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푸스발 리베로] 레버쿠젠 BBC, 분데스리가 강타하다

--김현민 축구

by econo0706 2023. 4. 12. 19:56

본문

2016. 04. 26

 

바이엘 레버쿠젠이 공격 트리오 카림 벨라라비와 율리안 브란트, 그리고 치차리토의 활약에 힘입어 6연승을 달리며 2015/16 시즌 막판 분데스리가 무대를 강타하고 있다.

 

독일 무대에도 'BBC' 공격 라인이 탄생했다. 기본적으로 축구판에선 'BBC'라고 하면 카림 벤제마(Karim Benzema)와 가레스 베일(Gareth Bale),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로 구축된 레알 마드리드 공격 트리오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레버쿠젠에도 벨라라비, 브란트, 치차리토로 이어지는 BBC 공격 트리오가 팀의 중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레버쿠젠 공격 라인은 치차리토 의존도가 상당히 심한 편에 속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마지막 6경기에서 3골 1도움을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던 만 19세 측면 공격수 브란트는 전반기 내내 혹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2골 9도움을 기록하며 레버쿠젠 에이스로 떠오른 벨라라비 역시 이번 시즌 들어 드리블 위주의 이기적인 플레이가 상대 팀들에게 간파되어 전반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치차리토가 노마크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슈팅을 시도하다 득점 기회를 무산시켜 챔피언스 리그 조기 탈락의 원흉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나마 레버쿠젠은 외메르 토프락을 중심으로 한 수비진과 치차리토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중반까지 4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치차리토는 2016년 1월까지만 하더라도 분데스리가 16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넣으며 간판 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레버쿠젠 수비진 역시 분데스리가 21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단 22실점 만을 허용하며 바이에른 뮌헨(10실점)에 이어 최소 실점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당연히 21라운드 기준 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순위는 3위였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22라운드를 기점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토프락을 시작으로 수비수들이 연달아 줄부상을 당하면서 수비진이 붕괴됐다. 치차리토 역시 2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이후 컨디션 난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레버쿠젠은 22라운드부터 24라운드까지 3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3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이렇듯 무너지던 레버쿠젠이 다시 살아난 기점은 바로 25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레버쿠젠은 60분경까지만 하더라도 구자철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0-3 대패를 당할 위기에 직면했다. 자칫 4연패의 수렁으로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벨라라비의 골로 뒤늦은 추격에 나선 레버쿠젠은 브란트가 아우크스부르크 주장 파울 페르헤르의 자책골을 유도해냈고, 하칸 찰하노글루가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 킥 골을 성공시키며 극적인 3-3 무승부를 연출했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기세가 오른 레버쿠젠은 6연승 신바람 행진을 달렸다. 그 중심엔 바로 레버쿠젠 공격 트리오 BBC가 있었다. 

 

먼저 브란트는 아우크스부르크와 함부르크전에 연달아 도움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슈투트가르트전을 기점으로 5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스타 탄생을 알리고 있다. 24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브란트는 분데스리가 20경기에 출전해 2골 밖에 넣지 못했으나 최근 7경기에서 5골 4도움을 올리고 있다. 환골탈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벨라라비는 최근 5경기 연속 도움(6도움)을 기록하며 특급 도우미로 거듭나고 있다. 탐욕의 대명사로 불리던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벨라라비가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기 시작하자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도 줄어들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득점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벨라라비 역시 24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2골 3도움에 그쳤으나 최근 7경기에서 4골 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브란트와 벨라라비가 살아나자 2월과 3월 들어 득점 가뭄에 시달리던 치차리토도 최근 4경기에서 3골 1도움을 올리며 다시금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치차리토는 분데스리가 17골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7골, 바이에른)와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23골, 도르트문트), 토마스 뮐러(19골, 바이에른)에 이어 득점 4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의 활약은 지난 주말 샬케전에도 두드러졌다. 레버쿠젠은 전반전만 하더라도 샬케 좌우 측면 공격수 에릭-막심 추포-모팅과 르로이 사네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0-2로 지고 있었다. 하지만 53분경 벨라라비의 패스를 받은 브란트가 추격하는 골을 넣었고, 56분경 벨라라비가 상대 골키퍼 허를 찌르는 감각적인 발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60분경 브란트의 패스를 받은 치차리토가 논스톱 슈팅으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레버쿠젠 BBC 라인이 차례대로 골을 넣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93초에 불과했다. 이에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는 "실수를 뒤집는 데 걸린 393초. 레버쿠젠이 BBC 공식과 함께 이겼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올렸다.

 

 

/ 사진출처: Bild

 

레버쿠젠은 6연승을 달리면서 시즌 종료까지 이제 단 3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분데스리가 4위와의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리면서 3위 굳히기에 성공했다.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사실상 확정지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브란트(만 19세)와 조나단 타(만 20세), 틴 예드바이(만 20세), 웬델(만 22세) 같은 어린 선수들이 팀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만 23.3세에 불과하다. 이에 더해 안드레 하말류를 위시해 블라들렌 유르첸코, 말론 프라이 벤야민 헨리히스 같은 어린 백업 선수들도 주전들의 줄부상을 틈타 준수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공격 트리오의 호흡도 절정에 오른 만큼 특별한 이적 선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레버쿠젠이다.

 

김현민 기자

 

골닷컴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