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2. 13.
바이에른의 영원한 주장 람, 갑작스런 은퇴 선언
지난 주 분데스리가의 가장 큰 이슈는 ‘영원한 주장’ 필립 람(33 ·바이에른 뮌헨)의 갑작스런 은퇴 발표였다. 물론 시즌 내내 람의 거취와 관련된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의 은퇴를 예상은 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도 아니고, DFB 포칼이 끝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갑자기 발표했기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 구단조차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람의 은퇴 소식은 울리 회네스 바이에른 뮌헨 회장마저 섭섭함을 표현했을 정도로 그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람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국가대표 팀에서 은퇴했다. 그러나 이번 은퇴는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를 사랑하는 독일인들은 물론 세계 축구 팬들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바이에른 뮌헨에 그를 대신할 선수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의 은퇴를 더욱 아쉽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1983년 생으로 독일식 나이 서른세 살인 람의 현재 몸 상태라면 향후 1-2년 동안은 지금과 같이 세계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람은 단호했다. 그는 지난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나에게 팀의 주장으로서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끝난 뒤에도 지금과 같은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우리라는 판단이 섰다”고 했다.
독일 언론에서는 연일 그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의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선수도 팬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 그만큼 람의 위상은 탄탄하다. 독일 국가대표 팀과 바이에른 뮌헨의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월드컵 및 챔피언스리그 우승, 그리고 리그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뛰어난 실력은 물론 근면성실의 아이콘으로 존경받아왔다. 그의 은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독일은 물론 세계 축구인들이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특히, 그와 함께 일한 펩 과르디올라(현재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 감독)와 유프 하인케스는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위대했던 주장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 람(왼쪽)과 펩
# 과르디올라, “람은 내 인생에서 특별한 사람”
과르디올라와 람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분데스리가 우승 세 번, DFB 포칼 우승 두 번을 기록했다. 그 동안 과르디올라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람의 출중한 실력과 사람됨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에도 기자회견에서 “람은 내 인생에서 특별한 사람이다. 독일어 하나 못하는 카탈루냐인이 이미 트레블을 달성한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으로 갔을 때 상황은 쉽지 않았다. 당시 그는 나에게 있어 경기장과 경기장 밖에서 큰 조력자였다”고 했다. 또한 그는 “람은 내가 살면서 훈련을 시킨 선수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뛰어나고 영리한 선수였다. 그는 모든 포지션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다. 왜냐하면 그는 축구라는 경기를 완벽히 이해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라고 극찬했다.
과르디올라는 “람의 감독이었다는 사실이 나에게 큰 영광이다. 그가 아직 축구를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는 이미 은퇴를 결정한 것 같다”며 “그가 하루 빨리 다시 축구계로 돌아오길 바란다. 그는 축구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다. 왜냐하면 그는 특별한 선수이자 사람이기 때문이다”고 거듭 아쉬워했다.
# 하인케스, “람은 베켄바워, 게르트 뮐러, 마태우스와 같은 존재”
람은 유프 하인케스가 가장 좋아한 선수로도 유명하다. 2013년, 바이에른 뮌헨이 트레블을 달성했을 때도 람은 주장으로 최고의 활약을 했다. 하인케스는 독일 언론 아벤트차이퉁(Abendzeitung)과의 인터뷰에서 “람은 일관성 측면에서 최고의 본보기가 되는 선수다. 오래 전부터 최고 수준에서 경기를 하고 있으며 바이에른 뮌헨에서 500경기 이상을 치렀다. 그 경기 중, 그가 부진했던 경기는 정말이지 얼마 되지 않는다. 훈련장에서도 그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었고 프로다웠다. 감독과 팀 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고 나는 그와 전술뿐 아니라 팀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
하인케스는 람이 독일 축구사에 어떤 존재로 남겠느냐는 질문에 “람은 엄청난 선수다. 독일 분데스리가 역사에서 그는 프란츠 베켄바워나 게르트 뮐러, 로타 마태우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람이 대단한 이유는 뛰어난 실력뿐 아니라 모든 어린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보다는 최선을 다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람은 항상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과르디올라는 자신이 독일로 친한 친구들을 보러 간다면 람이 그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하인케스도 람이 마지막 경기를 하는 날 반드시 경기장을 찾겠다고 했다. 람이라는 선수가 단순히 뛰어난 축구선수로서 커리어를 쌓는 차원을 넘어 한 사람으로서도 성공한 인생을 살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람은 바이에른 뮌헨의 단장이라는 엄청난 제안마저 거절했다고 한다. 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강한길 객원기자
아시아경제
[분데스리가 돋보기] '골든보이' 헤나투 산체스의 뮌헨 적응기 (0) | 2022.11.20 |
---|---|
[분데스리가 돋보기] 베르더의 알렉산더, 트럼프에 ‘레드 카드’를 던지다 (0) | 2022.11.19 |
[분데스리가 돋보기] 레버쿠젠을 덮친 '찰하노글루 쇼크' (0) | 2022.11.17 |
[분데스리가 돋보기] 뮌헨의 안첼로티, 뮐러와 바조와 호날두를 말하다 (0) | 2022.11.13 |
[분데스리가 돋보기] FIFA의 오프사이드 폐지안, 분데스리가의 생각은? (0) | 2022.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