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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멀고 - 고원

한국의 名詩

by econo0706 2007. 2. 1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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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클립아트

 

오늘은 멀고 - 고원

 

오늘은 멀고
오늘보다 먼저
내일이 오는 지점에
꽃냄새를 맡듯이
마음이 멎는다.
꽃냄새는 없는데
자리는 비었는데…


거기는 분명히 와야 할
아무 아무 것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은 다만 마음으로써
한 결 충만해짐을 느끼는 것일까?
풍만한 게 아니라 꽉 차 버리는
泡沫의 포화 상태!


그것은 밀리고 밀린
‘미움’의 飽和.


사랑스러워서
사랑하고 싶어서
모든 가슴에 사무친
미움을 노래할 시를 쓴다면
이 순간에도 여유가 생길까부다.


기억으로 통하는
아름다운 별들의
맑은 공간
이런 때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음을 토하는 귀뚜라미 소리는
단절이 없어 숨이 막힐 뿐.


땅에는 갔어야 할 어제의
무거운 그림자가 우둔한 채.
또 다시 오늘은 멀고
내일이 먼저
머리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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