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4. 28
2년 만에 정상으로 돌아온 올 시즌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뚜껑을 열자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는 듯한 결과들이 쏟아져 나온다. SSG가 개막 후 10연승을 달리는 등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김광현이 복귀하는 등 상위권이 예상됐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반면 대부분 전문가가 우승 후보로 꼽은, 지난해 챔피언 KT는 28일 현재 승률 5할도 지키지 못하면서 7위로 밀려나 있다. 가장 충격인 팀은 NC다. 거액을 투자해 박건우(6년 100억 원)와 손아섭(4년 67억 원)을 영입했으나 6승 16패로 단독 꼴찌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는 팀이 또 있다. 두산이다. 두산은 김현수(LG), 민병헌(롯데), 양의지, 이용찬, 박건우(이상 NC), 최주환(SSG), 오재일(삼성) 등 매년 주요 선수들을 자유계약선수(FA)로 뺏기면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미 전력 약화가 눈에 띄었고, 올해는 박건우까지 빠져나가면서 가을야구 진출이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화수분 야구'라는 별명답게 대체로 선수들이 잘 스며들면서 시즌 초반이긴 해도 단독 2위(13승 8패)를 지키고 있다. 전력만 보면 끝까지 이 성적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다.
두산은 김인태, 조수행 등 내부에서 성장한 선수들과 이형범, 박계범, 강진성 등 FA 보상 선수들, 그리고 이승진, 홍건희, 양석환 등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들이 구멍을 잘 메워주고 있다. 여기에 임창민 등 다른 팀이 방출한 선수까지 두산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사진=두산베어스 / 이코노텔링그래픽팀.
이적 선수들이 이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새 팀 적응이 결코 쉬운 게 아니라는 방증이다. 그런 면에서 두산은 '비빔밥' 같은 팀이다. 누가 오든 잘 섞여서 훌륭한 맛을 낸다. 두산으로 옮긴 후 활짝 핀 선수가 부지기수다. 이적 선수 대부분이 그렇다. 이들에게 비결을 물어보면 "팀의 분위기가 좋다"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거부감없이 금방 같은 식구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두산의 저력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반면 펄펄 날다가도 이적 후에 소위 '먹튀'가 되는 선수도 있다. 본인이 게을러졌거나 실제로 기량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배타적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지금보다 지역 연고가 강했던 시절,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타지 출신 감독이 내정되자 지역 야구인들이 팀의 주축 선수들을 불러 "지금 감독을 빨리 쫓아내고, 우리 출신 감독을 세우려면 성적이 나빠야 한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해도 팀 분위기가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예상할 수 있는 사례다. 모든 선수가 하나가 되어 실력을 110% 발휘할 수 있는 팀과 움츠러들어 실력의 80%도 발휘할 수 없는 팀의 차이는 당연히 크다.
손장환 편집위원 inheri2012@gmail.com
출처 : 이코노텔링(econotelling)(http://www.econotel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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