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2. 15.
유럽 5대 리그 선두권 순위표가 심상치 않다. 1위와 2위의 차이가 근소해 언제 뒤집혀도 이상할 게 없다.
유럽 5대 리그가 반환점을 지나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누가 가장 결승선에 먼저 도달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프랑스 리그1과 독일 분데스리가 등 그간 독주 체제가 익숙하던 리그조차 이번 시즌만큼은 치열한 선두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 EPL의 9번째 선두 팀이다. / © AFP=뉴스1
◇ 선두가 9번이나 바뀐 혼돈의 EPL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초반부터 혼돈이었다. 아스널을 시작으로 에버턴, 레스터 시티, 리버풀, 사우샘프턴, 토트넘,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까지 무려 9개 팀이 선두를 경험했다. EPL 출범 후 최다다. 상위권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맨시티도 20라운드에 들어서야 처음 맨 앞을 구경했다.
리그 초반에 비해선 어느 정도 서열이 정리되는 분위기다. 이제는 선두 맨시티와 이를 추격하는 맨유-레스터시티의 경쟁 구도다.
맨시티가 16승5무2패(승점 53)로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3승7무4패(승점 46)의 2위 맨유는 23라운드 에버턴전과 24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전에서 거푸 비기며 다소 기세가 꺾였다. 오히려 14승4무6패(승점 46)의 레스터 시티가 24라운드에서 리버풀을 잡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직 남은 경기 수가 많기에 승점 7점 차이를 따라잡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맨시티가 추격자들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데다 기세도 좋아 다른 5대 리그와 비교하면 그나마 우승 가능성이 높은 선두다.
▲ 라 리가 선두에 나선 팀은 '추격자'가 익숙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 © AFP=뉴스1
◇ '만년 추격자'를 추격하는 '2강'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스페인 라 리가의 순위표도 혼란스럽다. 2014-15시즌부터 무려 6시즌 동안 왕좌를 나눠 가졌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나란히 추격자 신세가 됐다.
'두 거인'이 삐끗한 틈을 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치고 나갔다. 17승3무1패(승점 54)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단 1패만을 기록하는 경이로운 레이스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랜 시간 '2강'에 가려 추격자일 때가 많았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선 추격이 아닌 '추격을 당하는' 지금이 우승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다.
그 뒤를 15승4무4패(승점 49)의 레알 마드리드와 한 경기 덜 치른 14승4무4패(승점 46)의 바르셀로나가 뒤따르고 있다. 엄연히 빅클럽 중 하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기세를 무시하는 건 아니나, 추격자들이 워낙 '거인'이기에 지금의 승점 차는 안심할 거리가 아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치고 나갈지, 두 추격자가 간격을 좁힐지를 결정할 승부처는 맞대결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3월8일(이하 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와, 5월10일 바르셀로나와 각각 만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선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다. 반면 좀처럼 미끄러지지 않는 선두를 바라보고 있는 추격자들에겐 승부를 뒤집을 절호의 기회다.
▲ 바이에른 뮌헨은 시즌 도중 카타르로 클럽 월드컵을 다녀왔다. / © AFP=뉴스1
◇ 승점 차이 불과 4점, 이젠 정말 '뮌헨 걱정'해야 할 때
'가장 쓸 데 없는 게 뮌헨 걱정'이라는 독일 분데스리가도 이번 시즌만큼은 심상치 않다. 바이에른(B.) 뮌헨이 15승3무2패(승점 48)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RB 라이프치히가 13승5무3패(승점 44)로 4점 차이로 추격 중이다.
흥미로운 건 라이프치히의 기세가 꽤 오래도록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라이프치히는 시즌 초반부터 B. 뮌헨과 엎치락뒤치락 1위 자리를 주고받았다. 언제나 뒤에서만 따라갔던 최근과는 다른 행보다. 특히 라이프치히는 B. 뮌헨과 펼친 분데스리가 10라운드에서도 물러섬 없는 승부로 3-3 무승부를 일궜던 바 있다. 잘 따라붙다가도 맞대결에서 패해 동력을 잃었던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변수도 있다. B. 뮌헨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다녀오느라 주축 선수들의 피로가 쌓였다. B. 뮌헨은 숨 고를 틈도 없이 16일 빌레벨트전을 시작으로 다시 리그 레이스에 참가하는데, 여기서 조금 삐끗할 경우 라이프치히가 곧바로 간격을 좁힐 수 있다.
B. 뮌헨이 지난 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벌인 경쟁에서 13점 차이로 우승했음을 떠올리면, 이번 시즌의 4점 차이는 분명 '걱정해야 할' 대목이다.
▲ AC 밀란과 인터 밀란이 전쟁과도 같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 © AFP=뉴스1
◇ AC 밀란과 인터 밀란의 '승점 1점 차이' 전쟁 같은 레이스
이탈리아 세리에A는 '밀라노 더비'라 불리는 AC 밀란과 인터 밀란이 전쟁과도 같은 레이스를 치르는 중이다. 그러지 않아도 강한 라이벌리즘을 갖고 있는 두 팀이 불과 승점 1점 차이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선두는 15승5무2패(승점 50)의 인터 밀란이다. 2위는 15승4무3패(승점 49)의 AC 밀란이다. AC 밀란이 리그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며 4라운드 이후 줄곧 선두에 나섰으나, 직전 라운드인 22라운드에서 인터 밀란이 AC 밀란을 끌어내리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1위를 유지한 시간은 AC 밀란이 훨씬 길었지만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인터 밀란이 근소하게 우위에 있다.
공교롭게도 AC 밀란과 인터 밀란은 다음 라운드인 21일 쥐세페 메아짜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다. 자존심에 더해 스쿠테토까지 걸린 '밀라노 더비'다.
▲ 프랑스 리그1의 절대 1강 파리생제르맹은 이번 시즌 벌써 5패나 당했다. / © AFP=뉴스1
◇ 파리 생제르맹이 정신 못 차릴 때, 릴이 야금야금 올라왔다
프랑스 리그1도 승점 차이가 1점 밖에 나지 않는다. 16승7무2패의 릴 OSC(승점 55)가 선두를 달리고 17승3무5패(승점 54)의 파리 생제르맹이 그 뒤를 추격 중이다. 파리 생제르맹이 아니라 릴이 더 앞에 있다.
릴이 2패 밖에 허용하지 않은 데 반해, 리그 최강자로 불리는 파리 생제르맹은 자주 고꾸라지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은 초반 2경기를 모두 패하는 등 시작부터 불안하더니 11라운드 AS 모나코전, 14라운드 올랭피크 리옹전, 22라운드 로리앵전 등 고비마다 허무하게 패하며 승점 관리에 실패했다.
특히 네이마르와 앙헬 디 마리아 등 큰 몫을 해줘야 할 스타 선수들이 줄곧 병동을 지키고 있어 팀 분위기도 좋지 않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부임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 완전한 궤도에 오르지는 못한 모습이다.
반면 릴은 부락 일마즈(9골)와 유수프 야즈즈(7골) 등 공격수들의 꾸준한 활약을 앞세워 2010-11시즌 이후 10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의 공격수들보다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최근 페이스는 더 좋다.
물론 파리 생제르맹이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고 집중력을 되찾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즌이 절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파리 생제르맹이 얼마나 빨리 제 모습을 찾느냐가 리그1 우승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안영준 기자 tree@news1.kr
자료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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