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13.
'월드컵 우승국' 독일 대표팀이 조지아와의 EURO 2016 예선 최종전에서 졸전 끝에 2-1 승리를 거두며 본선행 티켓을 차지했다. 독일이 월드컵에서의 성공을 EURO 대회에서도 이어가기 위해선 최전방 공격수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독일이 조지아와의 EURO 2016 예선 최종전에서 졸전을 펼쳤다. 2-1 승리를 거두며 본선 진출에 성공했으나 이 경기가 라이프치히 홈에서 치러졌고, 상대팀 조지아가 FIFA 랭킹 110위에 불과한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독일 입장에선 물만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경기였다.
심지어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26분경과 52분경, 그리고 59분경에 골과 다름 없는 슈팅들을 선방해냈다. 자칫 패할 수도 있었던 경기다. 이에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는 노이어에게 평점 1점을 선사했다(독일은 일반적으로 평점 1점부터 6점까지 책정하고, 1점이 가장 높은 평점이다).
물론 경기 내용적인 면에선 독일이 조지아를 압도했다. 점유율에서 68대32로 크게 앞섰고, 슈팅 숫자에서도 29대8로 상대 팀보다 거의 4배에 가까운 슈팅을 기록했다. 유효 슈팅 역시 13대5로 독일이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패스 숫자(독일 750회, 조지아 305회)와 패스 정확도(독일 90%, 조지아 70%), 공중볼 획득 숫자(독일 8회, 조지아 5회), 코너킥(독일 9회, 조지아 3회), 태클 숫자(독일 22회, 조지아 13회) 등 각종 수치에서 모두 독일이 앞섰다.
▲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 / 골닷컴
# '가짜 9번' 괴체의 부재, 예상보다 컸다
문제는 마무리에 있었다. 마르코 로이스가 무려 7차례의 슈팅을 시도했고, 그 중 5번의 슈팅이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으나 지나치게 정직했다. 그 외 선수들도 다소 조급하게 슈팅을 때리는 경향이 역력했다.
무엇보다도 부상을 당한 마리오 괴체를 대신해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안드레 쉬얼레는 무기력하기 이를 데 없었다. 경기 내내 쉬얼레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쉬얼레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독일 스포츠 전문 매체 'SPOX'는 SNS 계정에 '오늘의 쉬얼레'라는 문구와 함께 잔디에 숨는 호머 심슨(미국의 유명 만화 '심슨 가족'의 주인공)의 동영상을 올리며 조롱했다.
실제 이 경기에서 쉬얼레는 선발 출전한 독일 필드 플레이어들 중 가장 적은 26회의 볼 터치와 20회의 패스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 역시 70%로 독일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낮았다. 총 3차례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그 중 유효 슈팅은 67분경에 기록한 게 유일했고, 그마저도 골키퍼 정면으로 힘없게 굴러가는 슈팅이었다. 당연히 쉬얼레는 빌트지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점수인 평점 6점을 받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독일은 크게 두 가지 포지션에 문제를 안고 있었다. 바로 최전방 원톱과 오른쪽 측면 수비수이다. 독일 역대 A매치 최다 골 기록(71골)자인 베테랑 공격수 미로슬라브 클로제와 전임 독일 대표팀 주장 필립 람이 월드컵 우승과 함께 은퇴를 선언하면서 발생한 문제이다.
그나마 최전방 공격수는 괴체가 '가짜 9번(False 9)' 역할을 수행하는 제로톱 전술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클로제의 득점력을 대체하기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괴체는 안정적인 키핑과 준수한 연계 플레이를 통해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득점을 지원해 주었다.
실제 아일랜드전에서 부상 당하기 전까지 괴체는 EURO 2016 예선 9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게다가 괴체가 가짜 9번으로 선발 출전한 EURO 2016 예선 7경기에서 독일은 6승 1패를 올렸다. 그마저도 유일한 1패는 바로 괴체가 35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된 아일랜드전으로 괴체 부상 이전까지 독일은 괴체와 로이스가 찰떡궁합을 선보이며 상대를 괴롭혔으나 괴체 부상과 함께 공격의 날카로움이 급격히 무뎌지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즉 괴체가 가짜 9번으로 45분 이상을 소화한 EURO 2016 예선에서 독일은 6전 전승을 올기고 있는 셈이다. 반면 괴체가 가짜 9번으로 선발 출전하지 않거나 45분을 소화하지 않은 4경기에서 독일은 1승 1무 2패에 그치고 있다.
그러하기에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아일랜드전에 괴체가 사타구니 부상을 당해 3개월 결장이 확정되자 "마리오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쓰라린 결과다"라고 고충을 밝히는 한편 "우리는 그가 치료를 잘 받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희망한다"라는 바람을 전한 것이다.
