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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家庭) - 이상

한국의 名詩

by econo0706 2007. 2. 1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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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클립아트

 

가정(家庭) - 이상

 

문을 암만 잡아다녀도 안 열리는 것은 안에 생활이 모자가는 까닭이다. 밤이 사나운 꾸지람으로 나를 졸른다. 나는 우리집 내 문패 앞에서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나는 밤 속에 들어서서 1)제웅처럼 자꾸만 멸해 간다. 식구야 봉한 창호 어데라도 한구석 터놓아다고 내가 2)수입되어 들어가야 하지않나. 지붕에 서리가 내리고 뾰족한 데는 침처럼 월광이 묻었다. 우리집이 앓나 보다 그리고 누가 힘에 겨운 도장을 찍나 보다. 수명을 헐어서 전당 접히나 보다. 나는 그냥 문고리에 쇠사슬 늘어지듯 매어 달렸다. 문을 열려고 안 열리는 문을 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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