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대장의 엄명을 듣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수사관들…결국 ‘선진 취조기술 탐방’만이 살길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괜히 국회의원들처럼 해외 시찰 간다고 하고 술판 벌이지 말고, 조용히 고문 기술이나 배워와 알았지?”
“우리가 무슨 여의도 텔레토비유? 알아서 잘 배워 올 테니까 걱정들 마슈.”
이리하여 포도청의 촉망 받는 종사관 몇명이 중국으로 길을 떠나게 되는데…
“너네 나라 사람 대단하다 해! 이제 하다하다 배울게 없어서 사람 고문하는 것도 배운다 해? 너네 나라 교육열 대단하단 소리 옛날부터 들었지만, 이런 거 까지 배우러 올 줄 몰랐다 해.”
“에또, 우리나라가 좀…배우는 걸 좋아해서요.”
“그런 자세 아주 좋다 해. 그래 너네 나라에서 쓰는 방법으로는 뭐가 있나 해?”
“뭐 별거 있겠어요? 두들겨 패던가, 불로 지지던가, 매달아서 패대기치던가…안되면 압슬형 하던가…그게 다죠 뭐.”
“오, 거의 우리랑 비슷하다 해.”
“뭐 다른 방법 없음까? 좀 쇼킹하고 아방가르드틱 하면서 쿨하고 덴디한….”
“흠, 너네 혹시 협곤(夾棍)이라고 들어봤나 해?”
“협곤이요? 모르겠는데요?”
“음, 이게 요즘 유행타고 있는 고문 방법이다 해. 한번 시범을 보여주겠다 해! 어이 죄수 아무나 한명 데려와라 해!”
중국관원의 명령을 내리자마자, 나졸들 몇몇이 죄수 한명과 나무작대기 세개를 뭉친 묘한 도구 하나를 들고 온다.
“저게 협곤이다 해.”
“저걸로 패는 겁니까?”
“사람이 왜 이렇게 1차원적인가 해? 너네들은 이상하게 개념을 안드로메다 밖으로 보내버리는 경향이 있다 해! 하는거나 잘 봐라 해!”
“아…알겠습니다.”
“그럼 시범을 보여주라 해!”
중국관원이 신호를 보내자, 나졸들이 세 개의 작대기를 벌려 죄수의 발을 하나씩 끼워 넣는다. 그런 다음, 힘껏 줄을 잡아당기기 시작한다. 그러자, 나무 작대기가 점점 죄수의 허벅지 사이를 파고들게 되고…죄수의 비명소리가 온 관아에 울려퍼지게 된다.
“놀랍지 않은가 해? 무식하게 패지 않고도, 경제적으로 힘 덜 들이고 공간도 적게 차지하면서도 취조를 할 수 있다 해.”
“야, 저거 꽤 쓸 만 한 데요? 저게 협곤이란 건가요?”
“그렇다 해. 저거는 오리지널이고…요즘 우리가 쓰는 패치업 버전도 있다 해. 한번 볼 텐가 해?”
“예!”
“어이, 2.0 버전 부탁한다 해!”
“알겠습니다!”
나졸들 협곤을 빼더니, 죄수의 양발을 묶기 시작한다. 양발을 다 묶더니 길다란 나무 막대기 두 개를 죄수의 다리 사이에 쑤셔 박는다.
“저걸로 패는 겁니까?”
“그냥 보기나 하라 해!”
곧이어 나졸들이 이 나무 작대기를 힘껏 누르게 된다. 이어지는 죄수의 비명! 이 모습을 보며 조선의 참관인들은 뒷통수가 오싹해지는데…
“어떤 가 해? 경제적이지 않는가 해? 막대기 두개랑 끈만 있으면 된다 해.”
“진짜 끝내주는데요?”
“여성용으로 나온 찰자(●子 : 협곤夾棍의 여성용 버전으로 협곤이 남성의 다리 두 개를 조여서 고통을 주는 것이라면, 찰자는 손가락 다섯 개를 다 집어넣고, 줄을 조여서 고통을 주는 도구였다)도 있다 해.”
“여성용 버전도 있습니까?”
“그렇다 해. 어디든 간에 레이디 퍼스트는 중요하다 해! 여성들은 신체적으로 좀 다르지 않는가 해? 우리 중국 사람들 여성들 배려 많이 해준다 해. 그래서 따로 여성용 고문기구를 만들었다 해. 한번 보겠나 해?”
“아니, 거시기 꼭 안 보여줘도….”
“이왕 온 김에 다 보고 가라 해. 어이, 여자 하나 준비해라 해!”
관원의 말이 나오자마자 나졸들 부리나케 여자 죄수 한명을 끌고 오는데, 뒤이어 따라온 나졸 한명이 찰자(●子)를 여자 죄수 앞에 들이민다.
“잘 보라 해. 저게 그냥보면 작은 막대기인데, 저 안에 손가락 끼이면 진짜 아프다 해! 문지방에 손가락 껴도 아픈데, 작심하고 조이면…겁내 아프다 해.”
관원이 다시 신호를 보내자, 나졸들 열심히 찰자의 줄을 조이는데…. 작은 막대기 다섯 개가 여자 죄수의 손가락을 파고들고, 뒤이어 여죄수의 비명이 사방에 울려 퍼지는데…
“어떤가 해?”
“정말 대단합니다. 물리 시간에 배운 지렛대의 원리를 이렇게 사용하다니….”
“이게 바로 대국(大國)의 힘이다 해. 우하하하하”
중국에서 선진 고문기술을 확인한 포도청의 종사관들…과연 이들은 중국식 고문방법을 어떻게 한국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초특급 울트라 고문사극 ‘고문 기술을 개발하라!’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