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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생각] 황선홍 홍명보 프로축구 레전드 선정 문제 없나?

--김병윤 축구

by econo0706 2022. 9. 1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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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6. 11.

 

한국축구에 1983년은 역사적인 해다. 5월 8일 서울동대문운동장에서 유공과 할렐루야가 프로축구 개막(K리그)을 알리는 첫 경기를 펼쳐 한국축구에 프로축구 출범의 팡파레를 울렸다. 국민은행, 포항제철, 대우, 할렐루야, 유공 등 모두 5개팀이 참가하여, ‘슈퍼리그’란 이름으로 원년에 자웅을 겨룬 한국프로축구는 할렐루야가 초대 챔피언에 등극해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로부터 한국프로축구는 환희와 영광의 순간을 맛보며 30년의 역사를 맞았고, 현재까지 총 22개팀(상주 상무, 광주 FC 포함)이 프로축구 마당에 발자취를 남겼다. 30년 동안 프로축구 마당을 누비며 영웅이나 레전드로서 활약한 선수는 많다. 그 대표적 선수는 개막 경기에서 첫 골을 터뜨린 유공의 박윤기 선수다. 박윤기 선수는 프로축구 첫 골의 주인공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원년 최다 득점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으며 프로축구 30년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한국프로축구 30년 역사는 아시아에서 최초다. 이런 한국프로축구의 영향으로 한국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4강과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획득 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프로축구 마당에서 영웅과 레전드로 성장한 선수들의 힘이 컸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5월 30일 프로축구 30주년을 기념해, 역대 프로축구 레전드 베스트11을 선정 발표했다. 그 주인공들을 살펴보면 최순호(48), 황선홍(45), 서정원(43), 유상철(42), 신태용(43), 김주성(47), 최강희(54), 박경훈(52), 홍명보(44), 김태영(43), 신의손(53) 등이다.

 

▲ 프로축구 ‘레전드 베스트11’ 투표 결과 / 동아일보


그러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축구팬 투표 결과를 총점의 30%로 반영하여, 선정한 레전드 베스트11에 공감하고 인정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유는 레전드 베스트11로서 대표성과 상징성 및 의미가 부족하고 또한 퇴색되어 있는 선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중 대표적인 선수는 황선홍과 홍명보다.


이 두 선수는 프로축구가 실시했던 드래프트제를 외면하고 황선홍은 1991년 독일 레버쿠젠II(아마추어)에 진출한 후 1992년 부퍼탈 SV 보루시아를 거쳐 1993년에야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고, 홍명보는 군 입대를 한 후 1992년 비로소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 프로축구 무대에 서 한국프로축구의 정통성을 외면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는 진정한 프로축구 30년 레전드 베스트11로 인정하기 어려우며, 단지 명성과 인기에 의한 선정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국프로축구의 진정한 레전드 베스트11은 프로축구 마당에서 개인 및 리그 발전을 위해 땀을 흘리며 30년의 역사를 일군 진정한 선수여야 한다. 그래야만 레전드 베스트11로 서 진정한 가치가 있다. 이번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한국프로축구 30년을 빛낸 베스트11 보다 더욱 빛나는 선수들은 많다.

프로축구 원년 유공에서 활약했던 김용세는 165경기에 출장해 53골, 18도움을 기록하는 활약속에 베스트11도 여러 번 수상했고, 실버슈나 브론즈슈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며 프로축구 최초로 개인 통산 50골을 돌파했던 상징적인 선수다. 대우에서 활약했던 정해원도 프로축구 레전드 베스트11에 선정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정해원은 1986년 프로리그에서 한일은행을 상대로 개인통산 세 번째, 그리고 전인미답의 2게임 연속 해트트릭에 성공하는 불멸의 대기록을 작성하며 10골로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베스트11 반열에 올랐음은 물론 2게임 연속 해트트릭으로 '특별 수훈상'까지 받았다.

 

▲ 대우 로열즈 시절의 정해원 / 베스트일레븐


더불어 정해원은 1987년에서도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베스트11 자리에 올라, 그가 한국프로축구 마당에 새긴 족적은 그 어느 누구보다 화려하고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다.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프로리그 득점왕에 윤상철(48)도 한국프로축구에 빼 놓을 수 없는 레전드다. 이 밖에 14시즌 동안 439경기에 출장해 116골을 넣은 우성용(40)과, 257경기에서 114골을 넣은 김도훈(43)도 한국프로축구의 정통성을 지킨 레전드로 손꼽힌다. 뿐만 아니라 프로축구 리그 통산 최다 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병지(43)는 1992년 울산 소속으로 데뷔전을 치른 이래 22시즌 동안 프로 리그에 출전 현재까지 620여 경기에 출장 중이다.

한편, 필드플레이어로서 김기동(전 포항)은 501경기에 출전 프로리그에 최다 출장 선수로서 자리매김해 있다.

일본의 프로축구(J리그) 요코하마 FC 소속 미우라 카즈요시는, 브라질에서의 축구유학 중 일본축구 붐을 일으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유학 생활을 접고 1982년 CA 주벤투스에 입단 1993년 5월 일본의 J리 출범과 함께 개막경기에 출전 46세인 현재까지 20년 동안 J리그 마당을 누비며 J리그의 상징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해 있다. 그동안 미우라 카즈요시는 J리그 개막원년 최우수선수상(MVP)및 일본축구 올해의 선수상과 1996년 J리그 득점상을 수상했고, 대표선수로서도 맹활약하며 오늘에 일본축구와 J리그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 대표팀 시절의 황선홍, 홍명보 / 동아일보


이점에 비춰볼 때 황선홍(64경기/31골)과 홍명보의 한국프로축구에서의 발자취는 레전드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그렇다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프로축구 출범 30주년을 기념하여, 선정한 레전드 베스트11은 대표팀에서의 활약에만 초점을 맞춘 느낌이 강하다. 30년의 역사를 지닌 프로축구의 진정한 레전드는 프로축구 마당에서의 팀 성적, 개인경기출장 시간 및 수상경력 등을 염두에 둔, 좀 더 주관적이고 현실적인 면에 선정 기준을 맞춰야 진정한 레전드로 평가 받을 수 있다.

이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프로축구 레전드 선정 방법에 있어서, 선정방법 전환을 모색 진정한 프로축구의 대표성을 지닌 선수를 레전드로 선정하여야 한다. 이번과 같이 선정 참여 인원(9만여 명)이 문제가 아니라 몇 명이 참여하더라도, 각 프로구단 관계자와 선수까지 아우르는 선정의 명분과 당위성이 우선이며, 레전드 선정에 있어서 인터넷 활용에 의한 팬 투표비율 30%도 지나치게 높아 선정의 참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솔직히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프로축구 3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역대 프로축구 레전드 베스트11 선정에 황선홍과 홍명보가 선정되었다는 사실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한국프로축구 30년 역사를 일구는데 피와 땀을 흘리며 밑거름이 된, 모든 선수들의 명예와 자부심 및 긍지를 폄훼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함을 잃지 말아야 하겠다.

 

김병윤/ 전 서산농고 감독

 

자료출처 : 스포탈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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