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놈들의 식량 사정을 확인하기 위해 왜놈들에게 점령당한 서울로 몰래 잠입한 조선의 특공 스파이들! 이들은 왜군들이 한끼 두 홉씩만 먹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갔는데…
“오늘은 수요일이라 군데리아와 스프되겠스므니다! 고니시 장군님이 네들이 고생한다고 오늘은 특별히 딸기쨈 대신에 케찹을 발라먹어도 좋다고 했스므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먹기 바라므니다!”
“하이!”
왜군들은 특별히 불만도 없는 듯 한끼 두 홉의 식사를 잘 받아먹는데,
“저것들 저거 먹고 어떻게 사냐?”
“더 웃기는게 저게 전부다 자유배식이랍니다.”
“뭐? 진짜?”
“예!”
“음, 미스테리야. 어떻게 저걸 먹고 살 수 있지?”
“좀 더 살펴보자고.”
“조장님! 창고를 살펴 보고 왔습니다!”
“그래? 얼마나 되더냐?”
“대충 30일치 정도 되겠는데?”
“30일치?”
“예! 조선군 식사량으로 계산해 보니까 대충 30일치 나왔습니다.”
“그럼 쟤네들 먹는 양으론 얼마나 먹겠냐?”
“글쎄요. 한 100일? 짜게 먹으면 120일? 빠듯하게 4달 정도 버틸수 있을 듯 합니다.”
“음, 4달이라…4달이면, 저것들이 전라도나 경상도에서 가을걷이해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잖아?
“그…렇죠?”
“이 자식들이 지금 긴축재정 하는 거 아냐?”
“설마요. 아무리 그래도 군바리들인데, 뭘 먹여도 시원찮을 판에….”
“음, 안되겠어. 일단 고니시가 얼마나 먹는지를 확인해 보자. 설마 장군이나 된 놈이 긴축을 하겠어?”
이리하여 조선의 특공 스파이들은 어렵게, 어렵게 고니시 유키나카의 당번병이 식사를 들고 가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런 된장! 장군이나 된 놈이 하루 한 되를 못 먹어? 저게 사람이야? 사람이 전쟁을 하려면 든든하게 먹고 밥심으로 버티는 건데…저것들 지금 뭐하자는 거야?”
“아무래도, 최고지휘관이 모범을 보이는 게 아닐까요?”
“모범?”
“예! 인간이 하루에 한 되도 못 먹는다는 거…이거 불가능 하지 않습니까? 사람이라면 적어도 하루 21홉(1260cc)은 먹어야 살 수 있는데, 하루 한 되도 못 먹는다…저건 승리를 위한 강렬한 욕망 아닐까요?”
“아무리 이기고 싶다고 해도, 어떻게 먹는 걸 줄일 수 있지? 다 먹고 살자고 전쟁 하는 거 아냐? 네들은 이기기 위해서 식사량을 줄일 수 있겠냐?”
“아뇨.”
“그치?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데. 안되겠어. 일단 본부에다가 보고부터 하자. 우리야 정보만 전달해 주면 되는 거니까…. 본대로 느낀 대로 적어 보내자.”
이리하여 조선의 특공 스파이들은 1차 장계를 날려 보내는데…
“믿기지 않겠지만, 왜놈들은 한 끼 식사에 쌀 2홉씩을 먹음. 왜장인 고니시 유키나카도 솔선수범해 하루 한 되도 안 되는 식사를 함. 이렇게 먹는데도 왜놈들의 사기는 왕성함. 아울러 왜놈들의 군량창고를 확인해 본 결과 조선군 식량 소요량으로 따지면 한 달을 겨우 버티는 수준, 왜놈들이 먹는 수준으로 계산해 봤을 경우 넉넉히 100일, 빠듯하게 120일을 버틸 수 있는 수준임.”
이 보고서를 받아든 의주(이 당시 임금이 의주로 파천했음)의 조선 정부는 발칵 뒤집혔는데,
“한 끼에 2홉이라니! 그렇다면 하루에 6홉을 먹는단 소리가 아니오? 이게 사람으로 가능한 일이오? 어떻게 그것만 먹고 살수 있단 말이오?”
“더구나 전쟁을 하겠다고, 남에 땅까지 넘어온 놈들이 한 끼에 2홉이라니!”
“소서행장놈도 하루에 한 되도 안 먹는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스파이들을 잘못 보낸 거 아니오? 도저히 말이 되지 않잖아요! 어찌 사람이 하루에 6홉으로 살 수 있단 말이오!”
“이건…미스테리요. 아니, 보고가 잘못 된 것이오!”
특공 스파이들의 보고서를 앞에 두고, 조정은 갑론을박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 당시 조선의 성인 남자의 한 끼 식사가 쌀 7홉(420cc)였었던 것이다. 요즘 성인 남성들이 평균적으로 먹는 한 끼의 쌀 양이 140~160cc인걸 생각하면…좀 많이…아니 상당히 많이 먹는 것이긴 했다. 하지만, 이 당시 조선 사람들은 이렇게 먹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였으니, 도저히 왜군들의 식사량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이때 내린 결론이,
“왜놈들이 독하게 마음먹고, 장기전으로 가려하고 있다. 안 그러면 어찌 하루에 6홉씩만을 먹고 버틸까? 이건 승리에 대한 집착이다! 왜장 소서행장(小西行長)이 몸소 모범을 보이려고 하루 한 되도 안 되는 쌀만 먹는 게 바로 그 증거이다.”
조선인들의 순진한 착각이었다. 왜군들이 먹는 건 지극히 정상적으로 먹는 것이고, 당시 조선인들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먹는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한 조선 조정은 이후 전쟁이 끝날 때까지 왜군들은 독종이란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 대목에서 한가지 첨언할 것이 있는데, 이 당시 동아시아 지방에서 조선은 대식국(大食國)이라 불이었다. 오죽하면,
“저렇게 먹는데, 어찌 가난을 면할 생각을 할까? 버는 족족 먹는 걸로 다 써버리는데….”
그도 그럴 것이 한 끼 식사를 7홉씩이나 먹고, 농사철만 되면 삼시세끼에 새참까지 챙겨 먹는 모습은 말 그대로 ‘식탐에 젖어 사는 괴물’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조선인 스스로는 이렇게 먹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 덕분에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이 먹는 모습을 보며, 그들을 독종이라 불렀던 것이다. 어찌 보면 코미디 같은 이야기지만, 요즘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고봉밥이라는 존재를 보면 그냥 웃고 지나가긴 왠지 씁쓸한 뒷맛이 남는 이야기이다.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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