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가고파 - 이은상

한국의 名詩

by econo0706 2007. 2. 20. 06:09

본문

학생-클립아트

 

가고파 - 이은상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이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린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오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 지라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 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위랑 달음질하고
물 들면 뱃장에 누워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 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 보고 저기 가 알아 보나
내 몫엔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자들 어미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와라 아까와.
 
일하여 시름 없고 단잠 들어 죄 없는 몸이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 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 동무 노 젓는 배에 얻어 올라 치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명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또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찬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나 깨끗이도 깨끗이.

 

'한국의 名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일서정 - 김광균  (0) 2007.02.20
줄타기 - 황동규  (0) 2007.02.20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 양성우  (0) 2007.02.20
황톳길 - 김지하  (0) 2007.02.19
귀천(歸天) - 천상병  (0) 2007.02.1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