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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선진 고문기술을 시찰하고 돌아온 ‘고문기술 시찰단’! 이들을 맞이하는 포도청 관리들의 얼굴에는 기대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으니,
“그래, 선진 고문기술은 좀 배워왔나?” “후후, 과연 대국(大國)은 대국이었습니다. 정말 훌륭한 기술이 있더군요.” “그래? 그게 뭔가?” “바로 이겁니다!” 고문기술 시찰단이 내민 것은 몽둥이 두 개…포도청 관리들 얼굴이 굳어지는데… “몽둥이는 여기에도 많거덩? 사람 줘 패는 거 말고, 다른거 없어?” “후후,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어이! 교보재 하나 후딱 가져와봐!” 시찰단의 종사관 한명이 말하자 포도청 옥사에서 죄인 한명이 끌려나오는데… “자, 잘 보십시오.” 몽둥이 두 개를 죄인의 다리 사이에 끼워 넣는 종사관 그리고 힘껏 양쪽으로 벌리는데, “으아아악! 사…사…살려주십…시오! 아악! 뭐…뭐든지 다 불겠습니다…아악! 사…살려….” 몽둥이의 효과를 눈앞에서 본 포도청 관리들은 그야말로 놀랠 ‘노’ 자였으니, “이…이것은!” “몽둥이는 두들겨 패는 걸로만 알았는데….” “발상의 전환 아니겠습니까?” “오…놀랍군, 그래 이것의 명칭이 뭐냐?” “짱께 놈들은 협곤(夾棍)이라고 하던데….” “ 협곤(夾棍)? 촌스럽다. 뭐 다른 이름 없냐?” “그러니까…빵에 있는 모든 애들에게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에서 두루 미칠 주周에 감옥 뢰牢...주뢰(周牢) 어떻슴까?” “오케이 거기까지! 지금 당장 몽둥이 다 가져오고, 미결 사건 다 끌고 와!” 이리하여 포도청에서는 새로 도입한 고문기술 주뢰(周牢)로 짭짤한 재미를 보게 된다. “이색희! 너 한번 주뢰맛을 봐야지 정신 챙기겠구나?” “저…저기, 나…나으리!” “어이! 여기 주뢰 한세트 부탁해!” “알겠슴다!” “사…살려 주십시오! 다 불겠습니다!” 그랬다. 이 당시 주뢰맛 한번 보고나오면 평생 불구자로 살아야 한다는 소문이 퍼졌던 것이다. 무식하게 두들겨 패지않아도 술술 토해내는 자백들…주뢰 한번 잘못틀면 그대로 인생 쫑친다는 소문이 한성 바닥에 쫙 퍼졌던 것이다. 실제로 주뢰를 한번당하면 그대로 다리뼈가 탈골되고, 좀 힘을 더 졌다치면 여지없이 뼈가 드러났다니, 그럴만도 했을것이다. 몽둥이야 맞고나서 치료받으면 완쾌된다 치지만, 주뢰는 한번 당하면 다리불구가 기본이었던 것이다. 자, 문제는 여기서 만족할 포도청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주리 트는 걸 말야, 좀 더 효과적으로 틀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뭐 지금도 효과적이잖아요? 몽둥이 두 개만 있으면 되는데….” “그래도…지금 하려면 의자도 필요하고 말야. 결정적으로 허벅지라는 게 살집이 많아서 말야. 원래 조인트 까는 게 아픈 이유가 뼈가 울려서 그런거잖아?” “그러면 조인트에다가 주리를 틀면 되잖아요?” “맞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이리하여 등장한 것이 가새주리라 불리우는 전도주뢰(剪刀周牢)라는 것이었다. 다리와 양팔을 묶고, 죄인을 뒷짐 지게 만들어 몽둥이에 묶어놓은 뒤 정강이 사이에 몽둥이를 넣고 주리틀기를 하는것인데, 이거 한번 받으면 평생 부모님 제사도 못모신다는(절을 못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그야말로 주리틀기의 완성이었던 것이다. “이색희! 너 전도주뢰 맛 한번 볼래?” “사…살려 주십시오!” 포도청은 이 주리틀기 기술의 개발로 일약 고문계의 혁명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적은 비용, 적은 공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 등등 주리틀기는 조선을 대표하는 고문기술로 자리잡게 되는데…그러나 이런 꽃길도 얼마가지 못했으니, “야야, 네들 주리틀기는 좀 심하지 않냐? 그거 애들 완전 잡겠더라.” “그게, 포도청 애들이 원래 흉악범 놈들이랑 많이 상대하다보니…어지간한 취조기술로는 애들 입을 열수 없어서….” “그래도 그렇지….거시기 그 전도주뢰(剪刀周牢)라는 건 좀 심한 거 같더라. 애를 완전히 반 병신으로 만드니….그건 하지말라고 그래라. 그러다 애 잡겠더라.” 영조의 명에 의해 비인간적(?) 고문으로 분류된 전도주뢰(剪刀周牢)는 조선에서 불법으로 규정되게 된다. 그러나! 조선이 어떤 나라인가? 또 조선인이 어떤 사람들인가? 하지말라면 더하는 것이 조선인 특유의 성격 아니던가? 나라에서 금한 전도주뢰(剪刀周牢)이지만, 할 애들은 다 했었고, 조선이 망하기 전까지 꾸준히 애용되면서 여러 사람의 다리를 불구로 만들게된다.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가석방을 두고 갑론을박 말들이 많았던 걸 보면서 대한민국도 인권국가로 거듭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 봤지만, 불과 십수년전 만 해도 고문이 횡행했던 걸 증명하는 것이 또 이근안의 이름…아직 대한민국이 갈 길은 멀고도 먼 것 같다. 자료출처 : 스포츠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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