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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의 품으로 - 박두진

한국의 名詩

by econo0706 2007. 2. 1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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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클립아트

 

해의 품으로 - 박두진

 

해를 보아라. 이글대며 솟아오르는 해를 보아라. 새로 해가 산 너머 솟아오르면, 싱싱한 향기로운 풀밭을 가자. 눈부신 아침 길을 해에게로 가자.
 
어둠은 가거라. 울음 우는 짐승 같은 어둠은 가거라. 짐승 같이 떼로 몰려 벼랑으로 가거라. 햇볕살 등에 지고 벼랑으로 가거라.
 
보라. 쏘는 듯 향기로이 피는 저 산꽃들을. 춤추듯 너흘대는 푸른 더 나뭇잎을 영롱히 구슬빗듯 우짖는 새소리들. 줄줄줄 내려닫는 골푸른 물소리를…. 아, 온 산 모두 다 새로 일어나 일제히 수런수런 빛을 받는 소리들…
 
푸른 잎 풀잎에선 풀잎이 치는 풀잎 소리. 너흘대는 나무에선 잎이 치는 잎의 소리, 맑은 물 시내속엔 은어 새끼 떼소리…. 던져 있는 돌에선 돌이 치는 물소리
 
자벌레는 가지에서, 돌찍아빈 밑둥에서, 여어어 잇! 볕 함빡 받아 입고 질러 보는 만세 소리… 온 산 푸른 것. 온 산 생명들의 은은히 또 아 일제히 울려오는 압도하는 노랫소리…
 
산이여! 너훌대는 나뭇잎 푸른 산이여! 햇볕 살 새로 퍼져 뛰는 아침은 너희 새로 치는 소리에 귀가 열린다. 너희 새로 받는 햇살들에 눈이 밝는다 - 피가 새로 돈다. 울음을 올라갈 듯 온 몸이 울린다. 새처럼 가볍도다… 나는 푸른 아침 길을 가면서… 새로 솟는 해의 품, 해를 향해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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