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인사이드 피치] KBO 사무총장 선출에 쏠린 눈

---Inside Pitch

by econo0706 2022. 10. 12. 14:26

본문

2006. 04. 12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행정력이 개막전(4월 8일)에 전국을 뒤덮었던 황사만큼이나 뿌옇다. 맑고 투명하지가 못하다. 그동안 프로야구의 실무를 책임지다시피 했던 사무총장이 없어서일까. 지난 주말 경기장에서 만난 8개 구단 감독, 팀 관계자, 야구 관계자 모두가 차기 총장에 대해 궁금해 했다. "두 명만 모여도 다음 총장이 누구냐고 묻더라"는 말이 나온다. 관심이 온통 그쪽에 집중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실무자도 있다.

 

이처럼 야구계의 관심이 그쪽에 쏠려 있고 KBO의 조직과 행정력이 사무총장의 공백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집중돼 왔다는 방증이다. 3월 31일 임기를 마지막으로 사임한 이상국 전 사무총장의 비중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그의 후임자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무총장의 위치와 권한이 본래의 취지 이상으로 높아지고 커진 데 따른 일종의 후유증이다. 그래서 차기 사무총장은 가벼워지고, 낮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렇다고 그 직위와 의미가 격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구규약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이사회(8개 구단 사장과 총재)의 심의를 거쳐 총재의 제청에 의해 총회(구단주 모임)에서 선출한다. 프로야구 운영의 현실적 주체라 할 수 있는(쉽게 말해 자기 돈 들여 야구 하는) 구단의 의사가 가장 크게 반영돼야 한다는 논리다. 원칙적으로는 8개 구단에서 자신들을 위해 일할 적임자를 '채용'하는 형식이 돼야 한다. 그렇지만 이제까지 '한국적 풍토'는 그렇지 못했다. 총재가 추천하고, 총재의 '코드'에 맞는 인물이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사무총장을 맡아 왔다. 총재의 '러닝메이트'라는 이유에서다.

 

이쯤에서 차기 사무총장의 인선을 놓고 신상우 총재가 분명히 해야 할 부분이 몇 가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구단의 입장을 배제한 '낙하산 인사'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야구인'이라는 단어의 경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총재가 혹시라도 '코드 인사' '정실 인사'에 연연한다면 "정치인 출신 총재는 별 수 없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구단의 입장과 견해를 참고하고, 추천을 받더라도 8개 구단에 골고루 기회를 줘 정확한 경로를 통해 인선해야 한다. 지금도 야구계에는 일부 구단의 입김이 크다는 의혹이 있다.

 

또 일부의 '야구인 대세론'에 대해 그 야구인의 경계가 선수 출신으로 국한되거나 선수 출신 여부가 사무총장의 '필요 조건'이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행정력과 경영 마인드, 국제적 감각과 능력을 지닌 인물이 우선이며 그런 인물이 경기인 출신이냐 아니냐는 나중 문제다. '누구냐'보다는 '어떤 사람이냐'는 원칙에서 출발해야 제대로 된 인물을 고를 수 있지 않은가.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자료출처 : 중앙일보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