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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肉身) - 정공채

한국의 名詩

by econo0706 2007. 2. 1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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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클립아트

 

육신(肉身) - 정공채

 

적빈(赤貧)한 아내의 뺨을 때리고 나선 아침의 바닷가
등신대(等身大)를 넘치며 불어오는 아량(雅量)의 바람은
전신(全身) 가득히
붉은 부끄러움을 쑤셔넣는다.
바닷가로 나오길 잘했다.
아내의 시정(市井)은 아직도 시끄러울 것이다.


자유의 바닷가를
한 마리 비스듬히 옆으로만 달리는
방종(放從)의 게가
당신을 잘못 이끌며,
맴돌고만 있는 소심(小心)한 생활.


저 망망한 대양을 눈앞에 두고서도
겨우 겨우 소금냄새만 쐬고 있는
잔소리 많은 모래톱의 저변(底邊), 아픈 생활
대해(大海)를 두고 살아도
비말(飛沫)이나 둘러쓰는 바닷가의 처지에
두 눈을 아래로 내려라.
손발을 치켜들 자랑도 없다.
방종(放從)의 옆걸음에
따라오는 처자식만 고달프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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