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과연 정부규제는 철폐하고 완전히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할까?

 그동안 정부는 꾸준하게 각종 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하고 있지만 기업이나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불필요한 정부규제가 모두 철폐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반면에 각종 대형사고에서 보듯이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 그 원인이 정부의 감시 내지 규제의 소홀에 기인한다는 비판과 함께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곤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규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민간부문이 공정경쟁을 통해 자율적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경제적 규제에 대해서는 완화 내지는 철폐되어야 마땅합니다. 특히 무한경쟁의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경제분야에서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자유경쟁이 만능인 것은 아닙니다. 시장도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정부가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해서 발생한 금융기관의 부실은 그 주주와 노동자뿐만 아니라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독점적인 대기업의 횡포는 때로 정당한 경쟁을 오히려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정부의 규제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의 건전성 규제는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한층 더 강화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IMF 경제위기를 맞이한 것도 따지고 보면 금융의 건전성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아울러 환경·보건·산업재해 예방·시설물 관리 등 국민의 안전과 공익에 관련된 사회적 규제나 시장기능에만 맡길 수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오히려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