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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의 기적, 현실이 됐다!" 5년 만에 챔프전 우승 'V2'

---Sports Now

by econo0706 2023. 4. 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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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4. 06.

 

0%의 기적. 현실이 됐다.

한국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승리했다. 1,2차전을 내리 내준 도로공사는 3차전부터 3연승을 달리면서 2017~2018년 통합우승 이후 5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확정지었다.

 

▲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새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에서 득점을 성공시킨 도로공사 캣벨이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역대 V리그에서 1,2차전을 내준 팀이 우승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기적'을 말해야 하는 입장.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이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챔피언결정전을 이렇게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기적을 기록에 남기느냐. 잠시 배구팬에 기억되느냐는 5차전에 달렸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1세트부터 치열했다. 흥국생명이 리드를 잡으면 도로공사가 따라가는 모양새였다. 흥국생명이 옐레나 덕에 웃었다. 1세트에만 12득점(공격성공률 57.89%)을 기록하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옐레나의 득점포를 앞세운 흥국생명은 19-12로 치고 나갔다. 도로공사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흥국생명이 범실로 주춤했던 가운데 이예은의 서브 득점에 이어 배유나의 블로킹과 서브 득점이 연이어 터져 20-20으로 따라잡았다.

흥국생명은 김나희의 블로킹과 함께 옐레나의 득점이 터지면서 다시 앞서나갔고 24-23에서 옐레나의 백어택으로 1세트를 잡았다.

▲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새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세트를 내준 흥국생명 선수들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2세트는 반대 양상. 도로공사가 중반부터 치고 나갔다. 배유나의 연속 오픈 득점과 함께 캣벨의 블로킹 득점이 나왔다.

도로공사가 19-15로 5점 차까지 치고 나간 가운데 흥국생명도 다시 한 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연경과 김다은의 득점에 이어 이주아의 서브득점으로 한 점 차까지 추격했고, 김연경이 20-20으로 만드는 동점 점수까지 올렸다. 이번에는 도로공사가 웃었다. 23-23에서 박정아의 퀵오픈과 배유나의 블로킹 득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득점과 이원정의 블로킹으로 초반 분위기를 탔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옐레나의 고른 득점을 앞세워 리드를 지켰다. 세트 중반을 넘어서면서 도로공사의 반격이 다시 한 번 시작됐다. 14-18에서 문정원의 오픈 득점 이후 정대영의 블로킹이 나왔다. 다시 김연경의 득점을 앞세워 흥국생명이 23-19까지 앞섰지만, 도로공사가 캣벨과 배유나의 득점을 앞세워 23-23까지 따라잡았다. 분위기는 도로공사로 넘어갔고, 옐레나의 오픈 공격이 코트 밖으로 벗어난 뒤 캣벨의 퀵오픈으로 도로공사가 3세트 승리를 잡았다.

4세트 팽팽한 시소게임이 펼쳐지면서 세트 후반까지 승부의 추는 기울지 않았다. 결국 23-23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김연경과 옐레나가 연속 득점을 하면서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 긴 렐리 끝에 득점을 성공시킨 도로공사 선수들이 숨을 고르고 있다. / 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5세트 도로공사는 박정아의 서브에이스와 함께 캣벨의 득점포로 초반 분위기를 끌고 왔다. 배유나와 박정아의 블로킹까지 터지면서 승부의 추는 도로공사로 기울었다.

흥국생명은 상대 공격 범실과 김다은의 오픈 공격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가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꼬리를 잡지 못했다.

13-12에서 박정아의 블로킹으로 14점 고지를 밟은 도로공사는 이주아의 블로킹으로 다시 쫓겼지만, 마지막 박정아가 퀵오픈으로 우승을 완성했다.

도로공사는 캣벨과 박정아가 32득점, 23득점으로 활약했다. 흥국생명은 옐레나가 35득점, 김연경이 30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에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리버스 스윕' 주역 캣벨, 챔피언 결정전 MVP 수상

 

도로공사 캣벨이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승리했다. 이로써 도로공사는 2017~2018시즌 이후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날 캣벨은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32득점을 올리며 치열했던 경기에 영웅으로 등극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31표 중 17표를 받았다. 2위는 박정아와 배유나가 각각 7표를 받았다.

도로공사는 최초의 기록도 세웠다. 지금까지 1~2차전을 내준 팀이 리버스 스윕으로 정상에 선 사례는 없었다. 우승 확률 0%였지만, 도로공사는 기적을 이뤄냈다.

시즌 도중 대체 외국인으로 합류한 캣벨은 종횡무진 활약을 이어왔고, 결국 도로공사를 가장 높은 곳에 올렸다.

