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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달군 '마!'… '한현희 6이닝 무실점', KT에 5대0 완승 [18승 11패]

---全知的 롯데 視點

by econo0706 2023. 5. 1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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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5. 13.

 

"경기력에만 기세가 있는게 아니고,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응원이 대단하다. 그 응원에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있다."

투수가 견제구를 던지자 '마!'하는 함성이 지축을 울렸다. 1만8700석 모두 매진된 수원은 롯데팬들의 환호로 물들었다. '부산갈매기'와 '돌아와요부산항에', '승리의 롯데'가 마치 사직구장마냥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중계진도 찬탄을 금치 못했다.

롯데는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주말 시리즈 2차전에서 5대0 완승을 거뒀다.

전날 연장 10회말 문상철의 끝내기 홈런에 패한 아픔을 안고 임한 경기였다. 하지만 롯데 선수들에게서 11일 두산 베어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른 피로는 보이지 않았다.

롯데는 거듭된 우천 취소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경기를 소화한 팀이다. 선수들 뿐 아니라 팬들도 야구에 굶주렸다. 화창한 토요일, 롯데 팬들이 3루 원정 응원석은 물론 포수 뒤쪽 좌석까지 상당수 차지했다.

▲ 롯데 고승민. /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경기전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메이저리그에는 '잘했던 못했던 샤워하면서 다 씻어버리라는 말이 있다. 다 잊었다. 오늘은 또 새로운 날이다. 그걸 잘하는 선수가 성공하고, 성공하는 선수는 이걸 잘한다"고 했다. 선수들도 사령탑의 이 같은 당부를 마음에 새긴듯, 초반부터 KT 선발 엄상백을 두드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리고 그 승기를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선발 한현희는 매이닝 위기를 겪으면서도 6이닝 4피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역투, 팀 승리를 이끌었다. 1회에는 KT 알포드의 직선타가 더블아웃으로 이어졌고, 2회에는 김준태의 병살타가 나왔다. 3회에는 2사 3루에서 KT 조용호의 안타성 타구를 2루수 안치홍이 건져올렸고, 4회에는 무사 1,2루에서 상대 허를 찌르는 1루 견제로 1루 주자 알포드를 잡아내며 흐름을 끊었다.

5~6회에도 주자가 나갔지만, 실점 없이 잘 막아냈다. 고비 때마다 낚아올린 삼진(6개)도 돋보였다.

반면 롯데 타선은 한번의 기회에 KT 엄상백을 크게 흔들어놓았다. 2회초 한 이닝에만 4득점을 따내며 빅이닝을 연출했다.

선두타자 안치홍의 안타로 시작했다. 1사 후 안치홍이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노진혁의 빗맞은 안타가 이어졌다. 그리고 히트앤드런 상황에서 노진혁이 다시 2루 도루에 성공했고, 고승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홈으로 송구되는 사이 민첩한 2루 진루까지 이어졌다.

 

▲ 롯데 안치홍. /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당황한 엄상백이 1년에 한번 볼까말까한 폭투로 2점째를 내줬고, 이어진 1사 3루에서 유강남의 땅볼로 1점을 추가했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한동희가 1타점 적시타를 추가했다.

3회를 3자 범퇴로 넘겼지만, 4회 선두타자 고승민이 우측 펜스 직격 3루타를 떄려냈다. 이어진 유강남의 희생플라이로 손쉽게 1점을 더 올렸다.

 

이어진 불펜 싸움에선 양 팀 모두 실점 없이 호투를 주고받았다. KT는 이선우 조현우 이채호가 6~9회를 실점 없이 잘 막았고, 롯데는 김도규 신정락 박영완이 7~9회를 무실점으로 버텼다. 롯데 박영완은 데뷔 이후 첫 1군 무대의 감격을 누렸다.


"내 이름 연호에 울컥…소름돋았다"

 

 "(유)강남이 형이 엄청 고생하셨다. 그리고…팬들이 내 이름을 연호하니까 소름도 돋고, 울컥했다. 처음 겪는 경험이다."

매이닝 고전했지만, 결과는 시즌 베스트 피칭이었다. 인터뷰 현장에 난입한 사령탑이 볼을 당기며 기뻐할 만큼 기분좋은 승리였다.

▲ 롯데 한현희. / 김영록 기자

 

경기 후 만난 한현희는 "너무 기분이 좋다", "고생해준 형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몇차례나 반복했다. 특히 결정적인 타구를 막아준 안치홍에겐 따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시즌 3승째다. 하지만 지난 2승 모두 히어로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그는 "엄청 못 던져서 할 수가 없었다(5이닝 5실점, 2⅓이닝 무실점)"며 웃었다.

6회를 마치고 내려가는 한현희를 향해 뜨거운 연호가 쏟아졌다. 1만8700석이 매진된 수원, 그 와중에도 야구에 굶주린 롯데팬들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살짝 소름돋고 울컥했다. 이런 연호는 처음이기도 하고…사실 오늘 장인어른, 장모님이 야구를 오시려했는데, 티켓이 없더라. 사위의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그는 "수비수들이 '한 베이스 더'를 안주려고 엄청 열심히 해줬다. 형들이 강남이 형한테 '너 골키퍼냐 다 막냐'고 하더라"며 민망해했다. "안 맞으려고 생각하다 잘못 던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강남은 이날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2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한현희는 "진짜 강남이 형이 오늘 다 했다"며 박수를 쳤다.

5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가 95구. 교체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한현희는 "(배영수)코치님한테 더 던지고 싶다, 믿어달라고 말씀드렸다. 볼 개수가 많았는데…코치님이 절 믿고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40억원이란 FA 계약 총액에 맞지 않게 5경기 평균자책점 7.17로 부진했다. 한현희는 "김현욱 코치님도 마음 고생이 심하셨을 것 같다. 오늘 연신 '좋았다 좋았다'하면서 웃어주셨다. 지금 코치님 눈에 저밖에 안 보인다. 조금만 대충하면 바로 혼난다. 저도 시키면 다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팀이 잘하고 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2위 자리를 지켰다.

"롯데는 '될 팀'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잘하니까 내 부진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마운드 위에 있는데 뒤에 있는 수비진이 진짜 든든했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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