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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성공시대'를 연 박병호, "변신의 원동력은 8할이 자신감"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2. 10. 1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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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11

 

경이롭다. 그야말로 ‘잠재력의 대폭발’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1루수 박병호(26)는 올해 ‘눈부신 변신’을 이루어내 야구인생 성공시대를 열었다. 2012시즌 타격 3관왕(홈런, 타점, 장타율)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선 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고전적인 야구 명저인 <야구란 무엇인가(The New Thinking Fan’s Guide To BASEBALL)>를 지은 레너드 코페트(이종남 번역 2009년 황금가지 참조)는 ‘타격은 예술적 과학이고 육체보다 정신이 우선’이라고 압축해서 표현했다.

<야구란 무엇인가>의 타격 편은 맨 앞에‘타격 무서움’에 대해 길게 설명해놓았다.

‘타격은 야구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이며 타격을 말할 때 가장 먼저 꺼내들어야 할 화두가 바로 무서움이다, 인간의 마음에 내재돼 있는 무서움이야말로 야구라는 경기를 설명하는 첫 번째 화두가 돼야 한다.’

‘타자에 관한한 나이를 먹음에 따라 가장 먼저 쇠퇴하는 것은 배트를 컨트롤하는데 필요한 정교한 신경이다. 그와 함께 몸 쪽 공을 피하는 반사 동작에도 ’자신감‘을 잃게 된다.’

‘타격에서 작용하는 제3의 요소는 운.’

인용이 장황했지만, 타격이 바로 ‘자신감’과 밀접한 함수관계가 있음을, 그리고 야구가 왜 ‘멘탈’ 게임이라고 하는 지를 쉽게 풀어놓은 것이다.

박흥식 전 넥센 타격코치(현 롯데 코치)는 박병호의 성공적인 변신 이유를 정신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 두 가지로 나누어 이렇게 설명했다.

박 코치는 “박병호는 원래 잠재력을 갖춘 선수였다.”고 전제, “무엇보다 자신감이 우선이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라. 모든 것 완벽해도 타석에서 머뭇거리며 결정을 하지 못하면 스윙을 제대로 못하고, 좋은 공을 놓치게 된다. 그래서 시원하게 휘둘러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눈치를 보고 괜히 위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박병호 뿐 만 아니라 모든 타자들에게 ‘삼진 먹더라도 당당하게 하자. 고개  들고 당당하게 덕아웃으로 들어와라’고 주문했다.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생기고 팀 타선 전체 달라졌다.”

기술적인 부분과 관련, 박 코치는 “박병호의 타격 폼이 지난 해엔  어깨선에서 처져 몸 쪽 야간 높은 볼에 돌아서 나가는 경향을 보였다. 그래서 팔위치 대처를 달리해 올해 팔을 올려 스윙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타구 궤적이 달라졌고, 찍히는 타구로 인해 장타를 양산할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박병호는 성공적인 변신에 대해 “자신감이 첫 번째였다.”고 뭉뚱그려 말했다.

“일단은 감독, 코치님께서 저에게 믿음 주신다는 걸 느꼈고 삼진을 먹어도 괜찮다 말씀해주시니까 정말로 자신감이 생겼다. 삼진을 먹더라도 편하게 하자, 자신감이 있다 보니까 야구를 하면서 기술습득도 빨리되고 기술을 배울만한 여유가 좀 생겨났다. 그전에는 자신감 없어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걱정했는데 자신감이 붙고 4번 타자의 책임감도 느끼면서 상대 투수의 도망가는 볼에 쫓아다니지 않게 돼 중심을 잡고, 카운트 싸움에서도 안 밀리게 됐다.”고 돌이켜 봤다. 

주변에서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 즉 ‘왜 LG 시절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박병호는 “LG 때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다. 스트레스로 인해 몸무게도 늘지 않았다. 압박감보다 잘 하는 선수가 많다보니까 경기를 한번 나가도 주전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고, 내가 못하면 바뀌고, 그런 생각을 갖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지고...”

박병호는 성공의 다른 이유로 이적 시점을 들었다. “넥센의 리빌딩 시점과 잘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적 시점이 주전은 물론 4번 타자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었다.

염경엽 넥센 신임 감독은 “(박병호가)초장엔 좀 쫓아다녔다. 4번 타잔데, 상대 투수가 도망 다니는데 그전엔 자신감이 없으니까 쫓아다니고, 카운트 싸움에서 항상 불리했고, 퍼 올리는 스윙을 했다”고 지적하고, “자기 볼만 친다고 마음먹게 되면서 칠 수 있는 볼만 치니까 나니 카운트 싸움이 유리해져 유인구에도 휘말리지 않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거들었다. 

염 감독은 “타자가 칠 수 있는 공은 3개다. 이를테면 원, 투스트라이크, 삼진을 먹는 중에 실투는 꼭 온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한다. 투수한테 말려 쫓아다니며 해결하려고 하면 불리해진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LG 시절 93, 4kg였던 몸무게가 올 시즌 중에는 98kg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100kg을 웃돈다. 몸무게가 늘어난 만큼 파워도 세졌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박병호는 “캠프 때 체지방 줄이는 운동을 한다. 살찐 것은 근육양도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 상태로 캠프를 치르면서  체지방을 자연스럽게 줄이고 제 몸무게로 시즌을 들어가도록 정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2013년에는 박병호에 대한 다른 팀 투수들의 경계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박병호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감의 끈을 놓지 않는 한, ‘잘 된 이유’를 망각하지 않는 한 그의 성공시대는 길게 이어질 것이다. 

 

홍윤표 선임기자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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