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4. 29
강원FC(이하 강원)가 전북 현대(이하 전북) 원정에서 극적인 승점 3점을 추가했다.
강원은 29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전북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강원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10위로 한단계 반등, 전북은 9위를 유지했다.
홈팀 전북은 3-4-1-2 포메이션을 꺼냈다. 송민규, 하파 실바, 아마노 준, 박창우, 이수빈, 박진섭, 김문환, 홍정호, 김건웅, 정태욱, 김정훈이 나섰다.
원정팀 강원은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양현준, 박상혁, 김대우, 정승용, 서민우, 한국영, 유인수, 윤석영, 김영빈, 이웅희, 이광연이 출전했다.
이번 시즌 아쉬운 흐름의 양 팀이다. 경기 전 전북은 9위, 강원은 11위에 위치했다. 전북은 벌써 5패를 당하며 지난 몇 시즌 동안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8라운드 제주 원정에서 승리했으나 대전 하나 시티즌에게 패하며 흐름을 못 살렸다.
이어 강원은 개막 후 팬들에게 승리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8라운드까지 4무 4패를 기록하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그러다 지난 라운드 경기 막판 이웅희의 결승골로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을 꺾고 9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에 이번 경기 흐름을 이어가고자 총력전을 예고했다.
/ 사진. 전북 현대-강원FC SNS
경기 초반 전북이 흐름을 잡았다. 전북은 송민규, 하파 실바가 상대 뒷공간을 노렸고 아마노가 2선에서 공격을 조율했다. 이어 전북은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18분 송민규가 역습 과정에서 상대 태클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의료진과 대화 후 괜찮다는 신호와 함께 다시 경기장에 투입됐으나 다시 주저앉으며 전반 22분 구스타보와 교체됐다.
전북이 기회를 잡았다. 전반 23분 우측면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머리로 떨궈줬고 하파 실바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맞았다. 이어 전반 34분 먼 위치 홍정호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광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코너킥 상황에서는 아마노의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이 이어졌고 흐른 볼을 김건웅이 쇄도했으나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내려앉던 강원도 공격을 시도했다. 강원은 대체로 수비적으로 나섰다. 우측 공격수 김대우가 미드필더진으로 내려와 5-3-2 형태로 전북의 공격을 막아섰다. 이어 양현준, 박상혁을 앞세운 역습을 노렸다. 전반 43분 우측면 김대우, 유인수를 이용한 크로스 공격을 시도했지만 위협적이지 않았다.
/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양 팀은 교체 카드를 꺼냈다. 강원은 갈레고, 김대원을 투입해 측면 공격을 강화, 전북은 정우재를 넣으며 좌측 수비에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초반 두 팀의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강원은 갈레고, 양현준, 김대원을 앞세워 빠른 전개를 통해 골문을 노렸고, 전북은 측면을 파고든 뒤 구스타보를 향한 크로스로 상대를 공략했다.
강원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후반 19분 김대원이 직접 역습을 이끌었다. 돌파 후 박스 안쪽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김정훈 골키퍼 선방을 뚫지 못했다. 이어 전북도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23분 구스타보, 하파 실바를 거쳐 아마노가 왼발로 슈팅을 이어갔으나 앞서 하파 실바의 파울이 선언됐다.
득점이 터지지 않자 양 팀은 다시 한번 교체 카드를 꺼냈다. 전북은 백승호, 안드레 루이스(후반 25분)을, 강원은 김진호(후반 31분), 김우석, 알리바예프(후반 40분)을 투입했다.
경기 막판 전북이 두드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선수들이 뒤엉키며 연이어 슈팅을 이어갔으나 강원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어 추가 시간 찾아온 코너킥에서는 홍정호가 백승호의 크로스를 머리로 돌려놓았지만 이광연 골키퍼가 잡아냈다.
▲ 양현종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후 경기 막판 강원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 시간 역습 상황에서 양현준이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다. 이어 침착하게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강원의 득점 후 전북은 아쉬움을 남겼다. 득점 과정에서 생긴 몸싸움을 두고 전북 선수들이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를 하다 홍정호, 김문환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지난 시즌 성과? 선수들 착각하고 있더라"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집중력과 인내심을 가졌다."
강원 FC는 29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전북현대와 맞대결을 펼쳐 1-0으로 승리했다.
팽팽했던 경기다. 두 팀은 쉽사리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강원의 결승골은 후반전 추가시간에야 터졌다. 주인공은 양현준이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종료 후 최용수(52) 강원 감독은 "상대 팀이 힘든 시기다. 좋은 팀을 만났다. 우리 팀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전략적으로 선수비 후역습을 노렸다. 선수들이 상당히 마지막까지 집중력과 인내심을 가졌다. 마지막에 (양)현준이가 기가 막힌 골을 넣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최 감독은 "수비적인 축구를 했지만, 정상 궤도에 오른다면 내용과 결과 모두를 잡을 수 있으리라 본다. 이번 경기는 어쩔 수 없었던 결정이다. 멀리 강원도에서 함께 와주신 팬분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FC 서울에 이어 전북까지 잡아낸 강원이다. 이에 최 감독은 "제가 몸 담았던 서울에서 전북, 수원삼성 등과 피말리는 경쟁을 했다. 그 과정에서 성장했다. 이번 경기 우리가 객관적으로 열세라는 점은 여지 없이 드러났다. 이런 팀과 만나면 다른 경기와 다르다. 더 심장이 뛰고 피가 끓는다. 선수들에게 더 자극적인 동기부여 줬다"라고 밝혔다.
'자극적인 동기부여' 방법을 묻자 "지난 8경기는 선수들과 저에게 모두 어려운 시기였다. 정말 힘들었다. 자체적으로 이 상황을 해결하고자 발악했다. 될듯 될듯 안 됐다. 하지만 서울전을 계기로 선수들이 잘 버텼다. 지난 서울전을 치르기 전까지 선수들이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에서 마무리했지만, 운이 좋아 올라간 것이다. 착각들 하고 있는 것 같더라. 이런 부분 이야기해줬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막판 터진 양현준의 골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득점이다. 파울 여부를 떠나 비디오 판독(VAR)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북의 불만이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다. 이에 최 감독은 "보는 관점의 차이다. 모든 판정은 주심에게 맡기는 것이 기본이다. 지도자 생활 시작하면서부터 생각했다. 저는 앞에서 상황을 봤다. 상대가 볼 때 억울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양)현준이가 의도적인 파울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최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상대가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긴다. 전북은 이 위치에 있을 팀이 아니고 기회를 노리는 팀이다. 그래서 후반 갈레고나 (김)대원이에게 기회가 오리라 생각했다. 주사 바늘이 확 찌르듯 찬스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운이 좋게도 현준이에게 기회가 왔다"라고 말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번 시즌 상대의 집중 마크에 고전했던 양현준은 이번 경기 감각적인 슈팅으로 팀을 구해냈다. 이에 최 감독은 "본인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어린 친구가 가진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경기장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가진 재능이 많은 친구다. 믿고 기회를 줬고 독려했다. 결정력이 좋은 친구는 아니지만, 이번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많이 끌어 올렸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운이 좋았다"라는 말을 전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김영훈 온라인기자 harry9970@kyunghyang.com
+ 정승우 기자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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