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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史說] 어린이날 역사와 박정희

--손장환 체육

by econo0706 2022. 11. 1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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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5. 06

 

2022년 5월 5일은 어린이날 100주년이었다.

어린이날 하면 대부분 소파 방정환 선생을 떠올리지만 육당 최남선과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함께 기억해야 온전한 역사가 된다.

'어린이'라는 단어는 1914년 최남선이 잡지 『청춘』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전까지는 어린놈, 어린애 등으로 낮춰 불렀으나 최남선이 어린 사람이라는 뜻의 높임말로 '어린이'를 처음 썼다.

'색동회'를 조직하는 등 소년운동을 하던 방정환이 1922년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한 게 시작이다. 처음에는 5월 1일이었으나 28년부터 5월 첫째 주 일요일을 어린이날로 지켰다. 일제의 탄압으로 중단됐던 어린이날 행사는 광복 후인 46년부터 다시 시작됐는데 당시 첫째 주 일요일이 5일이었고, 이때부터 5월 5일이 어린이날이 됐다.

어린이날과 관련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은 1970년 서울 남산에 어린이 회관을 세우는 동시에 당시 능동에 있던 골프장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어린이 대공원을 짓도록 지시했다. 73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어린이 대공원이 개장했다. 개장일에 온 가족이 함께 구경하러 갔다가 사람 구경만 하고 온 기억이 생생하다. 이듬해 남산 어린이 회관을 대공원 옆으로 옮겼고, 75년에는 드디어 어린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 어린이날 하면 대부분 소파 방정환 선생을 떠올리지만 육당 최남선과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함께 기억해야 온전한 역사가 된다 / 이코노텔링그래픽팀.

어린이날 100주년이 됐지만, 국가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정책이 생긴 건 불과 50년 남짓이다. 일부 고위층 어른만 즐겼던 골프장 자리에 어린이 대공원이 들어선 사실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어린이 스포츠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때쯤이다. 사실 먹고 사는 것에 급급했던 시절이라 어른이건 어린이건 엘리트 스포츠에만 관심이 있었다. 1972년 시작된 소년체전은 한국 스포츠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건이었다.

중앙일보 기자 시절, 고 박기정 화백이 중앙일보에 계셨다. 어렸을 때 박 화백의 만화를 즐겨 봤던 나는 『61초』,『어린이 올림픽』 등 기억에 남는 작품을 열거했다. 박 화백은 매우 반가워하면서 "소년체전이 『어린이 올림픽』에서 힌트를 얻어 생긴 것"이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해줬다.

1982년, 대한민국에도 프로야구가 출범했다. 축구 국가대항전을 제외하고, 이전까지는 고교 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였지만 그 자리를 단번에 프로야구가 차지했다. 프로야구 원년 슬로건이 바로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이었다. 한국의 프로야구는 어린이와 함께 태동한 셈이다.

실제로 프로야구는 많은 어린이 팬을 확보하고, 그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선사했다. 원년부터 지금까지 한 팀만 응원하는 열성 팬들을 주위에서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반면, 우승과 승리와 돈에만 혈안이 된 어른들의 술수와 반칙과 범죄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어린이가 실망했는지 모른다. 프로야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이 돼야 한다.

항상 기억하라. '어린이가 보고 있다'라는 사실을.

 

손장환 편집위원 inheri2012@gmail.com

출처 : 이코노텔링(econotelling)(http://www.econotel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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