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3. 22
유럽 5대 리그의 순위표 상단이 뜨겁다. 시즌 막바지로 흘러갈수록 우승을 위한 마지막 '자리싸움' 경쟁이 치열하다. 뜨거운 곳은 꼭대기만이 아니다.
순위표 하단은 상단에 비해 관심이야 덜하겠으나, 그 뜨거움마저 덜하지는 않다.
관련된 팀들에게는 우승보다 더 큰 가치일 '생존'이라는 목표를 걸고 사투를 벌인다. 밀려나면 그대로 끝이다. 강등권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이번 시즌 5대 리그에서 강등이 확정된 팀은 아직 하나도 없다. 그래서 더 피를 말린다.
▲ 샬케04는 이번 시즌 단 1승 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 © AFP=뉴스1
◇ 기적을 바라야 하는 최하위권 팀과 경계선에 얽힌 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강등 직행 3자리 중 2자리의 주인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4승2무23패(승점14)의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20위, 3승9무17패(승점18)의 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WBA)이 19위에 자리했다. 이 두 팀은 이미 잔류 문턱과 멀어진 데다 팀 분위기마저 너무 떨어져 있다. 아직 강등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두 팀은 사실상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최하위로 처진 셰필드는 지난13일 5년 동안 팀을 이끈 크리스 와일더 감독을 내치는 강수까지 뒀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폴 해깅바텀 감독대행 체제로 나선 28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도 0-5로 대패했다. 해깅바텀 감독대행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써서 살아남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WBA는 최근 3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할 만큼 무딘 공격력이 고민이다. 18위 풀럼과의 승점 8점 차이가 큰 벽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18위 풀럼이 안전한 위치는 아니다. 5승11무14패(승점26)의 풀럼부터 7승7무15패(승점28)의 17위 뉴캐슬 유나이티드, 7승11무11패(승점33)의 16위 브라이튼까지도 모두 강등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 16위 브라이튼은 강등 경쟁 중인 뉴캐슬을 3-0으로 잡는 등 최근 2연승으로 순식간에 강등권과 격차를 벌렸으나, 풀럼과 뉴캐슬은 여전히 하락세다.
▲ 풀럼과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모두 강등전쟁을 치르고 있다. / © AFP=뉴스1
18위와 17위 사이에서 엎치락뒤치락 중인 풀럼과 뉴캐슬이 강등의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풀럼은 한 경기를 더했음에도 승점 28점에 머물러 잔류에 비상이 걸렸고, 뉴캐슬은 EPL 최근 6경기에서 단 1승도 없는 유일한 팀이다. 두 팀 중 마지막까지 좀 더 힘을 내는 팀이 살아남고, 그러지 못하는 팀은 방을 빼야 할 위기다.
18개 팀 중 2팀이 다이렉트 강등되고 1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독일 분데스리가도 비슷한 판도다. 샬케04(1승7무18패·승점10점)가 18위로 처져 힘겨운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남은 10경기 중 최소 5승은 해야 경우의 수라도 따져볼 텐데, 이번 시즌 고작 1승 밖에 거두지 못했고 16득점 69실점을 기록 중일 만큼 전력이 약해 기적을 바라야 하는 처지다.
반면 17위 자리엔 4개 팀이 얽혀 있다. 아르미니아 빌레벨트(6승4무16패·승점22점)가 17위, 승점 1점 앞선 쾰른(5승8무13패·승점23)이 16위를 달리고 있다. 그 위로 마인츠와 헤르타 베를린(이상 6승6무14패·승점24)로 15위와 14위에 위치했다. 승점 2점 사이에 4팀이 얽혀 있어 언제든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샬케04는 기적을 바라고 있고, 남은 4개 팀은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고 있다.
20개 팀 중 2개 팀이 강등 직행, 1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프랑스 리그1도 한 팀의 독보적 추락이 눈에 띈다. 분데스리가에 샬케04가 있다면, 리그1엔 디종이 있다.
디종은 2승9무19패(승점15)로 20위에 처져 있다. 19위 낭트(5승13무12패·승점28)와 승점 차가 13점이다. 8경기가 남아 있어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차이는 아니지만, 리그 10연패 중인 디종의 무기력한 경기력을 생각해보면 쉽지 않다.
디종은 이번 시즌 무려 16명을 영입하며 의욕적으로 준비했지만, 조직력에서 큰 허점을 보여 오히려 많은 영입이 '악수'가 됐다.
그 위는 촘촘하다. 5승13무12패(승점28)의 낭트가 19위, 8승5무17패(승점29)의 님 올랭피크가 18위, 7승8무15패(승점29)의 로리앙이 17위다. 이 구역은 매 라운드 순위가 요동치고 있어 최종 예측이 어렵다.
▲ 우에스카는 리그 최하위지만 한 경기만 이겨도 순위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 / © AFP=뉴스1
◇ 모두가 엉켜있는 '진흙탕 바닥'
각각 3개 팀이 강등행 열차에 직행하는 이탈리아 세리에A와 스페인 라 리가는 하위권이 '진흙탕'이다. 앞선 3개 리그처럼 완전한 하락세의 팀이 없고, 최하위부터 잔류권 팀까지 모두가 적은 승점 차이로 얽혀 있다. 중위권 팀도 잠깐 삐끗하면 강등 당할 수 있다.
라 리가는 최하위 우에스카(3승12무13패·승점21)부터 13위 오사수나(7승9무12패·승점30)까지 8개 팀이 불과 승점 9점 차이로 혼전 중이다. 꼴찌 우에스카도 한 경기만 이기면 강등권 밖인 17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만큼 어지러운 진흙탕 바닥이다.
더욱이 우에스카가 최근 8위 그라나다를 잡는 등 '도깨비 팀' 면모를 보이고 있는 반면 19위 데포르티보 알라베스(5승8무15패·승점23)와 18위 에이바르(4승11무13패·승점23)는 나란히 최근 6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등 부진해 예측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17위 엘체·16위 레알 바야돌리드·15위 카디스·14위 헤타페 등 다른 리그라면 잔류 안정권을 의미하는 순위의 팀들도 1~2경기만 놓치면 곧바로 최하위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도 또렷한 최약체가 없다.
크로토네가 4승3무21패(승점15)로 20위에 처져 있지만, 19위 파르마칼초(3승10무15패·승점19)와 18위 칼리아리(5승7무16패·승점22), 17위 토리노(4승11무12패·승점23)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1~2경기의 연승만으로도 강등권 팀이 확 바뀔 수 있을 만큼 간격이 좁다.
4월25일 크로토네와 파르마칼초의 맞대결도 예고돼 있는데, 여기서 크로토네가 이길 경우 강등권 싸움은 더욱 혼탁해질 수 있다.
크로토네는 팀이 20위에 처져 있음에도 리그 득점 랭킹 7위를 달리고 있는 시메온 은완코(13골)의 득점력에 기대를 걸고, 파르마칼초는 26라운드에서 AS로마를 잡는 '대이변'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
안영준 기자 tree@news1.kr
자료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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