥한 볼을 맞아도 스핀의 감소로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이 최소화 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부상 위험은 그만큼 줄어든다. 다시 말하면 축구에서 9.15m 거리 유지는 객관적으로 볼 때 키커를 위한 거리로 생각되지만, 사실은 수비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거리유지다. 이처럼 축구는 상상을 초월하는 과학이 숨어있는 스포츠로서 선수들이 이 같은 과학적 원리를 느끼고 터득하면, 축구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다. [▶센터서클(Center Circle), 아크서클(Arc Circle), 페널티킥 마크(Penlty Kick Mark 반지름)도 9.15m인 이유가 다 여기에 있다.]
2005년9월 페루(Peru)에서 개최된 FIFA U-20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선보였던 '스마트 볼'은 한때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볼의 특징은 볼이 경기장 라인을 벗어나면 첨단 센서(Sensor)가 작동 심판(Referee)에게 신호를 보내는 방식의 획기적인 볼이었다. 그러나 '스마트 볼'을 사용하면 심판과 선수들이 경기장(Ground)에서 만들어 내는 인간적인 드라마(Drama)가 기계의 통제를 받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어 더 이상 FIFA의 공식구로 사용되지 못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한국축구도 국내 공식대회 사용구(▶초.중.고.대학.실업축구,여자축구:현재 국내생산 볼 사용)를 FIFA가 주최, 주관하는 공식대회 사용구(▶세계유명 스포츠메이커 볼)로 통일성을 기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만 볼 속에 숨은 과학의 이해력을 높여 국제대회에 출전 축구선진국 선수들과 동등하게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참으로 축구 볼 그 자체는 단순하게 보인다. 그러나 기하학적인 과학을 담고 있어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의 주인공으로 서 우리들에게 클로즈 업(Close Up) 되기에 충분하다.
김병윤 / 전 서산농고 감독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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