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배(光背) - 공광규
조계사 앞 佛具상가
인도를 걷는데 앞에서 걸어오던
미친 여자가 가게 앞 과일상자에
손을 넣고 뒤적거린다
주인이 놀라서 뛰어나오고
내가 달려가 꾸짖으려는데
은행잎 한 움큼 골라
쓰레기통에 버린다
황망해하는 주인과 내 기척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쳐버리는 미친 여자의 등
부처를 팔아 뚱뚱한 상점 주인
약한 사람 앞에서만 정의를 침튀기는 나
그녀의 자고 더러운 등에서
聖者의 광배가 실재함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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