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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이혼에서 로또까지(양반편) 3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2. 1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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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와의 이혼을 결심한 제안대군에게 성종의 협박과 설득, 애원은 소용이 없었다.
 

“까짓거 이혼 할 핑계가 없다면, 핑계를 만들면 될 거 아냐!”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친 제안대군은 즉각 실행에 옮겼으니…

 

“야야, 일단 이걸 무슨 간통으로 끌고 갈 수도 없고 말야…만약에 남자애시켜서 간통으로 갔다간 저 성질머리로 봐선 그냥 혀 깨물고 자살할 거 같고…. 살살 화를 돋궈서 날 패게 만들려고 해도 쉽게 넘어 올 거 같지도 않고…. 오케이 거기까지! 레즈비언을 만들어 버리는 거야!”

 

그랬다. 제안대군이 생각해 낸 방법은 바로 박씨 부인을 레즈비언으로 몰고 간다는 것이었다. 레즈비언이므로, 더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생떼를 쓰겠다는 전략이었다. 제안대군은 즉시 테스크포스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어이 금음물, 내은금…네들이 힘 좀 써야 겠다. 내가 이 은혜는 잊지 않을테니까, 어쨌든 울 마누라 꼬셔서…하긴 꼬셔지기야 하겠냐만…무슨 방법을 다 써서라도 울 마누라를 레즈비언으로 만들어 버려, 유람쎄이?”

 

“Yes, sir!!"

 

제안대군은 자기 집안의 여종들을 동원해 박씨 부인 겁탈(?) 작전에 들어가게 되는데…

 

“어머, 마님…오늘 밤 저 한가 해요~”

 

여종들의 1차 시도는 유혹이었다.

 

“마님~, 좋은 게 좋은 거라고…아잉~”

 

“너 미쳤냐? 이것들이 말야. 그 동안 한 따까리 안했더니만, 아주 빠져가지고 이제 막 기어오르네? 어쭈, 앉아! 일어서! 앉아…앉아! 이것들이…좌로 취침, 우로 취침…어쭈 발 보인다!”

 

박씨 부인, 그렇게 호락호락한 여인네가 아니었다. 어찌어찌 박씨부인을 유혹하려던 여종들은 그대로 한 따까리 찐하게 굴러야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정공법이다! 걍 덮쳐버리는 거야!”

 

“그래, 구질구질하게 유혹하느니 현장에서 끝내버리자!”

 

이리하여 제안대군의 여종들은 박씨 부인이 취침하는 방으로 침입하게 되는데…

 

“뭐…뭐냐? 네들 지금 뭐하자는 짓이야?”

 

“딱 걸렸어! 양반이랍시고, 깔끔은 혼자 다 떨더니 여종이랑 바람을 펴? 이쯤해서 커밍아웃 하지 그래? 아닌가? 아웃팅당한 건가?”

 

“자자, 여기보고 웃어줘요~. 하나 둘 셋!”

 

박씨 부인이 자고 있는 사이 여종들이 몰래 이불속으로 들어간 다음 증거사진을 찍은 것이다. 빼도 박도 못하고, 레즈비언으로 몰리는 순간이었다.

 

“이것 보십쑈! 울 마누라가 레즈비언이었다니까요! 와, 뻔뻔하게 말야. 레즈비언인 걸 속이고, 저랑 결혼 했다 이겁니다! 이 결혼 당장 무효입니다. 저 이 여자랑 이혼할랍니다. 이건 뭐 빼도 박도 못하는 현장범 아닙니까? 전하! 당장 이혼시켜 주십시오!”

 

“그 멀쩡하던 제수씨가…뭔가 착오가….”

 

“여기 물증이 있잖슴까! 이 뇬이 종년들이랑 그렇고 그런 짓을 하는 완벽한 물증 사진임다!”

 

제안대군 신났다. 좀 있음 옛날 마누라랑 다시 합쳐서 알콩달콩 살 일을 생각하니 그럴 수밖에…. 그러나 뜻밖의 복병이 나타나게 된다. 바로 박씨 부인과 박씨 부인의 처가인 순천 박씨였다.

 

“저는 결백합니다! 저는 정말 레즈비언의 ‘ㄹ’자도 모릅니다! 전하 억울하옵니다!”

 

“전하! 순천 박씨 가문에 먹칠을 한 이번 사건은 특검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이건 제안대군의 음모입니다!”

 

그랬다. 박씨부인의 강력한 부인에 의해 사건은 국문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그러니까 거시기…제수씨가 자고 있는데….”

 

“그렇다니까요! 저것들이 몰래 파고들어서는….”

 

사건의 진실은 너무도 쉽게 드러났다. 제안대군의 음모였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제안대군은 왕과 ‘특수관계인’의 신분…결국 교사자는 멀쩡히 살아있고, 실행한 여종들만 귀양을 가게 되는데…

 

“야야, 웬만하면 걍 살아라. 제수씨 보기에 민망하지도 않냐?”

 

“전하! 아니 형님! 그럴순 없습니다! 옛말에도 조강지처를 버려선 안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제 마누라 밖에 없슴다.”

 

“하, 새끼 진작에 지 마누라 챙기지….”

 

성종의 고민은 깊어만 가는데,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제안대군의 생떼는 늘어만 갔다.

 

“전하~ 형님~ 한번만 이혼하게 해주세요, 네?”

 

과연 제안대군은 이혼을 할 수 있을까? 초특급 대하 울트라 역사사극 ‘이혼에서 로또까지(양반편)’은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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