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5. 14
롯데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시즌 개막 후 7번째 경기에서 드디어 고대하던 첫 승리를 올렸다.
스트레일리는 14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1이닝 4안타 3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드디어 스트레일리가 팀이 원하던 모습을 되찾았다. 2020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처음으로 발을 담근 스트레일리는 그해 15승(4패)를 기록했다. 롯데 구단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은 물론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리그 평균자책 2위(2.50), 승률 4위(0.789), 삼진 1위(205개), 이닝 3위(194.2이닝), WHIP 1위(1.02), 퀄리티스타트 2위(21차례), 피안타율 1위(0.209) 등 마운드 각종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리그 최고의 외인으로 떠올랐다.
▲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가 올 시즌 7번째 등판 만에 무실점 경기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까지 챙겼다. 올 시즌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롯데로서는 ‘털보 에이스’ 스트레일리의 부활로 큰 동력을 얻게 됐다.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스트레일리는 2021시즌에도 10승(12패)로 2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는 더 큰 무대를 원했고 2021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도전장을 내밀며 롯데와 작별했다. 그러나 빅리그 재진입에는 실패했고 2022시즌 후반기 롯데로 돌아와 11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 2.31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올해의 스트레일리는 조금 달랐다.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 5.86으로 부진했다. 또 다른 외인 투수 찰리 반즈도 4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 7.5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출발이 좋지 않았던 스트레일리는 5월 들어서 이름값에 걸맞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두산전에서는 6이닝 6안타 1홈런 1사구 5삼진 2실점으로 올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그리고 5월 두번째 경기인 KT전에서도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롯데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반즈도 지난 10일 두산전에서 6.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일리의 호투 덕분에 롯데는 주말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작성하며 단독 2위 자리를 지켰다.
▲ 롯데가 KT를 꺾고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경기를 마치고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롯데 타선은 스트레일리의 시즌 첫 승을 위해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힘을 보탰다. 롯데는 1회 첫 공격부터 KT 선발 배제성을 상대로 2점을 얻어 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롯데 선두 타자 김민석은 중견수 앞으로 가는 안타로 공격 포문을 열었다. 롯데는 3번 타자 한동희의 안타로 1사 1·2루의 득점 기회를 맞이했다. 5번 타자 렉스와 6번 타자 전준우는 연속 안타를 쳐 내며 김민석과 한동희를 각각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는 2-0으로 앞서갔다.
롯데는 4회에도 2점을 추가했다. 4회 공격은 1회 1타점을 터뜨린 전준우가 이끌었다. 전준우는 배제성의 공을 받아 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어 냈다. 유강남의 볼넷으로 2사 1·3루를 맞이한 롯데는 9번 타자 윤동희와 1번 타자 김민석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가해 4-0으로 KT와의 점수 차를 벌렸다.
롯데 타자들은 KT로부터 경기 주도권을 가져온 뒤에도 7회, 8회, 9회 연속 득점하며 8-3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롯데 김민석과 한동희, 박승욱, 전준우가 2안타 경기를 펼치며 총 14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롯데는 이날까지 치른 30경기에서 19승 11패를 거두며 승률 0.633으로 단독 2위를 달렸다.
데뷔 첫 타석부터 적시타, 황성빈의 향기가…
황성빈(26·롯데 자이언츠)의 향기가 느껴진다. 롯데가 많은 기대를 하는 외야 유망주 윤수녕(23)의 얘기다.
윤수녕은 1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6차전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콜업됐다.
윤수녕은 연세대를 졸업한 뒤 올해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이후 12일 정식선수로 계약한 뒤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처음에는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함께 훈련했지만, 이틀 뒤인 14일 당당히 1군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경기 전 만난 윤수녕은 "육성선수로 프로에 어렵게 입단했다. 걱정하면서 야구하고 있었다. 동료들(내야수 배영빈, 포수 서동욱)이 하나둘 콜업돼 부럽다고 생각했는데... 이틀 뒤 내가 1군에 올라오게 돼 놀랐고, 꿈같다"고 얘기했다.
▲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윤수녕의 프로 첫 타석. ⓒSBS Sports 중계 캡처
프로 첫해 윤수녕은 퓨처스리그 19경기 타율 0.303(33타수 10안타) 4타점 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68을 기록 중이다.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앞세워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나 롯데 외야에 활력을 불어넣은 황성빈과 좌타우투, 체격 등에서 공통점이 있다.
윤수녕은 "빠른 발이 장점이다. 수비도 안정적이고, 어깨도 좋다. 누상에서 도루도 가능하기에 내 살길을 찾아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출전하면, 대수비와 대주자로 나설 것 같다. 수비에서 안정적으로 잘할 수 있게 준비하고, 주루로는 어떻게든 한 베이스를 더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그려왔던 1군 무대. 프로 첫 경기, 첫 순간을 어떻게 그려가고 싶을까. 윤수녕은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관중도 많고, 더그아웃에서 형들이 경기하는 걸 보니 재밌을 것 같다. 결과를 떠나 출전했으니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백업으로 출전해도 (벤치의 지시를) 100% 다 성공해 1군에서 30경기 정도 나서고 싶다. 또 도루 10개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취재진이 "지난해 황성빈을 보는 것 같다"고 얘기하자, 윤수녕은 "목표를 크게 잡아야 달성할 수 있다"며 "황성빈 형이 다쳐서 없다. 나랑 스타일도 비슷한 것 같아서 여기 남는다면,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 롯데 외야수 윤수녕이 프로 첫 안타 공을 가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시작했고, 윤수녕은 7회말 좌익수 잭 렉스(30)를 대신해 대수비로 나섰다. 이후 자신에게 온 2번의 타구를 잘 잡아냈다.
팀이 7-0으로 앞선 9회초 1사 1,3루에서는 바뀐 투수 이채호의 3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1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많은 관중이 찾은 경기장, 떨릴 수 있는 첫 경기, 한정된 기회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뽐내며 벤치와 팬들에게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윤수녕은 경기 뒤 "'(첫 타석이 긴장돼) 투수만 보인다고 하는' 형들도 있었는데, 나는 야구장이 다 잘 보였다. 점수 차이가 크게 나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것만 쳐보자고 생각했다. 3구째가 내가 좋아하는 코스였다"라고 첫 안타 순간을 돌아봤다.
데뷔 첫 경기 인상적인 활약을 남긴 윤수녕. 자신의 이름에 들어가 있는 빼어날 수(秀)처럼 두드러지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 박정현 기자 pjh60800@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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