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1. 07
30년 세월 저편의 ‘청보 핀토스의 추억’이 경매 시장으로 흘러나왔다.
1985년 한국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 수상자인 정구선(59)의 청보 핀토스 소속 당시 골든글러브가 7일 경매업체인 코베이의 ‘삶의 흔적 경매전’에 출품됐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정구선의 골든글러브는 경매번호 64번, 경매 시작가 300만 원의 고액으로 오는 21일 경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청보 핀토스는 1985년 6월 29일 운영난에 빠진 삼미 슈퍼스타즈를 인수, 1987년 시즌까지 마친 뒤 1988년 3월 8일 태평양 돌핀스에 팔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단명의 프로야구단이다.
정구선의 골든글러브는 청보 구단의 유일무이한 수상품이다. 대전고 동국대를 나온 정구선은 1983년에 삼미 슈퍼스타즈에 입단, 58경기 연속 무실책(1983년 8월 11일~1984년 5월 14일)을 기록했고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1987년 8월 31일에는 친정팀 청보를 상대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3번째로 싸이클히트를 작성하는 등 프로야구 초창기인 1980년대 초, 중반 2루수로 이름을 떨쳤다. 정구선은 1983년과 1984년에는 삼미 유니폼을 입고 2루수 골든글러브를 탔고, 1985년에는 청보 유니폼을 입고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3연패를 달성했다.
정수선의 2루수 골든글러브 3연속 수상은 당연히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 기록이고, 정구선의 뒤를 이은 김성래(1986~1988년) 이후 아직까지 3년 연속 수상자는 없었다.
이번에 출품된 정구선의 골든글러브는 갈색 받침대 위에 33cm 높이의 빛바랜 금색 글러브가 얹혀 있고 받침대 아래에 ‘1985年度 GOLDEN GLOVE 賞, 鄭求善, 韓國野球委員會’가 새겨져 있다.
고향인 대전시에 거주하고 있는 정구선은 자신의 골든글러브가 유출, 경매 시장에 나온 것에 대해 “지난 해 5월 살고 있던 대전시 신흥동이 재개발에 들어가게 돼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당시 우리 집에 세 들어 있는 사람에게 야구 기념품 등을 간직하라고 주었는데 그 게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나온 것 같다.”면서 “어찌됐든 기념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창피하다. 야구계에 얼굴을 못 들게 생겼다.”고 답답해했다.
정구선의 야구 기념품은 비단 경매에 나온 청보 시절의 골든글러브뿐 만 아니라 1983년과 1984년 삼미 시절의 골든글러브와 기념 사인공 등도 모두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는 오는 2016년 부산시 기장군에 설립될 예정인 야구박물관에 들어갈 야구 기념품을 모으고 있다. 야구인들은 프로야구 초기의 골든글러브가 경매 시장에 나온 경위에 대한 관심과 아울러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으론, 경매 시작가가 높게 책정된 것과 관련, 시장에서 골든글러브 기념품을 어떻게 평가, 낙찰될 지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홍윤표 선임기자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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