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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을 보다보면, 역모죄에 걸려든 죄인들에게 혹형(酷刑)…지금 우리가 쓰는 말로는 고문, 조선시대 말로는 고신(拷訊)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무식(!)하다는 말밖에 달리 떠오를 단어가 없을 정도로 참혹하게 고문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야…우리 조상들 진짜 무식하게 사건을 처리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고문 기술자 이근안 같은 이들이 활개 치던 게 대한민국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뭐 어쨌든 이건 나중 이야기이고, 실제로 조선시대에서는 이런 고문을 실행했던 것일까? 우리가 TV사극에서 자주 보는 낙형(烙刑)과 주뢰(周牢)틀기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오늘 이야기는 바로 이 고문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전하! 의금부에서 방금 전 반란군 최원택을 추포 하였다 하옵니다!”
“그래? 추국할 준비는 다 했냐?”
“예!”
“그래? 가자.”
역모로 잡혀 들어온 최원택…왕은 비장한 각오로 최원택의 국문(鞠問)장으로 향하는데, 이미 의금부 뜰 안에는 최원택을 신문하기 위한 도구와 형틀들이 세팅 되어 있는 상황.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듯 의금부는 가지고 있는 모든 도구들을 다 끌고 나왔는데…
“에구구, 드디어 잡혔구만…. 어이 최원택이, 나 누군 줄 알어?”
“저…전하 아니십니까?”
“글치, 내가 왕이거든. 킹…스펠링 불러줄까? 됐다구? 알았어…툭 까놓고 말할게. 우리 쉽게쉽게 가자. 너랑 같이 반란하려던 놈들…그놈들만 불어라. 죽이지 않는다는 보장은 못하겠는데, 여하튼 내가 신경써서 덜 아프게 죽여줄게, 응?”
“저기, 제가 가는귀가 좀 멀어서 그런데 좀 크게 말씀해 주시면….”
“이색희가! 지금 보청기 선전하는 시츄에이션을 보여주고 있네? 야야, 좋은 말로 할때 쉽게쉽게 가자. 어차피 잡힌 거 쉽게 가자. 너 인마, 지금 내란죄로 끌려온 거야! 알어? 반란죄는 마 짧게 잡아도 무기야!”
“저기, 저는 지금 전하께서 무슨 말씀 하시는 건지 잘….”
“안되겠다. 어이! A코스부터 돌려라!”
“예, 전하!”
“자...잠깐 왜 무턱대고 코스로…들어갑니까?”
“이 자식이…여긴 의금부라니까 그러네. 일단 신장(訊杖 : 묻기위한 지팡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두들겨패서 묻겠단 의지의 표현이다)부터 시작하자. 몇 번 드라이버냐?”
“에…또 반란군 놈에게는 12밀리짜리, 특대 드라이버입니다.”
“그…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신장의 두께는 6…6㎜로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반란군은 12㎜부터 시작하는 거 몰랐냐? 어쩌냐, 일단 뭐 A코스 돌리고 시작하자.”
왕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신장이 내려치는데, 의금부 뜰 앞은 곧 최원택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스물 여덞이요!”
“퍽!”
“윽!”
“스물 아홉이요!”
“퍽!”
“윽!”
“서른이요!”
“퍽!”
“으으…윽….”
“서른 하나요!”
“퍽!”
“으윽…자…잠깐! 타임! 타임!”
“뭐야? 최원택 갑자기 할 말이 생각났어?”
“그…그게 아니라, 지금 서른대 쳤잖아요?”
“그런데?”
“원래, 신장은 하루에 서른대 이상 못 때리게 법으로 정해졌잖아요? 서른대 맞으면…빵에 들어가서 3일간 휴식을 취한 다음에 다시 서른대 맞는 걸로 아는데….”
“이 자식 반란군 주제에 법 따지네? 야 이색희야. 그건 마 현장을 무시한 탁상공론 법이잖아!”
“그…그래도 법은 법이잖슴까?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라면서 사약을 원샷한 고사도 모르십니까?”
“몰라."
"어쨌든 그런게 있슴다! 일단 제가 서른대 맞았으니까…한 3일 쉬고 다시 해야할 거 같은데….“
“지랄을 랜덤으로 떨어라. 글케 법 따지는 놈이 역모는 왜 했대? 일단 계속 법법 하니까, 때리는 건 고만하고, 다른 걸로 넘어가자. 이색희…너 오늘 죽었다고 복창해야 할 거야!”
“그…그런 게 어디 있음까?”
“안되겠어! 이근암이 출동시켜!”
“이!”
“근!”
“암!”
이근암이란 말에 의금부에 있던 조정대신들은 표정이 굳어지는데…고문 기술자를 불러들여 본격적인 고문으로 들어가려는데…초특급 대하 고문 사극 ‘주리를 틀어라!’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