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1. 06
뻥뻥 터지는 ‘오피셜(입단 발표)’ 소식에 두 팀은 물론 K리그 클래식 팬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올해로 어느 덧 34번째 시즌을 맞는 K리그 클래식 역사에서 유례 없는 개막전이 되지 않을까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필자 역시 아직 두 달이나 더 남은 개막전이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것을 숨길 수 없다.
2016년 K리그 클래식도 ‘전북 천하’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웅크리고 있던 FC서울이 이적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모처럼 프로축구에도 경쟁자다운 경쟁자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전북이 ‘비원’이나 다름 없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10년 만에 우승하기 위해 뛰어들 것은 당연했다. 실제로도 12월 초부터 이적설 중심에 휩싸이며 ‘이적시장 한파’를 따뜻하게 녹이고 있다. 이종호 임종은 김보경 최재수 고무열 등 수준급 선수들이 속속 녹색 유니폼을 입었고, 외국인 공격수 등 추가 영입을 노리고 있다. 역시 전북이었다. 그런데 그 틈 사이로 선수 영입 소식을 ‘스르륵’ 전하는 구단이 있으니 바로 서울이다. 골키퍼 유현을 필두로 ‘레전드’ 데얀과 ‘포항 공격 듀오’ 조찬호 신진호를 영입하더니 프리킥이 좋은 주세종까지 데려오며 전북의 ‘장군’에 ‘멍군’을 부르는 모양새가 됐다.
▲ 지난 해 10월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전북 맞대결에서 두 팀 선수들이 충돌하고 있다. /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은 지난 몇 년간 주축 선수를 시장에 파는 경향이 짙었다. 특히 데얀 하대성(2013시즌 뒤) 김주영 에스쿠데로(2014시즌 뒤) 등 굵직한 선수들이 팀을 이탈하면서 ‘수도 서울’ 위용에 걸맞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 부호를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의 리빌딩은 최용수 감독 용병술과 어우러져 지난 해 하반기 의미 있게 이뤄졌다는 생각이다. 수비는 12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박주영 다카하기 아드리아노 윤주태 등으로 갖춰진 공격력이 제 모습을 찾으면서 FA컵 우승으로 점을 찍었다. 바닥을 치고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때가 올해이고, 서울은 그 시기에 알맞은 투자를 하고 있다. 서울은 FA컵 우승 뒤 ‘지지 않고도 졌던’ 2013년 ACL 결승전을 떠올렸다. 전북 못지 않게 올해가 아시아 정상에 도전할 타이밍으로 보는 것 같다.
두 팀은 오는 3월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전에서 격돌한다. K리그 클래식은 2006년을 끝으로 슈퍼컵을 없앤 뒤 매년 개막전을 전년도 K리그 클래식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격돌하는 방식으로 치르고 있다. 2011년 서울-수원 삼성 개막전을 뛰어넘는 그야말로 ‘결승 같은 개막전’이 전주성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허를 찌르는 지략 대결로 리그에 재미를 안겼던 최강희, 최용수 두 감독이 양팀 사령탑이라 더 기대가 되고, 한편으론 모처럼 ‘그랜드 오프닝’을 여는 두 구단에 고마운 마음도 든다. 두 팀 모두 위기를 호기 삼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역발상’으로 K리그를 키울 줄 아는 팀들이다.
김현기 축구팀장 silva@sportsseoul.com
자료출처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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