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은 국력, 마시자 ㅇㅇ을!"
제약회사의 이와 같은 선전광고를 들을 때마다 새삼스레 우리 국력을 되돌아보게 된다. 과연 체력은 국력의 요소가 되고 있다. 어떤 개인이 건강상의 이유로 맡은 직무를 원만히 수행하지 못한다고 할 때 그것은 개인의 불행만 아니고 나아가서는 국력의 약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 개인의 대(對) 사회적인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결과는 더욱 뚜렷해진다. 국력이란 추상적인 힘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력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의 힘은 건강한 개체의 힘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국력이 어디 체력뿐인가. 일전 세클라멘트인가 하는 데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는 국력의 비애를 뼈아프게 느꼈다.
유일한 우방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던 미합중국, 국제시장에서 하락 일로(下落一路)에 있으면서도 한반도(韓半島)에서만은 예외로 계속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달러의 나라, 그 나라에 대한 외교 채널이 이제는 일본을 통해서 이어지는 걸 보고 수치와 분노와 함께 국력의 비애를 느낀 것이 어찌 나만이겠는가. 국력이 무엇인가를 골수에 새기는 계기였던 것이다.
국력이란 눈으로 볼 수 있는 물량(物量)의 힘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의 밀도(密度)가 얼마나 크게 작ㅇ요하고 있는가를 우리는 또한 알고 있다. 오늘 우리 국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보잘 것없는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들 모두가 한번도 기를 펴고 살 수 없었던 수난의 과거사에 까닭이 있을 것이다.
그럼 내일의 국력은 어디에서 나올 것인가. 그것은 우연한 소산이 아니다. 오늘 우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느냐에 달린 것이다. 찍소리 못하고 움츠러든 채 남의 눈치나 슬슬 보며 약삭빠르게 사는 풍조가 몸에 배어버린다면, 내일 우리들의 국력은 더 물을 것도 없이 비굴하고 나약한 힘밖에 될 수 없다.
당당한 국력이란 당당한 생활에서 온다. 그 나라 구성원인 국민 전체가 개인의 창의력과 기능을 막힘없이 발휘하면서 발고 떳떳하게 살아갈 때에만 그 힘이 샘솟듯 솟아나는 법이다.
오늘도 확성기에서는 눈에 보이는 육체의 힘만이 국력이라고 여전히 나팔을 불어대지만….
1972년 1월 17일
法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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