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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고문 기술을 개발하라! 上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2. 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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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에서 흔히들 ‘주리를 틀어라’라는 말을 하는 걸 듣곤 한다. 고을 아전이든, 임금이든, 의금부의 관리든 간에 ‘주리를 틀어라’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하는데, 이 덕분에 조선시대 고문(?)의 대표주자는 ‘주리를 트는 것’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런데 말이다. 이 주리란 것이 등장에는 그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는 사실! 오늘의 이야기는 이 주리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이다.

“조…종사관 나으리, 드…드디어…드디어 잡혔습니다!”

“또 왜? 뭐가?”

“산적 김상택이를 우포청에서 잡았답니다!”

“진짜? 사실이야? 리얼리?”

“예! 지금 포도대장님이 한참 추국 중이랍니다.”

“쉬파, 알았어!”

산적 김상택이가 잡혔다는 소리를 들은 좌포청 종사관 박원국은 부리나케 우포청으로 향하는데…

“야 이색희야, 좋게 좋게 말로 할 때 끝내자. 꼭 피를 봐야겠냐?”

“아 쉬파, 변호사 불러줘! 변호사 없이는 나 말 못해! 그리고 말야…범인 잡을 때도 다 법대로 잡아야 하는 거 아냐? 환타 법칙이라고 거 왜 있잖아?”

“이색희, 어디서 들은 건 있어가지고…야 이색희야, 들으려면 좀 제대로 들어! 환타 법칙이 뭐냐? 미란다 법칙이지!”

“환타든 콜라든 어쨌든 그런거 있잖아요! 이거 무효야! 나는 환타도 못 들었고, 콜라도 못들었어!”

“저색희가...야야! 일단 좀 패고 시작하자. 좀 패야지 저색희가 말 좀 듣지.”

포도대장 그대로 매타작을 명하는데…그러나 김상택이 난놈은 난놈인지라, 아무리 모질게 내리쳐도 꿋꿋히 버텨내는 것이 아닌가?

“이색희들, 네들 피죽도 못 먹었냐? 이리 내봐! 좀 패려면 이렇게 팍팍! 힘을 줘서 말야…그냥 무식하게 팔 힘으로 내리치지 말고, 리드미컬하게 허리를 쓰라니까!”

포도대장, 나졸들의 매타작이 시원찮은지 직접 몽둥이를 휘둘렀지만 김상택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이색희 너 지금 반항하는 거야?”

“아, 맘대로 하슈. 나는 미란다도 모르고, 환타도 모르니까…아 그리고 덮어놓고 사람 패는게 어디 있어요! 빨랑 변호사 불러 달라니까!”

“야! 이 자식 당장 빵에 쳐 넣어!”

수 십대를 두들겨 패도 멀쩡하게 버티는 김상택…죄를 자백 받아야 형을 살게 하든가, 목을 자르든가 할 터인데 도무지 방법이 없었다. 결국 김상택 부하들의 자백을 받아내, 폭력단체 결성 및 조직폭력 혐의로 빵에 집어넣긴 하였으나, 포도청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 결국 포도대장이 나서게 되는데…

“좌포청, 우포청 가릴 거 없이 수사관급들 전부 다 집합시켜!”

이리하여 소집된 것이 ‘취조방법 개선을 위한 일선 수사관 연석회의’였다.

“에또, 그래설라무네…툭 까놓고 말하자. 김상택이 저눔시키 버티는 거 다들 봤지? 네들 뭐 느끼는 거 없냐?”

“김상택이 그놈이 맷집이 좀 쎄긴 쎄죠.”

“매에는 장사 없다는 말이…이제는 좀….”

“이 자식들이…, 머릿속에 들어간 게 그거 밖에 안 돼? 네들 개념 다 가출시켜 버린거야? 이자리 만든거 보면 몰라? 지금 웬만큼 매타작 하면 애들이 콧방귀도 안뀌어요! 알아? 몰라?”

“그…그게 애들이 워낙에 험하게 커서….”

“다 필요 없어! 지금 당장 새로운 취조방법(고문방법)을 만들어내! 안 그래도 매타작하는게 영 껄끄러웠는데….무조건 만들어 내! 물고문을 하던, 전기고문을 하던 다시는 김상택이 같은 놈한테 무시당하지 않게 확실한 걸 만들어 와!”

그 말을 남기고 사라지는 포도대장…남겨진 수사관들은 한숨만을 쉴 뿐인데,

“쉬파, 어쩌지?”

“빵에 있는 이근안이 불러 올까?”

“그래봤자지.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그런 허접한 고문 가지고는 안 돼.”

“그렇다고 이렇게 맥 놓고 앉아 있을 순 없잖아. 포도대장도 삐쳤는데…대충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취조방법이 뭐 있겠어? 일단 잡고 두들겨 패든가, 불로 지지든가, 아니면 사금파리 깔고 짓누르든가 하는 거 밖에 없지. 안되면 이걸 몇 세트 반복하던가 하면 대충 다 부는데…김상택이 같은 놈은 특이한 케이스라니까!”

“솔직히 포도대장 말도 틀린 거 없지. 맨날 형틀 가져오고, 매 들고 와서 개잡듯이 패는 거…이거 좀 비효율 적인거 같지 않아? 이런 거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을 거 같은데….”

“그래서 어쩌자고? 취조기법을 새로 만들어 내자고?”

“일단 선진국의 취조방법을 한번 조사해 보자고…. 그쪽은 취조기법이 훨씬 더 발전되어 있으니까 거기서 대충 본 다음 베끼면 되잖아? 안 그래?”

포도청 수사관들의 고민들…과연 매타작 말고도 범인들의 자백을 받아낼 수 있는 새로운 취조기법을 찾아 낼 수 있는 것일까? 초특급 대하 울트라 고문 사극 ‘고문 기술을 개발하라!’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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