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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史說] '류현진 활약' 돈 내서 봐야 하나

--손장환 체육

by econo0706 2022. 9. 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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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4. 12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도 개막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벌써 두 경기에 선발 출전해 1패를 안았지만 비교적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해는 류현진의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없다.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가진 SPOTV가 유료 채널에서만 중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MBC플러스에서 중계했기 때문에 일반 야구팬들도 오전 시간에 한국 선수들의 활약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는 류현진,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외에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이 진출해 한국 야구팬들이 볼거리가 많아졌다.

그래서 중계권을 사들인 방송사에서 유료 중계를 결정했겠지만 일부 매니아를 제외한 야구팬은 시청권을 박탈당한 셈이다.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둘러싼 분쟁은 과거에도 있었다. 박찬호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2004년, IB스포츠라는 신생 에이전트가 메이저리그 국내 중계권을 따냈다. KBS나 SBS도 MBC의 아성에 도전하지 못할 때라 깜짝 놀랄 소식이었다. 더구나 2005년부터 2009년까지 4년간 4800만 달러(약 500억 원)라는 거액을 투자했으니 물주가 누구냐는 의혹까지 일어났었다.

 

/ ⓒ이코노텔링그래픽팀

 

IB스포츠의 계획은 훨씬 비싸게 국내 방송사로부터 중계료를 받을 생각이었으나 거대 방송사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무도 중계권을 사지 않았다. 지상파 3사는 IB스포츠의 항복을 기대했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IB스포츠가 아예 케이블 채널 하나를 인수해서 메이저리그를 중계할 채널(Xports)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하늘은 IB스포츠 편이었는지 박찬호가 연일 호성적을 거두면서 Xports가 대박이 났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격이었다.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을 놓고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에이클라 엔터테인먼트라는 스포츠 에이전트가 2009년 프로야구 중계권을 따냈다. 지상파 3사는 중계권을 에이전트에 팔아먹은 프로야구연맹(KBO)을 맹렬히 비난하며 중계를 보이콧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전 경기 중계가 불가능해지자 에이클라도 역시 SPOTV라는 채널을 만들어 응수했다.

사실 이런 스토리는 일반 팬들은 관심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방송사들끼리의 다툼이지 시청자들의 시청권이 박탈당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별도로 돈을 내지 않으면 생중계를 볼 수 없다. 일반 시청권이 박탈당한 것이다. 물론 유료 방송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의 고유 권한이다. 이제는 영화든, 게임이든, 음악이든 유료가 일상화됐다. 유료화에 대해서 과거와 같은 거부감은 없다.

그러나 스포츠 중계의 유료화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다. 가끔 UFC 경기를 유료로 보는 경우는 있지만 단발성이다. 시즌 경기를 유료로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TV 중계가 없으면 관심이 멀어진다. 프로배구가 프로농구의 인기를 넘어선 이유 중 하나다. 배구는 전 경기가 중계되지만 농구는 일부만 중계된다. 연속성이 끊어지면 자연히 전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

방송사로서는 유료 중계를 함으로써 예상했던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메이저리그, 또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선수들에 관심이 있었던 팬들은 볼거리가 하나 줄어들었다.

 

손장환 편집위원 inheri2012@gmail.com

자료출처 : 이코노텔링(econotelling)(http://www.econotel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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