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05.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을 둘러싸고 1차 심사를 해야 할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좀체 개최 일정을 잡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올해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12월 11일)을 6일 앞둔 5일 현재 프로야구선수협회는 10구단 창단 승인을 전제로 한 이사회 소집을 기다리고 있으나 구체적인 진척이 안 되고 있는 듯하다. 선수협의 골든글러브 불참 경고도 단순한 으름장이 아니라 점차 가시화 되고 있는 즈음이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이사회 날짜만 조율하면 되는 게 아니라 10구단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창단 시점을 언제로 잡아야 할지 같은, 뭔가 결론을 내는 자리여야 한다”면서 “결론을 못내는 단순한 만남은 곤란하다. 최대한 조율을 해서 가능한 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사회가 돼야한다”고 설명했다.
KBO와 구단 간 조정이 난항 중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KBO 주변에서는 12월 중 이사회 개최와 10구단 창단 승인 문제는 삼성 구단, 나아가 삼성 그룹의 손에 열쇠가 쥐어져 있다고 보고 있다. 수원시와 KT가 손을 맞잡고 10구단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것이 오히려 기존 구단, 특히 삼성 그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해석이 그럴싸하게 나돌고 있는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 측은 그에 대해 “우리 구단은 10구단 창단을 반대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알려진 것과는 자못 다른 발언이다.
삼성 구단 권오택 홍보팀장은 ‘10구단 창단에 대한 삼성 구단의 공식 견해’를 묻자 “구단 김인 사장께서 이사회에서 공식, 비공식적으로 한 번도 10구단 창단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고 한다.”면서 “9구단이 만들어진 이상 10구단으로, 짝수로 가야한다는 것은 누구라도 잘 알고 있는데 좀 더 신중하게 고민을 하고 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들어 놓았다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고 예전에 야구단이 부도난 적이 많이 있지 않은가. 삼성이 물밑에서 조종한다고 하는데, 다른 구단 사장들을 조종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은가. 이사회에서 표결에 붙인 적도 없고, ‘신중하게 고민해보자’고 말씀 하셨는지는 모르지만 반대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바로 그렇다. 대놓고 ‘반대’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을지라도 ‘신중하게 검토해보자’고 했다면, 프로야구 판의 대주주격인 삼성 구단의 의사를 거스를 구단이 얼마나 있겠는가.
삼성 구단은 10구단 창단은 지역과 기업을 먼저 심사해서 결정하고 난 다음에 승인여부를 결정하자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얄궂은 변설이지만, 본말이 뒤집힌 논리이다.
새 구단 창단은, 우선 창단의 승인을 한 다음에 지역과 기업체를 심사하는 것이 순리이자 지극한 상식이다. 창단 승인이 되면 KBO가 평가위원회를 구성, 창단의향서를 제출한 지역과 기업체를 평가해서 최종 결론을 내면 된다. 여태껏 새 구단을 승인할 때도 KBO는 그런 절차를 밟아왔다.
‘신중한, 면밀한 검토’, ‘심도 있는 논의’라든가 지역과 기업체를 먼저 결정하자는 것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대전제인 10구단 창단 승인을 뒤로 돌린다는 것은 곧 교묘한 ‘필리버스터’나 다름없다.
이상한 논리를 들이대 창단의 분위기를 흐리고 공공연하게 지연시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창단 승인이 먼저고 그 다음이 지역과 기업체 선정이 순서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데, 삼성 구단은 거꾸로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삼성이 10구단 창단을 가로막고 지연술을 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삼성 구단이 이사회 소집에 응하지 않고, 논의 자체를 가로막고 있는 한 10구단 창단은 현실화되기 어렵다. 그렇다고 KBO가 이사회를 우격다짐으로 소집해 표결에 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 삼성 구단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10구단 창단 반대 구단들은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고 있지만, 신생 구단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은 여전하다. 이럴 거면 왜 9구단 창단을 승인해줬나.
홍윤표 선임기자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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