 

박정아에게 성공률 28.17%는 훈장이다

 

여자 프로배구 대표 선수 박정아(30)가 한국도로공사의 창단 2번째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우승을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는 5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박정아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챔프전 5차전에 선발 출전해 23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도로공사는 1·2차전 패배 뒤 3경기를 연속을 잡으며 정규리그 1위,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을 잡고 정상에 올랐다.  

박정아는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올렸다. 특히 5세트 13-12로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블로커 3명을 뚫고 대각선 오픈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챔피언 등극에 결정적인 포인트를 냈다. 라인 오버와 블로커 터치아웃 두 가지 비디오판독이 이뤄졌는데, 흥국생명 블로커 손에 맞고 라인을 벗어났다는 판정이 나왔다.  

박정아의 컨디션은 1세트부터 좋지 않았다. 그는 이미 앞선 4경기에서 체력을 더 소진했다. 하지만 경험이 적은 세터 이윤정은 외국인 선수 캣벨과 박정아에게 계속 공을 올렸다. 박정아는 힘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거듭 공격하며 투지를 발휘했다.  

▲  3세트를 따내며 역전에 성공한 박정아 등 도로공사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4세트 막판에는 명장면을 만들었다. 17-19로 지고 있던 상황. 정말 긴 랠리가 이어졌다. 박정아는 무려 7번이나 오픈 공격을 시도했다. 번번이 막혔지만, 상대 코트 왼쪽 사이드 라인에 밀어 넣는 연타 공격으로 시도해 득점을 뽑아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디그한 공이 안테나를 맞고 아웃됐다.  

이날 박정아가 기록한 공격 성공률은 28.17%였다. 시즌 성공률(35.59%)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하지만 값지고, 아름다운 기록이었다. 에이스로서 소속팀을 정상으로 만든 투지의 흔적이다.  

경기 뒤 박정아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 솔직히 1세트부터 죽을 것 같았는데, 5세트를 가더라. 하지만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동료들이 모두 도와줘서 참고 힘을 낼 수 있었다"라고 웃었다.  

'클러치 박'이라는 별명처럼 5세트 박빙 상황에서 경기를 끝내는 득점을 해낸 그는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이 인정된 13-12 상황에 대해서는 "손에 제대로 맞지 않아서, 상대 블로킹에 맞았는지 몰랐다. 마지막 포인트도 상대 리베로 (김)해란 언니가 끝까지 쫓아서 잡는 줄 알았다"고 돌아보며 "점수를 못 내서 (세터 이윤정이) 나한테 주지 않기를 바랐는데, 계속 공을 올리더라. 마지막 포인트가 난 뒤에야 이겼다는 안도가 생겼다"고 했다.  

한 시즌을 돌아온 박정아는 "시즌 초반부터 몸이 안 좋았고, 잘 뛰지 못했다. 이번에는 전혀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다. 잘 이겨내서 해냈기 때문에 더 기쁘다"라고 전했다. 이어 원정 관중석을 가득 메워 응원한 팬들을 향해 "(1·2차전과 달리) 오늘은 기죽지 않았다. 팬들 응원 덕분"이라며 우승의 공을 팬에 돌렸다.  

김종민 감독에게 특별한 도로공사, 도로공사에게 특별한 감독 김종민

 

도로공사는 김 감독에게 아주 특별한 팀이다. 그는 선수 시절 12년간 몸담은 남자부 대한항공에서 처음 사령탑을 맡았다. 2013년 1월 신영철 전 감독(현 우리카드 감독)과 서남원 전 수석코치가 갑작스레 팀을 떠나면서 감독대행직을 수행한 그는 2013~2014시즌부터는 정식 사령탑으로 승격됐으나, 이후 팀을 중하위권에서 끌어올리지 못한 채 2016년 2월 사퇴했다. 그런 그에게 기회를 준 팀이 도로공사였다.

 

▲ 3세트를 승리한 후 김종민 감독이 환호하고 있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번 챔프전처럼 김 감독의 커리어에도 ‘역전’은 있었다. 대한항공에선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도로공사에선 달랐다. 김 감독은 2017~2018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올라 3연승으로 2위 IBK기업은행을 압도해 구단 최초의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다. 도로공사는 2018~2019시즌에도 챔프전에 오르는 등 꾸준한 강팀으로 거듭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기에 종료된 2021~2022시즌에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지만, 현대건설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기도 했다.

김 감독은 2016년 3월부터 7년째 팀을 지휘하면서 구단 최초의 통합우승에 이어 또 한번 챔프전 우승까지 안겼다. 2018년 4월 재계약 당시 구단은 “김 감독이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우승의 금자탑도 쌓았다. 앞으로 더 강하고 결속력 있는 팀을 만들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김 감독은 그런 기대에 또 한번 보답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 최민우 기자 miru0424@spotv.net

안희수기자 anheesoo@edaily.co.kr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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