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후회 - 최정례
내가 靑山이었을 때
내가 靑山 白雲이었을 때
夢遊桃源 같은 데를 헤매다닐 때
그때 참새였던
누런 꾀꼬리였던
맹금에 쫓기면서
무어라 무어라 내게 지껄였던
대추나무 이파리,
대추나무 이파리가
소스라치게 반짝였다
내가 알아듣지 못했던가
알고도 못 본 척 했던가
그래 오늘 어찌어찌 흘러와
25평 아파트에 갇혀
벌써 일만 이천 번인가 일만 삼천 번째
밥상을 폈다가 접는 내게
그것 봐라 지껄이는 것인가
밥상에 얼굴이나 비춰보며
도저히 닿지도 않는
맘속의 말을 중얼거리는 내게
그것 봐라 그것 봐라
나는 오천 번도 더 갔다가 되돌아왔다
나는 오만 번도 더 몸을 바꿔 반짝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