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 백무산
바다를 만나고 돌아서면
상처처럼 가슴에 파도가 막혀 있다.
젊은 삼 년을 바다에서 살았던 몸
잊었다가 또 한 번씩 철렁거리고
이제는 그 빛깔이 많이도 변했다.
웅얼거리며 어질러진 소리들 감추고
모습을 엉긴 실타래처럼 숨겼던 바다
그때는 실올처럼 하나씩만 일러 주었지만
돌아서면 그것은 뜯어진 실밥이었지만
언제나 나를 붙드는 것은 푸른 빛깔이었다.
푸르름은 항상 너른 모양을 갖고
철벅거리는 도시에서 눈물 찔끔대며
촐랑거리는 강가에 사는 우리에게 그 속살을 보여주었다
날더러 오라고 한다
또 한 번 안고 뒹굴라 한다
우리가 사는 문드러진 도시에도
쉴새 없이 파도가 몰려간다 한다
어둡고 깊은 골짜기를 찾아
매맞고 피흘리는 깊은 수렁에서 철썩이며
억압의 바위를 때리며
철창에 부딪쳐 물기둥을 쏘아올리는 바다
우리더러 이제 오라고 한다
가슴마다 하나씩 큰 파도가 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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