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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칫솔을 찾아서 上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2. 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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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1년 술 소비량의 1/3이 소비되는 시점이다. 한국 사람들 술자리란 게 부어라 마셔라로 끝장을 보는 술자리라, 말 그대로 Dead or Alive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술 마시는 건 좋지만,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위해 ‘적당히’란 단어를 떠올리며 마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뭐 말은 이렇게 해도 본 필자 역시 스케줄 다이어리에 빽빽이 적혀있는 술 약속을 보며 한숨짓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대목에서 여러 독자제위들에게 일상속의 숙취해소법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양치질이다. 양치질이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음…된다! 동의보감을 살펴볼라 치면,

 

“소금으로 이를 닦고 더운 물로 양치를 하면 이에 남은 술독이 제거 된다.”

 

라는 구절이 있다.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어젯밤 알코올과 각종 안주로 고생한 입안을 헹궈 준다는 개념일까? 아니다. 이거 분명 과학적인 효과 있다. 천일염에는 유산마그네슘이란 성분이 있는데, 이게 담즙의 분비를 도와주기 때문에,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어차피 닦을 이빨, 이빨도 닦고 숙취해소도 되면 일석이조 아닌가? 단, 죽염치약은 안 된다! 갑자기 건강 상식 연재가 되는 느낌인데…이제부터 본론이다. 과연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이빨을 닦았을까? 소금으로 이를 닦는다는 걸 보면, 동의보감이 만들어진 조선시대에 이미 이빨을 닦는 것이 일상화되었다는 소리인데…과연 우리 조상들은 언제부터 이를 닦았을까? 오늘의 주제, 바로 양치질이다!

 

“스님들, 공양이 끝났으면 어서 빨리 양지를 하시지요?”

 

“알겠습니다. 법운스님….”

 

“법운스님! 크…큰일 났사옵니다.”

 

“어허 운종스님, 무슨 일이신데 이리 호들갑이십니까?”

 

“그…그것이…, 어제 분명 양지(楊枝 : 버드나무 가지)를 한다발 꺾어 놨는데...”

 

“운종스님! 지금 양지를 잃어버렸다는 말씀입니까?”

 

“아…아니, 그것이…분명 잘 꺾어서 말려놨는데….”

 

“어허…이런 일이 있나? 불자로서 해야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공양 후 양지를 하는 것이거늘…운종스님! 빨리 양지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다른 스님들과 행자님들도 양지를 찾아보시구요. 정 안되면 빨리 버드나무 가지를 찾아서 가지를 꺽어 오세요!”

 

고요했던 산사(山寺)에 갑자기 불어 닥친 일진광풍…과연 양지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보게 법운, 이 무슨 소란인가?”

 

“그…그것이 운종스님이 꺽어 놓은 양지 다발을 잃어버렸다 하기에….”

 

“그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양지를 잃어버렸다니?”

 

“그게…저도 잘….”

 

“어서 빨리 양지를 찾게! 요즘은 유치원생들도 하루 3번 양지를 하고 있는데, 하물며 부처님의 도를 배우는 우리가 양지를 못해서야 어디 말이 되겠는가? 어서 빨리 양지를 찾게!”

 

“알겠습니다, 주지스님….”

 

양지(楊枝), 이 버드나무 가지가 과연 어떤 의미이기에 스님들이 이리 호들갑을 떠는 것일까? 불교에서 스님이 해야할 일 중에 첫째가 이를 깨끗이 하는 일이었다. 이를 깨끗이 하기 위해 쓰인 도구 중에 제일이 바로 버드나무 가지였던 것이다. 버드나무 가지를 잘 잘라서 이쑤시개처럼 이 안 구석구석을 쑤셨던(?) 것이었다. 실제로 칫솔이 나오기 전까지 인류의 구강위생 역사는 바로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는 역사였던 것이다.

 

한반도에서 이를 닦는 것에 대한 역사가 기록된 것은 바로 불교의 역사와 맞물렸는데, 한반도에 불교가 포교되면서 이빨을 닦는 것…아니, 쑤시는 것이 부처님의 제자로서의 행해야 할 수신(修身)의 한가지라는 것이 퍼지면서 양지질(‘양치養齒’는 잘못된 표현이었다…이때까지는 말이다)은 일상으로 퍼지게 되는데…

 

고려시대 고려인들이 일상에 쓰는 단어를 추려서 정리한 계림유사(鷄林類事)에도 이 양지양지(楊枝)란 단어가 나오는 걸 보면, 이미 고려시대 이전부터 한민족은 이빨을 닦아왔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양지란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란 것이다.

 

“이거 참…이빨 쑤시다가 이빨 다 나가겠어.”

 

“왜 그래?”

 

“아니, 아침에 양지를 하려는데…잘못 쑤셔서 잇몸에서 피가 나오는 통에 죽겠구만….”

 

“그러게 양지 끝에 칼집을 내서 솔처럼 쓰지 않구.”

 

“솔처럼 긁어내려니까 시원하지가 않아서….”

 

“매일 자일리톨 껌을 씹을 수도 없는거고….”

 

“자일리톨도 안 돼. 그건 양지 후에 씹는 거잖아.”

 

“양지를 안 하자니 찝찝하고, 하자니 잇몸이 아프고…난감하네.”

 

과연 우리 조상들은 잇몸이 아프지 않은 칫솔을 구할 수 있을까? 초특급 대하 메디컬 사극 ‘칫솔을 찾아서’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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