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4 .04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추첨에서 한국은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와 함께 H조에 속했다.
공교롭게도 유럽 무대에서 뛰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황의조(보르도)의 소속 팀엔 H조에서 만날 경쟁 팀 국가 선수들이 한솥밥을 먹고 있다.
지금은 소속 팀의 승리를 위해 함께 싸우는 든든한 동료지만, 11월 카타르에선 그 누구보다도 뜨겁게 싸워야 한다.
이른바 '적과의 동침'이다.
▲ 손흥민의 동료 벤탄쿠르(가운데) / ⓒ 로이터=뉴스1
◇ 토트넘 홋스퍼의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
우루과이 국가대표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 막바지 토트넘으로 이적, 손흥민의 동료가 됐다. 2015년 입단한 '토트넘 8년차' 손흥민보다는 한참 후배라, 손흥민의 도움으로 토트넘 생활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손흥민에게 벤탄쿠르의 영입은 꽤 반갑다. 최근 토트넘은 매 시즌 이렇다 할 추가 영입이 없었다. 그래서 토트넘은 손흥민, 해리 케인, 루카스 모우라 등 기존 자원으로만 공격진을 꾸려왔는데, 이번엔 벤탄쿠르와 데얀 클루셉스키라는 든든한 영입으로 후반기 큰 힘을 받게 됐다. 특히 부상에서 회복된 뒤에도 곧바로 풀타임을 소화해야만 했던 손흥민으로선 '지원군'이 생긴 셈이다.
▲ 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 / AFP=뉴스1
손흥민과 벤탄쿠르의 호흡은 나쁘지 않다. 4일 뉴캐슬과의 경기에서도 전반 28분 벤탄쿠르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슈팅, 위협적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둘은 서로를 향해 '엄지척'을 날리며 끈끈한 우애를 자랑했다. 배후 공간 침투가 좋은 손흥민에게 패싱력이 좋은 벤탄쿠르의 존재는 큰 시너지 효과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카타르 월드컵에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의 '엔진'이다. 언급했듯 침투 패스 능력도 갖췄지만, 그의 가장 큰 장점은 강한 압박이 가능한 체력과 투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후방부터 차근차근 빌드업을 펼치는 팀컬러를 갖고 있는데, 전방 압박에 능한 벤탄쿠르의 존재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 황희찬의 동료 무티뉴(왼쪽) / ⓒ AFP=뉴스1
◇ 황희찬의 동료 주앙 무티뉴(포르투갈)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튼은 '포르투갈 세상'이다. 브루노 라지 감독부터 포르투갈 국적이고, 전체 스쿼드 21명 중 10명이 포르투갈 국적 선수다. 심지어 원정 유니폼도 포르투갈을 연상시키는 자주색 상의에 초록색 하의다. EPL 속 '작은 포르투갈'이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포르투갈의 핵심 미드필더이자 '제2의 데쿠'라 불리는 주앙 무티뉴다.
울버햄튼에서 무티뉴는 황희찬의 더없이 좋은 파트너다. 무티뉴는 중앙 미드필더지만 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측면까지 이동해 황희찬과 부분 전술을 펼치고, 황희찬과 함께 지역 수비까지 담당하고 있다.
황희찬이 골을 넣으면 가장 먼저 달려와 함께 하이파이브를 나눌 만큼 가깝게 지내고 있으며 울버햄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은 우리 팀이 꼭 필요로 했던 선수"라며 환영을 표하기도 했다.
카타르에선 정면 대결을 피하기 힘들다. 무티뉴는 포르투갈의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경기 터키전과 북마케도니아전에서 탁월한 중원 조율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한국전에서도 중요한 임무를 맡을 공산이 크다.
울버햄튼엔 무티뉴 외에도 본선에서 만날 포르투갈 선수들이 즐비하다. 골키퍼 호세 사, 수비수 파비우 실바, 미드필더 루벤 네베스 등 많은 황희찬 동료들이 한국전을 고대하고 있다.
▲ 황의조의 동료 멘사/ ⓒ AFP=뉴스1
◇ 황의조의 동료 기드온 멘사(가나)
한국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뛰는 보르도엔 '가나의 미래'라 불리는 측면 수비수 기드온 멘사가 있다.
1998년생의 멘사는 만 21세던 2019년 국가대표팀 주축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가나 수비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번 시즌 보르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수비진 줄부상 등으로 제대로 된 스쿼드를 꾸리기조차 어려웠는데, 황의조와 멘사는 그래도 비교적 꾸준히 경기에 나선 몇 안 되는 1군 선수다.
멘사는 다소 투박하다는 단점도 있지만, 드리블 돌파와 크로스를 갖춰 오버래핑시 큰 힘을 내는 선수다. 가나는 월드컵 아프리카 최종예선서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서 거둔 극적 1-1 무승부 덕에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는데, 그때 가나의 골을 도운 선수가 멘사다.
주 포지션이 왼쪽 수비수인 만큼 월드컵에선 이용(전북), 김태환(울산), 권창훈(김천) 등 오른쪽 자원들이 반드시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안영준 기자
자료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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