문제는 언제까지 괴체 제로톱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괴체는 2010년 프로 데뷔한 이래로 2달 이상의 장기 부상을 3차례나 당했을 정도로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선수이다. 괴체가 없을 때를 대비해 대안이 필요하다. 게다가 괴체가 정통파 공격수가 아니기에 강팀들이 즐비한 EURO 2016 본선에선 승부처에 골을 넣어줄 수 있는 공격수가 필요하다.
/ 사진 출처: Bild
# 독일의 새로운 9번 대안은?
뢰브 감독이 원하는 공격수 유형은 명확하다. 그는 올해 3월, 기자회견에서 정통파 공격수 마리오 고메스의 대표팀 복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중요한 건 유연성에 있다. 우리는 현재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어떤 타입의 공격수를 막론하고 많이 뛰어서 공간을 점유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즉 뢰브가 원하는 공격수는 활동량이 많고, 볼 키핑과 연계 플레이에 능해야 한다. 그러면 뢰브가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할 선수는 누가 있을까?
1. 막스 크루제
일단 크루제가 가장 먼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크루제는 이미 조지아전에서 75분경 쉬얼레 대신 교체 투입되어 78분경 결승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크루제 역시 괴체와 마찬가지로 키핑과 연계 플레이에 강점을 보인다. 게다가 폭넓은 활동폭을 바탕으로 이선 미드필더들의 침투를 원활하게 돕는 데 능하다. 실제 그는 분데스리가 통산 142경기에 출전해 36골 35도움을 올리고 있다.
다만 크루제의 단점은 괴체의 다운 그레이드형이라는 데에 있다. 즉 크루제 역시 진짜 9번형 공격수는 아니다. 그러하기에 크루제는 장기적으로 괴체의 교체 자원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2. 르로이 사네
최근 새롭게 독일 대표팀 공격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신예 공격수이다. 그는 현재 샬케에서 주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하고 있으나 원래 공격수 출신으로 득점에 강점을 가진 선수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에서도 그는 에릭-막심 추포-모팅이 29분경 부상을 당하자 공격수로 교체 출전해서 골을 넣으며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골을 넣은 선수(만 19세 58일)로 등극했다.
뢰브 감독이 좋아하는 활동폭이 넓고 이선까지 커버할 수 있는 공격수이다. 다만 아직 만 19세로 신체적인 면에서 완성되지 않았기에 버티는 부분이 떨어진다는 게 아쉬운 부분. 최근 분데스리가 3경기 연속 골을 넣었고, 21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2골을 기록하며 물 오른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다.
3. 다비 젤케
독일의 차세대 원톱 공격수로 평가받는 선수. 2014년 19세 이하 유럽 선수권에서 6골을 넣으며 대회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이미 지난 시즌 베르더 브레멘 소속으로 30경기에 출전해 9골을 넣으며 프로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1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3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타고난 타겟형 스트라이커로 만 20세의 어린 나이에도 신체적으로 완성됐다. 게다가 폭넓은 활동폭을 가지고 있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바탕으로 연계 플레이에도 능하다. 다만 현재 2부 리가 구단 RB 라이프치히에서 뛰고 있다는 게 옥에 티. 하지만 뢰브 감독은 과거에도 2부 리가에서 뛰던 마르코 마린을 차출했던 바 있기에 젤케를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는 현재 2부 리가에서 9경기에 출전해 6골 1도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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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리오 고메스
전형적인 타겟형 스트라이커. 득점에 강점이 있다. 피오렌티나 시절 부상으로 신음했으나 올 여름, 베식타스로 이적해 최근 4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예전의 기량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이미 뢰브 감독 아래에서 2007년부터 독일 대표로 활약했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 다만 최근 부상이 잦아졌다는 것이 걸림돌이고, 활동폭도 줄어들었다는 게 고민거리. 그래도 부상 문제만 없다면 뢰브가 다시금 대표팀에 불러들일 가능성이 크다.
5. 알렉산더 마이어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 무릎 부상을 당해 장기간 결장했으나 이번 시즌 쾰른과의 분데스리가 4라운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이기에 연계 플레이에도 능숙하다. 다만 만 32세의 베테랑이고, 활동폭이 넓은 편이 아니기에 뢰브가 대표팀에 차출할 지는 미지수다.
6. 케빈 폴란트
최근 지속적으로 대표팀에 뽑히고 있다. 소속팀 호펜하임에선 이번 시즌부터 투톱 공격수로 고정되어 뛰고 있고, 5골을 넣으며 성공적으로 새로운 보직에 안착하고 있다. 다만 원톱에 서기엔 키핑력과 연계 플레이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뢰브 감독도 그를 대표팀에 차출하고 있긴 하지만 좀처럼 출전 시간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이는 그에 대한 뢰브 감독의 신뢰가 그리 크지 않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김현민 기자
자료출처 :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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