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의 말 - 한승원
저승을 다녀온 한국인 조르바의 말에 의할 것 같으면,
이천 몇 십년 전에 팔십 몇 살로 열반한 석가모니와 천구백 몇 십년 저쪽에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다음 하늘로 올라간 예수는 저승에서 몸뚱이 하나 속에 똑같은 얼굴로 들어가 있는데 그들을 찾아간 자들이 부처님이라고 부르거나 예수님이라고 부를 때면 카멜레온처럼 색깔을 달리하여 대답을 한다고
내가 더 구체적으로 말을 해달라고 주문을 했더니
<내 먹물옷을 입은 저놈이 염불에는 정신이 없고 시주돈만 챙기는 구나> 하고 이마에 기름기 도는 스님을 향해 탄식을 할 때는 석가모니의 색깔이 되고
<저 자식이 오늘 또 내 이름 내 말을 앞세워 사기를 치고 있구나> 하고 배가 나온 목사나 신부를 한심스러워 할 경우엔 예수의 색깔이 된다고
그렇지만 그분들의 말에는 메아리가 없다구만이라우
쇠북이나 악기들처럼 속이 비어있지 않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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